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한솥밥 안철수·손학규, '과학기술' 고리로 만날까
이번에는 제3지대 소식입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과학기술을 이번 대선의 핵심 화두로 삼고 있죠. 대선 후보 토론이 시작되면 과학기술 콘텐츠 토론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입니다. 마찬가지로 과학입국을 강조하고 있는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와 만날지도 관심사입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청문홍답', 청년이 묻고 홍준표가 답하다라는 뜻입니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만든 2030 청년들을 위한 플랫폼이죠. '청년의 꿈' 홈페이지에 있는 게시판 이름인데요. 저는 막연하게 2030들만 질문 권한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가입 절차에 생년월일 확인은 빠졌나 봅니다. 갑자기 60대 형님이 불쑥 홍 의원에게 질문을 던진 건데요. 줌 인이 선정한 오늘(3일)의 첫 번째 인물, 준표형에게 질문을 던진 의문의 60대 남성입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어제) : 청년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더 진심으로 다가가고 싶어서 그 일 (청년 소통)을 먼저 그렇게 열심히 하신 분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찰스형이 묻고 준표형이 답하다', '청문홍답'이 별안간 '찰문준답'이 됐는데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찰스형'이란 아이디로 글을 올린 겁니다. 질문 내용은 "왜 청년들은 홍준표 의원님을 좋아하고 열광할까요? 한 수 배우고 싶습니다"였습니다. 본인 인증까지 거쳤는데요. 안 후보가 '청년의 꿈'에 글을 남기는 모습을 찍은 인증샷까지 같이 올린 겁니다. 질문자가 안 후보임을 확인한 홍 의원, 답글을 달았는데요.
[홍준표 (음성대역) : 저도 잘 몰라요. 다만 진심으로 대하고 거짓말 안하고 공감하니까 그러는거 아닐까요.]
MZ세대, 이번 대선판 캐스팅보터로 떠올랐죠. 안 후보는 지난 국민의힘 경선에서 2030의 마음을 얻은 홍 의원의 노하우가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청년의 꿈'이란 플랫폼 자체도 높게 평가하고 있는데요. "기성세대 공간에 방 한 칸 내주듯 청년을 활용한 것이 아니라 오롯한 청년의 생각과 대안으로 함께하는 공간", 안 후보의 관람평입니다. 별 5개 만점에 4.5개 이상은 준 셈이죠.
홍 의원도 안 후보에게는 상당한 호의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안 후보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The good'이라는 답을 남겼었는데요. '안 후보를 정치판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취지의 비판글에도 "안 후보는 좋은 사람"이라고 옹호했던 바 있습니다. 지난 경선 과정에서도 안 후보와 손잡을 수 있는 사람은 자신 뿐이라고 장담했었죠.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10월 28일) : 안철수 후보하고 연대하는 문제는 우리 당 후보 중에서 홍준표만 가능할 겁니다. 나중에 제가 후보가 되면 보여드리겠습니다. 안 대표와 나름대로의 신뢰 관계도 있습니다.]
사실 홍 의원, 한 때는 안 후보에 대해 이런 야박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었는데요.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2017년 5월 7일) : 자꾸 처음에 저희들이 어려울 때 안철수, 안철수 이랬는데 (안 후보는) 어린애야! 어린애. 토론을 해보니까 '나 괴롭히지 마세요~' 그래요. 내가 (보기에) 초등학교 반장선거하는 것도 아니고 (안 후보는) 어린애야. 그래서 거기 (안 후보) 찍으면 전부 사표 됩니다. 사표.]
지난 2017년 대선 때입니다. 아마 이 장면 때문일 겁니다.
[안철수 (화면제공 : KBS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1차 토론회 ) : 제가 갑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그만 좀 괴롭히십시오.]
[홍준표 : 이것이 초등학생 감정싸움인지 대통령 후보 토론인지 내가 참 알 길이 없습니다~]
안 후보의 정치 인생 10년을 돌아봤을 때 가장 뼈아픈 장면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요.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홍 의원도 어느덧 안 후보가 정치인으로서 성장했다고 느낀 모양입니다.
안 후보 스스로도 이제 자신의 토론 능력에 대해선 자신하고 있는데요. 오늘 한 언론 인터뷰에서 "콘텐츠 토론만큼은 누구보다 자신 있다"고 밝혔죠. 지난 대선 토론을 돌아보며 부족함을 인정하기도 했지만요. "오히려 사람들의 기대 수준 낮아서 제가 제일 유리하다"며 능청을 떨기도 했습니다. 농담 반, 진담 반이긴 하지만요. 안 후보가 이렇게 자신감을 드러내는 이유는 뭘까요?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달 11일) : 제일 첫 번째 공약이 바로 5-5-5 공약입니다. 즉 원자력 발전 기술을 포함해서 5개의 과학기술을 가지게 되면 우리나라는 5개의 삼성전자 급의 회사를 보유할 수 있게 되고, 그러면 우리는 세계 5대 강국 G5에 들어갈 수 있다.]
안 후보는 '과학기술'로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인데요. 어느 때보다 오랜 시간 공들여 준비한 과학기술 공약이 전략이자 무기 그 자체라고 본 듯합니다. 후보 TV토론 때 누가 미래 먹거리를 만들 수 있는지로 경쟁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겁니다. 이재명·윤석열 후보 두 사람은 법조인 출신이죠. 두 후보에 대해선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달 12일) : 평생 법만 공부하고, 법이라는 게 과거의 일을 정리하는 거여서요. 과거 지향적일 수밖에는 없거든요. 그리고 세계의 흐름에 대한 게 둔해서요. 우물 안의 개구리는 하늘이라도 보는데, 동굴 안에 개구리더라고요.]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국가 간 기술 패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죠. 안 후보는 두 후보가 이런 세계적인 추세를 읽을 수 있는 눈이 없다고 봤는데요. 후보들끼리 본격적으로 맞붙으면 내년 2월까지는 양강이 아니라 자신을 포함한 3강 체제가 구축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런데 안 후보가 간과한 후보가 한 명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후보들 중에 안 후보와 제일 비슷한 비전을 제시한 분이 있는데요.
[손학규/전 바른미래당 대표 (지난달 29일) :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돌입하여 우리는 더 높은 성장을 통해 더욱 많은 분배를 이루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국운 융성의 기운이 충만해 있습니다. 과학 입국, 테크놀로지 강국을 만들어야 합니다.]
두 번째 오늘의 인물은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입니다. 손 전 대표도 안 후보와 마찬가지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 자신의 과학기술 분야 관련 업적을 틈날 때마다 어필하고 있습니다.
[손학규/전 바른미래당 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달 30일) : 손학규 그러면 파주 디스플레이 단지 만들었지, 판교 테크노밸리 만들었지…]
[손학규/전 바른미래당 대표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어제) : 경기도지사를 하면서는 판교 테크노밸리 만들고 LG디스플레이 단지 만들고 평택항이나 평택의 미군 국제도시,수원의 광교 신도시…]
안철수 후보와 손학규 전 대표, 그렇다면 과학기술이라는 공통점을 고리로 손을 잡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사실 두 사람, 과거에도 여러 차례 손을 맞잡았던 적 있죠.
[손학규/전 바른미래당 대표 (2018년 5월 3일) : 안철수는 서울에서 혁신경영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나갈 것입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2018년 5월 3일) : 손 전 대표님께서 함께해 주시면 서울은 저녁이 있는 삶이 이뤄질 것입니다.]
지난 2018년 안 후보가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을 때죠. 손 전 대표가 당시 선대위원장을 맡았었는데요. 저때도 화두가 4차 산업혁명이었군요. 하지만 안 후보, 이번만큼은 결연한 완주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죠. 자신으로 단일화하지 않는 이상 단일화는 없다고 여러 차례 못 박았습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선후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달 2일) : 지금 정권교체를 위해서 제1야당 후보가 되신 분이 양보를 해 주신다면 (예.) 그러면 충분히 압도적인 정권교체가 가능하게 되겠죠.]
손 전 대표도 아직은 떨떠름한 반응입니다. 오늘 보도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보면요. 안 후보 등 제3지대 후보들과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선 답을 피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답변할 질문이 아닌 것 같다"고 말이죠.
오늘은 제3지대 후보들 중에서 비교적 색깔이 비슷해 보이는 두 후보를 추려서 '줌 인'해봤는데요. 제3지대 연대의 장이 열리면 조만간 두 사람도 따로 만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예측을 해봅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안철수·손학규, '과학기술' 고리로 만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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