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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인재영입 1호 낙마'가 들춘 세 가지 민낯

이재훈 입력 2021. 12. 03. 20:56 수정 2021. 12. 03.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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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공직후보자도 아닌 사람을 사생활 들쑤시며 '인권침해'"
가세연, 자녀이름·얼굴까지 공개.."TV조선 지나치게 세밀"
조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인선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외부인재 ‘영입 1호’ 조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과거 결혼 생활과 관련한 개인사 논란으로 3일 자진사퇴했다. 지난달 30일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함께 선대위를 이끌어갈 책임자로 영입됐으나, 일부 언론과 유튜브 채널에서 무차별적인 사생활 폭로를 이어가자 “가족을 힘들게 할 수 없다”며 스스로 물러난 것이다. 민주당이 선거를 앞두고 ‘영입 이벤트’에만 몰두한 나머지,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검증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언론의 반인권적 보도 행태와 공인의 ‘사생활 검증 범위’ 역시 논쟁의 대상이다.

 “사생활 마구 들쑤시는 공격, 인권침해”

고용진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3일 “조 위원장은 인격살인적 공격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사퇴를 해야겠다는 입장이 확고했다”며 “안타깝지만 이재명 후보와 상의해 사직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전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짊어지고 갈테니 죄없는 가족들은 그만 힘들게 해달라”며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오전에는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눠보고 판단할 생각”이라고 했으나, 6시간 만에 조 위원장의 의사를 받아들였다. 정치권에선 ‘10년전 개인사’가 정치 활동을 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송영길 대표는 “조 위원장은 국회의원에 출마하거나 장관 후보자로 임명된 사람도 아닌데 가족과 개인사로 공격할 사안인지 국민이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공직 후보자도 아닌 한 사람의 사생활을 마구 들쑤시며 공격해대는 이 모든 일들이 너무나 인권 침해적”이라고 했고,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아무리 공인이고 정치에 몸을 담았다고 해도 결혼생활과 관련한 개인사를 이렇게 많은 사람이 알아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짚었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의 재선의원은 “조 위원장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국민들이 바라보기엔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털어놨다.

 가세연과 보수언론, 내팽개친 언론윤리

무책임하고 선정적인 의혹 제기를 일삼는 유튜버도 문제이지만, 언론마저도 그들과 다를 바 없는 비윤리적인 보도 행태를 보인 데 대해 언론단체들은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 위원장의 사생활 관련 의혹을 처음 제기한 곳은 보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였다. 강용석 변호사는 조 위원장의 자녀를 포함한 가족 이름과 사진까지 공개했다. <티브이조선>이 이들의 주장을 확산시키는 ‘증폭기’ 구실을 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이날 낸 신문방송 모니터 보고서를 보면, <티브이조선>은 조 위원장의 결혼생활과 관련된 사안을 상세히 보도했고, 조 위원장의 전 남편이 올린 에스엔에스(SNS) 글과 자료 등을 두 차례에 걸쳐 보도했다. 민언련은 “티브이조선은 ‘검증’과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보도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지만, 보도 내용이 지나치게 세밀해 ‘자녀들의 인권문제’를 고민했다는 설명이 쉽게 납득되진 않는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조선일보> 역시 조 위원장의 사생활 기록을 담은 판결문을 보도했다며 “정치 기사로 포장했지만 내용은 황색언론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의 알 권리’도 무한정 행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당하지 않은 대중의 관심이라면, 그 관심을 배척하는 것 또한 언론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고용진 대변인은 “관음증적 시선으로 한 사람의 가정사에 대해 난도질하는 것은 끔찍한 가해 행위이자 사회적 폭력”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법률지원단은 이날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 및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가세연과 강 변호사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접수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이재명 캠프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인선 발표’에서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된 조동연 교수(가운데), 송영길 민주당 대표(오른쪽)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보여주기식 영입 경쟁이 낳은 참사”

이번 조 위원장 사태가 벌어진 근본 원인이 민주당이 ‘부실한 시스템’에 있다는 지적이 많다. 영입 이벤트에만 몰입하다보니 논란의 여지가 될 수 있는 사안도 검증하지 못해, 결국 당사자에게도 피해를 줬다는 것이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도 이날 <한겨레>에 “완벽한 사람을 뽑으라는 게 아니라 문제가 있을 경우 ‘감당할 수 있는지’도 판단해야 한다. 그래야 당도, 당사자도, 후보도 모두 보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이날 성명을 내어 “대선을 앞두고 마음이 급한 민주당이 외부 엘리트들을 영입해 상임선대위원장이라는 허울 뿐인 자리에 앉히려다 사달이 났다”며 “부실한 시스템의 문제를 여성 혐오의 피해인 것 양 어물쩍 넘어간다면 그것 또한 여성을 도구로 쓰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검증 미비’를 비판했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은 “개인의 프라이버시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우리 국민이 갖고 있는 정치에 대한 도덕적 기준이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인재를 영입하고 사람을 등용하면서 정당의 역할이 좀 더 신중하고 섬세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조 위원장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정당이 국민이 주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너무 경솔하게 다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훈 심우삼 서정민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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