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마트폰 다음은 PC·메타버스.. 퀄컴 3인방이 말하는 미래 먹거리

코나(하와이)=장우정 기자 입력 2021. 12. 4. 06:00 수정 2021. 12. 4. 09:1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알렉스 카투지안 수석 부사장,
휴고 스와트·미구엘 누네스 부사장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대..
PC 패러다임 바뀌는 건 시간문제"
"현실과 병합되는 디지털 세계..
새로운 상호작용, 폭발 성장할 것"
그래픽=이은현, 사진=공동취재단

“PC가 모바일화되고 있다. 퀄컴은 정말 유리하다.”

알렉스 카투지안(사진 가운데) 퀄컴 수석부사장 겸 모바일·컴퓨팅·인프라 부문 본부장은 지난 2일 한국 기자들과 만나 “퀄컴이 ‘누비아(반도체 유망 스타트업)’라는 회사를 인수한 만큼 퀄컴의 성과는 점점 더 강해질 것”이라며 PC 칩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이렇게 드러냈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 최강자인 퀄컴은 한국 시각 1~2일 미국 하와이 코나,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연례 행사 ‘스냅드래곤 테크 서밋 2021′에서 차세대 모바일 AP인 ‘스냅드래곤8 1세대′와 함께 프리미엄 노트북 시장을 공략할 PC용 칩 ‘스냅드래곤 8cx 3세대’도 전격 공개했다.

미구엘 누네스(사진 오른쪽) 퀄컴 제품 담당 부사장은 “이번에 공개한 칩은 주류를 겨냥한 것으로, 인텔(코어 i5)보다 더 나은 성능을, 저전력으로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라고 했다.

PC 칩 시장은 인텔의 x86 아키텍처(설계구조)가 장악하고 있으며, 최근 애플이 ARM의 설계를 활용해 칩 독립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퀄컴 역시 ARM 설계로 칩을 내놓고 있는 반(反)인텔 진영 대표주자다. 애플이 빠르게 궤도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퀄컴은 아직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퀄컴은 PC 칩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초 애플 출신이 만든 반도체 스타트업 누비아를 우리 돈 1조6500억원(14억달러)에 인수했다.

퀄컴은 또 이번 서밋에서 최근 정보기술(IT) 업계 최대 트렌드인 ‘메타버스(가상 세계)’에 대한 야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퀄컴은 이를 구현하는 데 쓰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용 칩 ‘스냅드래곤 XR2′를 내놓고 있다. 휴고 스와트 퀄컴 부사장 겸 혼합현실(XR) 사업 본부장(사진 왼쪽)은 ”AR을 활용해 여러 가상 모니터를 둘 수 있다면 생산성이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2~3일 스냅드래곤 테크 서밋 2021이 열린 하와이 코나에서 퀄컴의 핵심 사업부 수장을 잇따라 만났다. 이를 통해 주력 제품인 ‘스냅드래곤8 1세대’ 외에도 회사의 먹거리가 무엇인지 엿볼 수 있었다.

―ARM 기반 PC 시장을 퀄컴이 선도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애플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퀄컴의 최신 프리미엄용 PC 칩 '스냅드래곤 8cx 3세대'. /스냅드래곤 유튜브, 조선비즈DB

카투지안 “PC가 모바일화되고 있다. 퀄컴은 정말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퀄컴은 누비아라는 회사를 인수했다. 누비아는 퀄컴의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퀄컴의 성과·능력은 점점 더 강해질 것이다. 퀄컴은 또 확장할 수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있다. 이 두 가지가 PC 칩에 매우 중요한 자산이다. 카메라, 오디오, 인공지능(AI), 연결성 같은 기능도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퀄컴은 PC 시장에서 경쟁해볼 만하다.”

누네스 “이번에 공개한 ‘스냅드래곤 8cx 3세대’는 주류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다. 인텔 코어 i5 대비 더 나은 성능을 저전력으로 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려면 더 높은 성능이 필요하다. 누비아를 인수한 것은 이 때문이다. 누비아가 설계한 CPU는 XR이나 차량용 칩 등 다양한 분야에 확장, 적용될 수 있다.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지만 결국은 전체 제품군으로 확대될 수 있다.”

―그러나 인텔 PC에서 ARM으로 전환하는 데는 앱 호환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 않나.

누네스 “많은 기업은 대부분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 웹 브라우저를 이용하며 데이터베이스 접속이나 각종 처리도 웹 브라우저를 이용한다. 문제가 안 될 것이라고 본다. 현실보다는 인식의 문제다. 우리는 여러 해 동안 앱 호환성 문제를 해결해왔다. 올해 출시된 윈도11은 ARM용 버전에 인텔 x64 에뮬레이션(서로 다른 기종의 프로그램 호환성을 갖게 하기 위한 것) 기능을 탑재했다. 어도비 등 여러 앱이 문제였지만 최근 포토샵 등의 ARM 네이티브 버전을 개발했다. 대부분은 호환성 문제가 없을 것이다.”

―PC 시장 전망은.

누네스 ”수년 전부터 퀄컴은 ‘미래의 PC’를 추진해 왔고 시장에 제품을 투입해왔다. 개인적으로는 애플이 하는 걸 보고(자체 ‘M1′ 칩 기반 PC 출시) 퀄컴이 올바른 결정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ARM 아키텍처는 PC에도 올바른 결정이다. 우리는 PC 시장이 변화할 것으로 생각하며 이동성(모빌리티)도 중요하다. 모든 기기는 결론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그것이 컴퓨팅의 미래다. 퀄컴은 정말 이른 시기부터 (ARM PC를) 시작했고 시간이 걸리지만 모멘텀(동력)을 얻고 있다. 새로운 업체가 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시장의 규칙이 바뀌면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시간 문제다.”

―퀄컴은 모바일 AP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나 대만 미디어텍 같은 쟁쟁한 경쟁자들이 부상 중이다.

카투지안 “퀄컴이 제공하는 것과 경쟁업체가 제공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스마트폰 AP를 볼 때 단순히 CPU나 GPU, 벤치마크(성능 시험)만 보면 안 된다. 연결성, 모뎀-RF(모뎀 안테나 솔루션), 전력, 경험, 소프트웨어 등을 포함해 전체 시스템을 함께 봐야 한다. 퀄컴은 이처럼 전체적인 관점에서 최고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칩·소프트웨어를 함께 설계한다. 예를 들어 퀄컴의 인공지능(AI) 엔진은 단순한 신경 처리 장치가 아니다. GPU, CPU, 신경망처리장치(NPU)가 모두 함께 작동하며 이 작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소프트웨어는 모든 기능을 동시에 고려하는 등 매우 복잡하다. 퀄컴의 센서, 이미지·동영상 처리(ISP)도 시스템 솔루션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그래픽 벤치마크를 보면 한 번에 최대 성능으로 실행하는 경우가 있다. 이걸 20~30번 실행하고 30분 동안 게임을 시뮬레이션하면 칩이나 전화가 너무 뜨거워질 수 있다. 퀄컴은 (한순간의 최대치 기록을 뽑는 목적이 아닌) 지속적으로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 이는 전체 시스템 솔루션과 벤치마크를 비교하는 것이므로 경쟁업체와 차별화된다.”

―퀄컴은 메타버스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는데.

'스냅드래곤 테크 서밋 2021' 둘째날인 지난 2일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오른쪽)와 앤드류 보스워스 메타(옛 페이스북) CTO 겸 리얼리티랩스 총괄이 메타버스상에서 대화하고 있다. / 퀄컴

카투지안 “디지털 세계에서 현실 세계의 병합이 이미 일어나고 있다. 당신은 아바타(가상의 분신)를 통해 상호 작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내가 최근에 구입한 차에 당신을 태워서 실제로 차 주위를 360도 볼 수 있게 할 수 있다. 당신은 모든 대시보드를 볼 수 있고, 내부에서 사진도 찍을 수 있다. 휴대용 장치를 사용하면 손을 잡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더 많은 청중이 있는 환경에서 토론할 수 있다. 정말 다른 상호 작용이다. 메타버스 안에는 거래가 있을 것이고, 게임 플레이가 있을 것이다. 또 그 안에서 시뮬레이션해볼 수도 있다. 그곳에서 많은 실험을 해보고 이를 현실 세계로 다시 가져와 적용할 수도 있다.”

스와트 “지난해 메타(페이스북의 새 이름)는 VR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2′를 출시했다. 올해 HTC의 VR 기기 ‘바이브’, 피코의 ‘네오3′ 등 몇 가지가 새롭게 나왔다. 2019년 첫선을 보인 퀄컴의 XR2 칩을 사용한 기기는 현재까지 50개 이상이며, 앞으로 더 많은 기기가 채택할 것이다. (오큘러스 같은) VR 기기 출하량이 1000만개를 넘어섰다. 앞으로 몇 년간 엄청난 성장이 기대된다. 특히 중국은 이제 막 성장이 시작됐다.”

―한국에서는 생각만큼 성장세가 더딘 것 같다. 메타버스 대중화의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인가.

스와트 “AR, VR, 혼합현실(MR) 등 XR의 진화는 스마트폰과 유사한 여정을 따를 것이다. 처음에 스마트폰은 오늘날과 같은 멋진 디스플레이가 없었다. 앱 수가 많지도, 연결 속도가 빠르지도 않았다. 하지만 여기에서 개선해나가니 사람들이 열광한다. 콘텐츠 수도 늘었다. AR, VR도 이런 과정에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많은 현지 통신사들이 관련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SK텔레콤의 메타버스 솔루션이나 LG유플러스가 내놓은 스마트폰과 결합된 AR글라스가 그 시작이다. 앞으로 2년간 기술·콘텐츠에서 많은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XR을 적용해볼 수 있는 산업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스와트 “메타가 적극적으로 홍보 중인 운동(피트니스) 영역이나 생산성에서도 XR을 적용해볼 수 있다. 스마트폰·PC에 연결할 수 있는 AR 안경, AR 뷰어에 연결된 PC처럼 여러 가상 모니터를 둘 수 있다면 생산성이 크게 올라갈 것이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