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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이준석의 묘한 행보..'깐부 동맹'의 속내는

최은희 입력 2021. 12. 03.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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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선대위 합류 불발된 김..與행사 나타나자 '민주당行' 관측도
전문가 "이대로는 판 뒤집혀..국민의힘, 전략 부재 상황을 빨리 깨야"
이준석·윤석열 경선 내내 '불협화음'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임형택 기자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장 합류가 불발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묘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의 ‘깐부’로 일컬어지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까지 잠적하면서 그 속내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은 대선을 불과 3개월여 앞두고 격렬한 내분상태에 돌입했다.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놓고 윤석열 대선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준석 대표 간 갈등이 폭발한 탓이다.

금이 가 있던 관계는 지난 5일 후보 선출 이후 본격적인 파열음이 나기 시작했다. 김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윤석열 캠프의 일부 중진 인사를 콕 집어 선대위에 합류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나타내며 윤 후보와 이견을 빚었다. 이를 두고 김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년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된 인사를 조기 차단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신경전 끝에 김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총괄 선거대책위원장 선임은 불발됐다. 김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이 대표가 주장한 ‘슬림한 실무형 선대위’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가운데 김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사이에서는 호의적인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김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 “지금도 여전히 개인적으로는 존경하고 잘 모시고 싶은 분”이라고 말했다. 가끔씩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있다고도 답했다.

‘핑크빛 기류’는 이전에도 포착됐다. 김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일 박용진 민주당 의원의 행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박 의원은 “대한민국이 성큼 앞으로 가기 위해 김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지혜가 앞으로도 많이 필요하다”며 환대했다. 이에 민주당 합류설까지 제기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사진=임형택 기자

일각에서는 김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후보 측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선대위 합류가 불발된 현시점과 그의 돌출 행보가 맞물리면서다. 윤 후보에게 무언의 압박을 가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 후보와 갈등을 빚은 건 김 전 비상대책위원장뿐만이 아니다. 이준석 대표는 그간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영입을 갈망해왔다. 

이 대표는 사무총장 인선을 두고도 윤 후보와 이견을 빚었다. 사무총장은 선대위에서 선대본부장을 맡아 대선에서 필요한 자금을 집행하는 재정권을 행사한다. 이에 윤 후보 측에서는 이 대표가 홍보비를 노리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파는 커졌다.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밤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이후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면서 잠적에 나섰다. 윤 후보를 겨냥해 ‘사람 정리’도 충고했다. 이 대표는 “특히 후보가 배석한 자리에서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먹으려고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인사는 후보가 누군지 아실 거다. 인사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 역시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홍보비 관련 루머를 일축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홍보비와 관련된 논의 자체가 없었다”며 “이 대표와 지금도 문자로 끊임없이 실무적 부분 얘기하고 있다. 그런 상황인데 홍보 비용을 욕심낸다는 발언은 굉장히 모욕적”이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사진=임형택 기자

결국 갈등의 본질은 주도권을 둘러싼 ‘세력 간 파워게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깐부로 일컬어지는 이준석 대표·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석열 후보 간 미묘한 신경전이 단순히 선대위 인선 차원의 문제를 넘어섰다는 얘기다. 조직과 돈, 향후 재보궐, 지방선거 공천권까지도 염두에 둔 주도권 싸움이라는 의미다.

당내에선 극단으로 치닫는 갈등을 향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3일 공개한 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는 각각 36%를 얻었다. 제1야당 후보 우세에서 다시 양강 구도로 바뀐 셈이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3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대선판 중심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쏠릴 것”이라며 “정권교체를 이루어야 윤석열 후보뿐만 아니라 이준석 대표의 정치적 생명력도 확보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전략 부재 상황을 빨리 깨야 한다”고 말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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