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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뉴스] "태양광 설명회 주민들 이해도 못 해" 돈으로 해결하다 '마을 두 동강'

윤정식 기자 입력 2021. 12. 04. 18:50 수정 2021. 12. 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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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남 나주의 한 시골 마을 주민들이 매일 아침 머리띠를 두르고 시위 중입니다. 마을에 들어서는 대규모 태양광 시설을 막으려는 건데요. 조용했던 마을이 태양광 때문에 둘로 쪼개졌다고 하는데…

발품뉴스 윤정식 기자가 그 사정을 알아봤습니다.

[기자]

저는 지금 영산강일대 유명한 곡창지대죠, 나주평야에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인근 한적한 마을이 요즘 이렇게 아주 시끄럽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있는 건지 이분들께 직접 물어보겠습니다.

빨간 머리띠를 두르고 살벌한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태양광 패널 공사장 진입로를 막는 겁니다.

공사장은 끝없이 펼쳐진 논과 밭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습니다.

[정만님/전남 나주시 대산리 : 새벽같이 쳐들어왔어요. 동네 사람 모르게요. 자고 있는데 무슨 벼락 소리가 나서 나가보니까…(공사 차량이요?) 네.]

또 다른 업체도 바로 옆에 공사를 준비 중입니다.

[이상철/전남 나주시 대산리 : (여기가 원래 높지 않았나요?) 그렇죠. 아래하고 높이가 비슷했죠. 비가 오면 빗물과 토사가 논으로 밀려 내려오겠죠. 농사에 피해를 많이 미치겠죠.]

하지만 이런 고충을 말할 기회는 없었습니다.

[(설명회 자체가 없었다고요?) 처음부터 없었어요. 시청에서도 설명회 안 했고, 업자도 한 것 아니고.]

주민설명회 대신 남기고 간 건 돈다발이었습니다.

마을 대표에게 목돈을 주고 알아서 나눠주라고 했고 그러다보니 집집마다 다르게 전달됐습니다.

[홍정자/전남 나주시 대산리 : 집마다 10만원 준 데도 있고 30만원 주기도 하고 안 주는 데도 있고 (우리 같은 사람은 주지도 않고…)]

금액이 다른 이유는 주민도 모릅니다.

돈을 나눠준 주민대표는 현장에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

갈등이 극심해지자 일부 주민들은 받은 돈을 다시 걷었습니다.

"160만원이네요."

사업 허가를 내준 지자체는 손을 놓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주민설명회라도 열어보라고 하자 이렇게 답합니다.

[나주시청 담당 공무원 : 주민설명회는 지양하도록 돼 있습니다. (지양?) 주민이 이해를 못 하십니다. (사업 허가 난 사실도 몰랐다고요.) 민원도 민원 나름이지 성질나게 진짜…]

이런 상황을 보는 전문가도 답답해합니다.

[임재민/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 : 기초지자체 공무원이 어떤 입장으로 설명하냐에 따라 주민 수용성이 완전 달라요. 이렇게 하면 (주민은) 공무원이 업자 편 아니냐, 숨기는 것 같다고 생각하죠.]

정부에서 태양광을 장려하니 허가 시행 과정에 소통이 없었고 돈으로 해결하려다 마을은 두동강이 난 겁니다.

하지만 꼭 이런 사례만 있는 건 아닙니다.

전북 익산의 한 시골마을.

70세 이상 어르신은 매달 마을 연금을 받습니다.

[이종순/익산시 성당포구마을 :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나이는 뭐 때문에 물어봐. 80살이야. (태양광 돈 받으시겠네요?) 한 달에 10만원. 내 용돈도 하고 손주들 용돈 주고…]

마을주민과 지자체가 함께 만든 태양광 전기가 수익원입니다.

이 사업도 처음에는 쉽지 않았습니다.

[윤태근/전북 익산시 성당포구마을 이장 : 부정적 생각을 하고 있던 주민들이 건강 염려를 많이 했죠. (어떻게 푸셨어요?) 주민이 이해할 때까지 설득하고 이해시켰죠. (인내가 중요하겠네요.)]

어려울수록 돌아가라는 격언.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태양광 갈등의 해답은 끈기있는 소통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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