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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 마비 알렸지만 감감무소식..2차접종 갔더니 맞지마라"

양새롬 기자 입력 2021. 12. 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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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부작용④] 30대女 "이상반응 신고까지 두 달"..질병청·보건소 '뺑뺑이'
일부 "신고 절차 너무 복잡, 병원서 아니라면 끝..부스터샷 무섭다" 분통도

[편집자주]우리나라가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방역 모범국'으로 불린 배경에는 정부가 제시한 방역 체계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국민들의 헌신이 있었다. 특히 전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있는 백신 예방접종률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없이는 불가능했다. '단계적 일상 회복'이라는 가보지 않은 길을 선택할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높은 백신 접종률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소수지만 백신 접종으로 인해 고통 받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백신 부작용에 대해 정부가 책임진다고 해놓고 인과관계를 너무 소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뉴스1은 이들에 대한 심층 인터뷰와 피해 실태를 다섯 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백신을 맞고 싶어도 맞을 방법이 없어요."

직장인 김지은씨(33·여)는 지난 9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화이자·mRNA) 1차 접종 후 목이 붓고 혀가 마비되는 등 이상반응을 겪었다. 주사를 맞고 이상반응을 겪은 것은 지은씨 생에 이번이 처음이었다. 지은씨는 무서웠다.

지은씨는 이와 관련 "백신을 맞은 뒤 병원에서 30분 동안 대기할 때는 괜찮았다. 그런데 잠시 뒤에 목이 붓는 듯한 느낌과 혀가 마비되는 등 치과에서 마취치료를 했을 때와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놀란 지은씨는 바로 1339 콜센터에 전화를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통화는 어려웠다. 그길로 백신을 맞은 병원으로 찾아가 알레르기 반응 같다는 진단을 받고 알레르기성 반응을 완화하는 항히스타민제의 주사를 맞았지만 별 차도가 없었다. 오히려 심장이 빨리 뛰고 손발이 차가워졌다.

지은씨는 "백신을 맞기 전에 인터넷에서 봤던 심근염 증상과 비슷해서 그게 아닌가 의사선생님한테 질문을 했다"면서 "에피네프린 주사를 추가로 맞고 1시간 정도 병원에 더 머물렀지만 혀끝의 마비가 풀리지 않아 약을 처방받아 집에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 3일 후 질병관리청에서 이상반응 신고 안내 문자가 왔을 때 지은씨는 이같은 일을 상세히 입력했단다. 무언가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서다.

그러나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지은씨는 어디에서도 아무런 안내를 받을 수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백신 2차 접종을 하라는 안내만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10월7일, 2차 접종을 위해 병원에 가서야 의사로부터 "접종을 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권고를 받았다. 1차 때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만큼 이번에도 높은 확률로 응급이 될 것 같다는 설명과 함께다.

의사는 지은씨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감수하고 백신을 맞든지 아니면 백신을 맞지 않는 게 좋겠다는 소견서를 받을 것을 택하라고 했다. 지은씨가 당시 받은 소견서에는 '코로나예방접종약에 대한 알레르기 심하였던 분으로 2차 접종 하지 못함'이라는 한 문장만 적혔다.

지은씨는 그래도 백신을 맞고 접종완료자가 되고 싶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이 코앞이었고, 직장의 재택근무도 끝난 참이었다. 일상생활을 하던 중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혹은 확진자의 밀접접촉자가 될 가능성에 불안했기 때문이다.

지은씨는 질병관리청 콜센터에 상황을 설명한 뒤 얀센이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바이러스벡터 백신을 맞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보건소에 문의를 하라고 하더라고요."

지은씨는 소견서를 들고 관할 보건소에 직접 찾아갔다. 이번에는 "질병청에서 교차접종에 대해 내려온 지침이 없기 때문에 이상반응 신고접수를 하고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증명서를 받는 게 최선"이라는 안내를 받았다. 백신 접종 후 문자로 받은 링크를 통해 이상반응을 보고한 것으로는 의미가 없다고 했다.

지은씨는 백신을 맞았던 병원에 다시 전화를 걸어 이상반응 신고를 요청했다. 최종적으로 신고가 된 날은 11월11일, 즉 백신 1차 접종 후 꼭 두 달만이었다.

그리고 다시 열흘 남짓이 지나서야 지은씨는 보건소로부터 아나필락시스의 가능성이 높으며, 피해보상 신청을 원하면 관련 서류를 제출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지은씨는 이를 바탕으로 2차 접종에 대해 질병청에 다시금 문의를 할 예정이다.

지은씨는 "보건소는 질병청에서 내려온 게 없어서 할 수 없다고 하고, 질병청은 자꾸 보건소로 가라고 한다. 의사 판단에 따라 교차접종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하지만 의사는 질병청 지침이 없어서 다른 플랫폼 백신을 맞춰줄 수 없다고 한다. 백신 부작용을 겪은 개인이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게 너무 힘들다"며 "백신을 맞으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이상반응 신고나 교차접종에 대해서도 충분히 안내가 됐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지은씨 제공) © 뉴스1

이같은 일은 비단 지은씨만의 일은 아니다. 온라인에는 이미 이상반응 신고 절차가 복잡하다는 후기가 잔뜩이다.

10월 화이자 백신을 맞은 이정원씨(33·여)는 이후 시력저하와 생리불순을 겪었다.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겪으면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비슷한 사례들이 많았다. 그런데도 정원씨는 질병관리청과의 전화나 병원에서 이상반응이라는 확인을 듣지 못했다.

정원씨는 "병원에서 추가 검사까지 했지만 이상반응이 아니라고 하니 어쩔 수가 없었다"면서 "앞으로 부스터샷을 또 맞을 생각을 하면 무섭고 겁이 난다"고 했다. 정원씨는 답답한 마음으로 안경과 렌즈를 새로 맞췄다.

결국 지은씨처럼 이상반응을 겪고도 백신을 접종하고 싶은 사람에게 제대로 안내하지 못하거나, 정원씨처럼 이상반응을 겪었는데 어떠한 설명이나 보상도 받지 못한다면 이는 추후 백신 접종에 있어 걸림돌이 될 것이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고 방역이 강화되면서 지은씨는 개인비용을 써서라도 다른 플랫폼 백신에 알레르기가 있는지 여부를 검사해야 하는지 고민 중이다. 이를 위해 지은씨는 현재까지도 보건소와 질병청 콜센터 등에 번갈아 문의를 넣고 있다.

한편 방역당국에 따르면 1차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아나필락시스, 혈소판감소성혈전증, 모세혈관 누출 증후군이 나타나 금기대상이 된 경우 의사소견에 따라 1차 코로나19 접종백신과 다른 플랫폼 백신으로 2차 접종이 가능하다.

다만 첫번째 mRNA 코로나19 백신(화이자, 모더나) 접종 후 심근염·심낭염 발생이 확인된 경우 안전성에 대한 근거가 마련될 때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연기한다.

이상반응이 발견되었을 때는 예방접종도우미누리집 혹은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문자로 전송받은 건강상태 확인하기를 통해 직접 이상반응 보고가 가능하다. 다만 관할 보건소에 직접 문의 후 필요서류,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는 편이 빠르다.

이상반응으로 신고된 사례에 대해 피해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보상청구서에 피해에 관한 증명서류를 첨부해 관할 보건소에 제출해야 한다. 이후 예방접종피해보상 전문위원회의 의견을 들어 보상 여부가 결정되며 결정내용은 관할 보건소를 통해 안내된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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