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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하의 '그런데'] "사람 죽여도 교도소 안 간다"

입력 2021. 12. 03.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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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들이 무슨 CSI야? 야, 우릴 어떻게 찾아? 우리가 한두 번 한 것도 아니고.' '사람이 죽었잖아.'

현실에서도 소년 범죄는 쉴 새 없이 일어납니다. 엊그제는 경남 양산에서 여중생들이 또래 학생을 잔인하게 폭행하는 영상이 퍼졌고, 지난달엔 대구에서 흡연하지 말라는 식당 주인의 말에 중학생들이 손님을 내쫓고 기물을 파손했습니다. 이 학생들은 '우린 사람 죽여도 교도소 안 간다.'라며 식당 주인을 되레 협박했죠.

기가 막히지만, 맞는 말입니다. 실제로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촉법소년은 범죄를 저질러도 형법에 따른 처벌을 받지 않고 사회봉사,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으로 대신하니까요.

촉법소년 범죄는 우리 사회에 두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먼저 '소년들의 신체적, 정신적 성장 속도가 빨라졌으니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자'는 겁니다. 반대론자들은 '덴마크의 경우 촉법소년의 연령을 15세에서 14세로 낮췄더니 14세의 재범률이 급증했다, 연령을 낮춰봐야 효과가 없다.'라고 하죠.

두 번째는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건데, 여기에 대해선 '올바르게 성장하도록 교화 프로그램과 제도를 마련하는 게 더 중요하다.'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죠.

중국은 지난 10월 청소년이 범죄를 저지르면 보호자가 훈계나 지도를 받는 법을 만들었습니다. 연좌제를 연상케 하지만, 오죽 하면이란 생각도 듭니다.

은퇴한 뒤, 범죄의 길로 빠지는 흑인 청소년을 돕던 조지 포먼은 '내가 재기하려는 이유는 아이들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생명, 자유, 행복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 주고 싶다.'라며 링에 복귀해 무려 마흔다섯 살의 나이에 챔피언이 됐죠.

교화에 초점을 맞추는 촉법소년 제도의 취지는 공감하지만,강력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까지 나이가 면죄부가 되는 게 과연 옳은 걸까요.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촉법소년 범죄. 공론을 통한 사회적, 현실적 합의가 시급합니다. 조지 포먼 같은 봉사자들이 나타나길 기다리는 것도 좋지만, 그사이 생길 피해자들은 어떻게 보호해야 할까요. 그들도 우리 국민이요, 우리 청소년들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사람 죽여도 교도소 안 간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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