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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IN KOREA 포기할 수 없었다"..휴롬의 고집 통했다

조현기 기자 입력 2021. 12. 05.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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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액기' 생산 1천만대 돌파.."안전하고 편리하고 가볍다"
20초에 1대씩 생산, 올해 생산라인 풀가동
지난 11월 29일 경남 김해 휴롬 본사 생산라인에서 근로자들이 H300을 생산하고 있다. © 뉴스1 조현기 기자

(김해=뉴스1) 조현기 기자 = "이곳에서 원액기 1천만대를 생산했습니다"

지난달 29일 경남 김해 휴롬 공장에서 만난 김진철 휴롬 상무의 말이다. 생산라인 근로자들은 꼼꼼히 부품을 조립하고 제품 점검을 하면서 신제품 H300를 생산하고 있었다.

휴롬은 지난 2008년 세계 최초로 저속착즙 기술을 적용한 원액기를 개발한 회사다. 하지만 휴롬에게 최근 몇 년은 시련의 시기였다.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더 높은 비용이 드는 탓에 실적이 좋지 못했다.

게다가 중국에서는 짝퉁 제품이 범람했고 초고속 블랜더가 등장하면서 위기에 빠졌다. 지난 2014년 3000억원대였던 매출은 지난 2019년 713억까지 추락했다. 지난 2017년에는 영업적자까지 기록했다.

하지만 휴롬은 'MADE IN KOREA'를 포기하지 않았다. 김 상무는 "해외에서 생산하면 원가절감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하지만 믿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없다"며 "원액기는 사람의 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품이다. 신뢰와 안전성이 생명이고 우리는 앞으로도 이 부분을 지키기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휴롬이 국내 생산을 고집한 것은 '품질' 때문이었다. 특히 원액기가 소비자들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품이어서 결국엔 품질 좋은 제품을 소비자들이 알아봐 줄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다소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휴롬은 뚝심있게 기회를 기다렸다. 그리고 지난해 기회가 찾아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집콕족(族)과 건강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소비자들이 믿을 수 있는 휴롬 원액기를 선택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휴롬의 원액기 판매량은 지난해 1000만대를 돌파했다. 누적 매출도 1조원을 뛰어넘었다. 특히 최근 중국 광군제에서는 1만6000대(약 65억원)가 판매돼 해외 시장 공략 가능성도 확인했다. 휴롬은 지난해 매출이 1184억으로 1000억원대를 회복한데 이어 올해는 12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진철 휴롬 상무가 휴롬 제품들을 분해해 제품의 특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뉴스1 조현기 기자

◇"안전·편리·가벼움 '세 마리 토끼' 모두 잡았다"

단순히 'MADE IN KOREA'가 품질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김 상무는 "원액기가 겉보기엔 쉽게 구현할 수 있는 제품처럼 보인다. 그래서 중국에서 우리 제품을 모방하는 짝퉁 제품들이 많이 나왔다"며 "그렇지만 짝퉁에 당한 소비자들이 결국 우리 원액기로 온다. 원액기는 생각보다 소비자들의 예민한 니즈(needs)를 동시에 구현해야 하는 까다로운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휴롬은 안전하면서도 가벼운 소재를 연구했다. 그 결과 '울템'이라는 소재로 원액기 내부를 만들었다. 울템은 PEI(Poly Ether Imide)이라는 친환경 소재다. 항공기에 사용될 만큼 내구성과 탄성이 뛰어나다. 동시에 200도 이상 고온에서도 녹지 않으면서 무게도 가볍다. 무엇보다 날카롭지 않은 안전한 소재이면서 인체에 무해하다.

원액기는 채소와 과일을 짓눌러야 하는 특성상 내부 소재들이 강한 힘을 받고 열을 견뎌야 한다. 철과 같은 금속을 사용할 수 있지만, 착즙하는 과정에서 파편이 생겨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고 무게도 무거워진다. 또 세척하는 과정에서 날카로운 금속에 베어 다칠 우려가 있다. 이같은 우려를 날려버린 것이 울템이다.

문제는 울템 가격이다. 1kg당 2만8000원~3만6000원에 이를 정도로 매우 고가다. 하지만 휴롬은 원액기에서 착즙된 액체가 바로 소비자의 몸으로 들어간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소재인 울템을 택했다.

김 상무는 "채소와 과일이 닿는 부분은 울템과 트라이탄으로 구성돼 있다. 환경 호로몬에서 자유롭고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졌다"며 "우리는 소비자들의 안전을 최우선시 하고 있다. 그래서 이 소재를 택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휴롬은 이번 신제품인 H300을 통해 편리성을 대폭 강화했다. 소비자들이 원액기를 사용하면서 불편하다고 지적한 필터 문제를 해결했다. 그동안 원액기들은 Δ주스 필터 Δ스무디 필터 Δ아이스크림 필터 등 다양한 필터를 사용해야 했다. 소비자들은 원액기를 이용할 때마다 본인이 원하는 필터를 끼워야 하고 내부 구조가 복잡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휴롬은 이번 H300을 통해 스크루와 필터를 하나로 합쳤다. 여러 필터 없이 일체형 스크루와 필터만을 활용해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수준의 착즙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특히 본체에 고성능 반도체를 탑재해 스크루와 필터가 식재료의 상태에 따라 정교하게 착즙할 수 있도록 돕는다.

김 상무는 이전 모델과 H300 모델 내부를 분해해 보여주면서 차이점을 확인시켜줬다. 실제 H300은 스크루와 필터가 서로 맞물려있는 단순한 구조로 돼 있었다.

지난 11월 29일 경남 김해 휴롬 본사 생산라인에서 기계가 H300에 볼트를 자동 조립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조현기 기자

◇ "20초에 1대씩 생산"…올해 생산라인 풀 가동 중

이날 현장에서는 5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이탈리아로 수출되는 H300 제품을 분주히 생산 중이었다.

휴롬은 현재 2개 생산라인에서 하루에 총 1800대를 생산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20초에 1대씩 제품들이 생산되며 공장을 풀가동 중이었다.

생산라인은 본체조립→볼트 조립→드럼 결합→전기 검사→외관검사 등 총 5단계로 구성돼 있다. 특히 볼트 조립 공정에는 스마트 공장화가 진행돼 자동으로 볼트가 제품에 조립되고 있었다.

무엇보다 전기 및 외관 검사 등 2차례 검사 과정에서는 모든 제품을 이중 체크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인해 불량율은 0.1~0.2% 이내로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상황이다.

김 상무는 "우리 회사의 이름은 휴먼(사람)과 이로움의 두 단어가 합쳐진 의미를 담고 있다"며 "휴롬으로 사람들의 삶이 이롭게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제품을 생산하겠다"고 강조했다.

휴롬 © 뉴스1

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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