'잠행' 이준석, 제주 거쳐 울산으로..윤석열, 무작정 '울산행'

조익신 기자 입력 2021. 12. 3. 18:34 수정 2021. 12. 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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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준석 대표가 선대위 구성과 일정 패싱 논란, 여기에 이른바 '윤핵관'의 발언에 반발해 벌써 며칠째 지방에서 잠행 중인데요. 오늘(3일)은 울산으로 향했습니다. 이 대표와 갈등 상황을 고심하던 윤석열 후보가 무작정 울산행 티켓을 끊었습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멘토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자중지란에 빠진 국민의힘! 대선을 어떻게 이끌거냐? 결국은 노선전쟁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요즘 정치권의 핫키워드로 부상했죠? 이른바 '윤핵관', 기존 윤석열 캠프 인사들은 '집토끼'로 승부를 보자는 입장입니다. 박근혜 씨 탄핵 이전, 보수 쪽으로 무게가 실렸던 기울어진 운동장! 이것만 회복하면,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영남에 기반을 둔 중진 의원들의 정서이기도 합니다.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1일) : 윤석열 후보라든지 정무 핵심 관계자. 이런 사람들 이야기 들어보면 한번 그런 보도도 있었지 않았습니까? 임명장 수십만 장 뿌리는 것도 얼마나 큰 선거운동인데 그런 걸 왜 모르느냐. 그러니까 거함주의인 거죠. (거함주의.) 전체적인 진영, 그러니까 약간 전통적인 국민의힘의 선거 콘셉트에 가깝고…]

반면, 이준석 대표는 '세대포위론'을 주장하고 있죠? 기존 보수지지층에 플러스 알파, 2030 남성 표심을 끌어모아야 승리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 대표가 홍보 업무를 총괄하겠다고 나선 이유기도 합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달 10일) : 사실 2030을 위시해서 세대포위론 전략을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2030이 단순 지지율이 높은 것이 아니라 거기에 더해서 꼭 투표장에 갈만한 동인까지 만들어내야 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게 어렵다고 보는 정치인들이 많아서 그런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분들이 있는데 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경제민주화'가 트레이드 마크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여기서 한발 더 나가 중도층 확장까지 필요하다는 입장인데요. 김종인 카드, 지금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버렸습니다. 그 뒤엔 '윤핵관'이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입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JTBC '뉴스룸' / 어제) : 윤석열 후보는 영입의 대상이라고 아직까지 이야기하고 있는 김종인 위원장에 대한 모욕적인 언사라든지 아니면 당대표에 대해서 의도를 왜곡시키는 그런 발언들 같은 것이 윤핵관이라는 사람의 입에서 계속 나오고 있죠.]

'김종인 카드'를 무산시킨 윤핵관들이 이제는 본인을 노리고 있다고 본 듯합니다.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란 메시지만 남긴 채 잠행에 들어갔던 이 대표. 여기까지인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JTBC '뉴스룸' / 어제) : 자신들이 그렇게 살아왔는지 모르겠지만은 홍보비를 해 먹으려고 한다 이런 식으로 당대표를 깎아내려가지고 이 사태를 해결하려고 하는 분들이 있다면은 저는 그거는 저에 대한 굉장한 모욕이고 그런 식의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후보 주변에 있다는 것은 선거의 필패를 의미합니다.]

윤석열 후보에 대한 불만도 고스란히 드러냈는데요. 실패한 후보다, 직격을 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JTBC '뉴스룸' / 어제) : 익명으로 장난을 치고. 그게 다 후보의 권위를 빌려서 호가호위하는 것이고 저는 그런 실패한 대통령 후보, 실패한 대통령 만드는 데 일조하지 않겠습니다.]

윤 후보가 이 대표의 잠행에 특유의 '쿨'한 반응을 내놨죠? 이에 대해서도 '부하가 아니다', '핫'한 반응으로 응수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어제) : 어느 정도 본인도 좀 리프레시(재충전)를 했으면, 저도 막 무리하게 거의 막 압박하듯이 이렇게 할 생각은 사실 없었어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JTBC '뉴스룸' / 어제) : 저는 후보에게 그런 배려를 받을 위치에 있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저는 당대표는 적어도 대통령 후보의 부하가 아닙니다. 같이 협력해야 되는 관계이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에, 이준석 대표까지. 잇단 불협화음, 윤 후보도 부담이긴 합니다. 어제 상임고문단의 조언도 들었는데요. 딱히 도움은 되지 않았던 듯싶습니다.

윤 후보는 홍준표 의원도 만났는데요. 그동안 홍 의원이 연락을 피해왔죠? 경선이 끝난 뒤 27일만의 만남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도 이 대표 문제가 주요 화두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홍 의원은 윤 후보에게 이 대표를 찾아가라, 조언을 했다고 합니다.

앞서 윤 후보가 이 대표를 찾으라며 제주도로 DP조를 급파한데다, 오늘 일정까지 모두 비우면서 두 사람이 전격회동하는 게 아니냐, 관측이 나왔는데요. 윤 후보, 일단 이 대표를 만나고 싶다는 뜻은 분명히 했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저는 만나고 싶습니다. 그래서 시간이나 장소 그런 본인이 지금 아침에 인터뷰한 것도 제가 봤는데 하여튼 좀 만나고 싶습니다. 언제든지 만나서, 제가 오늘도 일정을 좀 정리하고 제주도를 가려고 했는데 다시 또 장소를 옮긴다고 그러고 그리고 뭐 안 만나겠다고 또 선언을 해놨는데.(그만하시죠)]

만나고 싶긴 한데, 지금 당장은 아니란 겁니다. 윤 후보의 핵심 측근이죠. 권성동 사무총장은 "의견 조율 과정을 거쳐야 한다" 꼬리표를 달았습니다. 글쎄요. 그동안 의견 조율이 원활했다면, 이 대표가 굳이 잠행에 나설 이유도 없었겠죠? 당장, 이 대표의 반응, 싸늘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당대표와 후보가 만나는데 의제를 사전 조율하지 않아서 만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저는 제가 누군가에게 그걸 왜 사전에 제출해서 검열을 받아야 되는가에 대한 강한 문제의식이 있습니다. 당대표와 만나는 자리에 후보가 직접 나오지 못하고, 만약 핵심 관계자의 검열을 거치자는 의도라고 한다면은 저는 절대 만날 계획이 없습니다.]

이 대표가 공개적으로 문제제기를 했죠? 윤 후보에게 "이 대표가 홍보비를 해먹으려 한다" 이야길 했다는 '윤핵관'. 윤 후보는 금시초문이란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 역시 이 대표를 자극한 듯싶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바깥에서 돌아다니는 어떤 소문을 들으신 것 같은데 저는 뭐 그 얘기를, 그런 얘기를 제 주변에서 저한테 하는 걸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이간 행위가 실제로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거든요. 저는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이 발호하는 것은 그런 것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하고 묵인 또는 용인하면은 활개를 치는 것입니다. 지금 있는 윤핵관을 걷어내도 또 누군가가 호가호위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근본적으로 원인부터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은 '윤핵관'을 용인한 후보의 문제란 지적으로도 들리는데요. 민주당에선 더 알기 쉬운 비유에 나섰죠.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 파리 떼라고 하는 게 한 번 손을 이렇게 휘저으면 쭉 흩어졌다가 다시 또 모이기도 하고, 그래서 혼자만의 노력으로 되겠느냐. 특히나 그 파리떼가 모이는 이유는 무언가 썩어가고 있는 음식이 있거나 썩어가고 있는 냄새가 나거나 이게 되게 중요한데, 윤석열 후보 본인이 혹은 윤석열 후보의 주변이 가지고 있는 그 특성이 파리 떼가 자꾸 모이게 하는 그런 특성은 아니겠느냐…]

이준석 대표는 오늘 오전 제주를 떠나 울산으로 향했는데요. 이 대표의 입장을 전해들은 윤 후보. 결국 다시 생각을 바꿨습니다. 사전 조율 없이, 무작정 울산으로 향한 겁니다. 앞서 이 대표 측은 이런 공지를 올렸는데요. 윤석열 후보 측 관계자 발로 돌고 있는 "윤석열 후보 잠시 후 울산으로 가서 이준석 만난다. 이준석 하고도 얘기 됐다. 울산에서 전격회동"이란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부인을 했습니다. 두 사람 오늘 만날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할 듯한데요. 다만, 이 대표도 윤 후보와 대화의 여지는 남겨놓은 상태긴 합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후보가 만나자고 하면은 제가 올라가겠습니다. 저는 제가 후보를 만나러 갈 수도 있습니다. 다만 하지만 지금까지의 피상적이었던 대화나 이런 것이 아닐 것이라는 확신은 저는 하고 싶습니다.]

윤 후보. 과연 이 대표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요? 지금 이 대표의 심정은 아마 이런 상태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오늘의 톡쏘는 한마디, 이렇게 정리합니다.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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