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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권 안쓴 서울 아파트 전세 재계약..보증금 인상률 무려 18.1% [부동산360]

입력 2021. 12. 0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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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신고계약 분석
갱신권 미사용 재계약의 가격 상승 두드러져
임대료 인상 상한선 3.6배..절반은 10% 넘게 올려
고가 아파트 많은 강남3구 인상률은 20% 훌쩍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계약갱신청구권을 쓰지 않고 재계약한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이 임대료 인상 상한선 5%보다 3배 이상 많이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갱신청구권을 포기한 세입자들이 임대료를 더 높여서라도 계속 거주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전세시장에서 신규계약, 갱신청구권 미행사 재계약, 갱신계약에 따라 가격 차가 벌어지는 이른바 ‘삼중가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 자료를 바탕으로 임대차신고제가 시행된 올해 6월부터 10월까지 서울의 아파트 임대차 신고 계약을 살펴본 결과 전체 갱신계약 1만8926건 가운데 31.6%인 5972건이 갱신청구권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10가구 중 3가구꼴이다.

이들 갱신청구권 미행사 계약 가운데 64.1%는 기존 전세에서 전세로 임대차계약을 갱신했는데 이때 임대보증금은 평균 18.1%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갱신청구권을 사용할 경우 임대료 인상률이 5% 이하로 제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3배 이상 많이 뛴 셈이다.

특히 계약을 갱신하는 과정에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한 경우 임대료 부담이 훨씬 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갱신청구권을 사용하지 않은 전체 갱신계약의 7%인 421건은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된 것으로 파악됐는데 5건 중 3건꼴로 보증금을 유지한 채 월 임대료만 추가됐다. 이들 거래는 법정 전월세전환율 3.0%를 적용했을 때 임대료를 평균 61.0%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전세에서 전세로 전환했을 경우보다 3배 이상, 임대차보호법이 정한 임대료 인상률 상한선보다는 12배 이상 임대료 부담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물론 갱신청구권을 쓰지 않고 임대료 인상률 5% 이내로 갱신계약을 체결한 사례도 ‘전세→전세 계약’ 기준 36.5%에 달했으나 2건 중 1건꼴로 10% 이상 보증금을 인상해 평균 인상률이 높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 구간별로 보면 임대료를 30% 이상 50% 미만 인상한 사례가 15.5%로 가장 많았으며 ▷10% 이상 20% 미만 15.4% ▷20% 이상 30% 미만 12.5% ▷50% 이상 100% 미만 5.6% ▷100% 이상 0.7% 등의 순이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아크로리버뷰신반포 단지 모습 [헤럴드경제DB]

고가 아파트가 즐비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는 갱신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은 전세→전세 갱신계약의 70% 이상이 임대료를 상한선 이상으로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상승률은 평균 21.2%로 임대료 상한선의 4배가 넘었고 전체 평균보다도 3.0%포인트 높았다. 실례로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1차 전용면적 84.81㎡는 지난 7월 전세보증금 14억5000만원에 갱신계약을 체결했는데 종전 계약 보증금은 7억5000만원이었다. 전셋값이 두 배가량 뛴 셈이다.

개정 임대차법에 따르면 세입자는 통상 2년인 임대차 계약을 1회 연장할 수 있고 이때 임대료 상승률은 5%로 제한된다. 그러나 현행법상 집주인은 본인이나 자녀, 부모님의 실거주를 이유로 세입자의 갱신 요구를 거부할 수 있다. 업계는 갱신청구권 예외조항을 무기로 한 집주인의 으름장에 갱신청구권을 포기하는 세입자가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

공인중개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부터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임대기간이 끝난 세입자가 비슷한 가격에 비슷한 전셋집을 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집주인이 퇴거를 요구한 경우 상호 협의 하에 보증금을 올려 재계약하는 게 나은 선택지 아니겠냐”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가격 통제에 따른 부작용으로 전셋값이 오른 것은 물론 신규계약까지 이중, 삼중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며 “집주인이 갑의 위치가 되는 2년차, 4년차 시점에 가격을 일시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어 결국 임차인의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한편 임대차신고제가 시행 6개월이 넘도록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30일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통해 임대차 신고 정보를 시범 공개한 가운데 지난 6~10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거래의 30% 이상이 임대차 신고 없이 확정일자 신고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올해 6월 임대차신고를 의무화했으나 내년 5월까지 계도기간을 두고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를 물지 않고 있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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