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난민·팬데믹..지도로 설명하는 인류사 [책과 삶]
[경향신문]
앞으로 100년
이언 골딘·로버트 머가 지음, 추서연 외 옮김
동아시아 | 520쪽 | 3만2000원
막연한 느낌이나 지식이 한 장의 시각 자료로 금세 명료해지는 경우가 있다. 지도가 대표적이다.
이 책은 지도를 통해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지목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한다.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된 100장 이상의 지도, 인포그래픽으로 기후위기, 불평등, 난민 문제 등을 직관적으로 설명한다.
2015년 난민 흐름을 나타낸 지도를 보면 아프리카 이주자 10명 중 9명은 아프리카 내에서 이동했다. 난민들이 유럽, 북미로 몰려와 사회를 혼란케 한다는 통념은 지도가 보여주는 사실로 부정된다. 이주자가 많을수록 밝게 표기한 미국의 이주자 밀집지역 지도를 보면 실리콘밸리가 밝게 표기돼 있다. 저자들은 “이주자는 더 많은 위협을 감수하려 하고 수용국에 보장된 커리어 진로가 없기 때문에 기업가가 되거나 창업하는 경향이 높다”고 말한다.
문화의 확산을 다룬 장에도 흥미로운 지도가 많다. <오징어 게임>의 전 세계적 흥행에서 알 수 있듯, 문화의 확산 속도는 과거와 비할 수 없이 빠르다.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국가를 빨간색으로 표기한 지도를 보자. 2015년엔 북미·남미·서유럽·오스트레일리아 등만 빨간색이었는데 2016년에는 중국·북한 정도를 제외한 전 세계가 빨간색이다. 전 세계 3만여개의 스타벅스 매장은 미국 동부와 서부 연안, 캐나다, 영국 그리고 한국, 일본, 중국, 태국 등 아시아 국가에 집중적으로 찍힌 초록색 점으로 확인할 수 있다.
팬데믹은 세계가 생각보다 긴밀하게 연결돼 있음을 드러냈다. 저자들은 “글로벌 위협들이 급속히 격화하는 이 시점에, 많은 정부가 협력을 외면하고 20세기 중반부터 유지된 국제 체제를 저버리고 있다”며 “지도를 활용해 더 나은 협력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적었다.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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