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데일리안

수출 600억 달러 축하할 일이지만..수출 의존형 경제 '양날의 검'

유준상 입력 2021. 12. 03. 20:52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수출 의존형 경제구조 고착화, 수출품목 간 불균형..우리 경제 '위협 요소'
1일 부산항신선대·감만부두에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이 월간 기준 처음으로 6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월간 기준 사상 첫 6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신기록을 세웠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수출이 우리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수출 의존형 경제구조가 고착화되고 수출품목 간 불균형이 발생하는 경향은 오히려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1월 수출은 604억4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월보다 32.1% 늘었다. 이는 지난 9월 기록한 최대 실적인 559억2000만 달러보다 45억2000만 달러 많은 수준이다. 2013년 10월 월 수출 500억 달러 시대를 연 이후 8년 1개월 만에 600억 달러대로 도약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우리 수출에 대해 "하반기 수출 성장세 둔화 및 무역 수지 흑자규모 감소 등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요 수출 품목과 주요 지역에서의 고른 수출 상승세를 이어가며 무역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수출의 펀더멘탈이 그만큼 탄탄하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우리 수출 규모는 점차 늘어나는 흐름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2021년 수출입 평가 및 2022년 전망' 보고서를 보면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2020년보다 24.1% 증가한 6362억 달러(약 758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2022년 수출은 이보다 2.1% 증가한 6498억 달러(약 77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반해 내수경기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대조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3.7% 오른 109.41(2015년=100)을 기록했다. 2011년 12월 4.2% 상승 이후 9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생활물가지수는 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개월째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물가 급등이 내수회복 정책 효과를 감소시키고 나아가 국가 경제 성장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내수 의존성이 줄어들고 수출 의존형 경제구조가 고착화되는 경향성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한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글로벌 경기가 불안정한 현재 상황에서 수출 의존도가 높아지면 경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에 한계가 있다"며 "미국처럼 내수를 키워 수요를 국가 내에서 자체 흡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KDI도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가파른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내년 하반기 이후에도 이어지면 수출과 설비투자가 제약되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며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할 경우에도 우리 경제의 회복이 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수출 품목별 불균형 문제도 리스크를 만드는 주된 원인이다. 전경련이 2019년 기준 글로벌 10대 수출품목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10대 수출품목 의존도는 46.3%로 다른 국가들 평균인 36%보다 10% 포인트 가량 높았다. 특히 반도체에 14.6%가 편중돼 반도체 경기변동이 미치는 파급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종 품목 편중 문제는 구조적으로 꾸준히 지적돼온 문제임에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11월 반도체 수출은 120억4000만 달러(약 14조2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무려 40.1% 증가하며 수출 부동의 1위를 유지했다. 해외업체 신규 스마트폰 출시로 인한 모바일 수요가 증가한 덕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수출이 특정 품목에 편중되면 수출 효과가 경제 전반에 확산되지 못하는 경향이 두드러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경제계는 반도체는 일자리 창출 효과가 가장 떨어지는 품목으로 지목하고 있다. 타 업종까지 수출이 고루 확산돼야 가계소득이나 노동 전반(일자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경제 전반에 온기가 흘러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수출액 증가 속도가 수출 물량 증가 속도를 앞선 점도 문제로 꼽힌다. 수출액은 올해 2월을 제외하곤 줄곧 전년 대비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해왔지만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대비 증감률이 들쭉날쭉하다. 지난 4~6월과 8월에는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나머지는 한자릿수 증가율에 그쳤으며 9월에는 2.5%를 기록했다.


이상호 팀장은 "기본적으로 수출액 증가 속도가 수출 물량 증가 속도보다 빠른 현상은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 증가 영향일 가능성이 커 기업 영업이익 등 내실이 다져지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최근에는 원자재가격이 상당히 뛰어 단가가 높아지면서 수출액이 증가하는 현상으로 추정된다"며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호재보다는 악재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Copyrights ⓒ (주)데일리안,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