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KBS

[특파원 리포트] 온두라스, 솔로몬 그리고 중국과 타이완

김민성 입력 2021. 12. 05. 08:05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중앙아메리카 대륙 가운데 '온두라스'가 있습니다. 인구 천만 명, 한반도 면적의 절반 정도로 우리나라와 크기가 비슷한 나랍니다.

온두라스 (출처: 구글 지도)


이 곳에서 최근 대통령 선거가 있었습니다.

우파 여당 국민당의 나스리 아스푸라 후보는 현지시간 11월 30일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좌파 야당 자유재건당의 시오마라 카스트로 후보가 온두라스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될 전망입니다.

시오마라 카스트로 온두라스 대통령 당선인 (출처: 연합뉴스)


■온두라스, 타이완이냐? 중국이냐?

온두라스 대선은 선거 과정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양안(兩岸) 관계 때문입니다.

온두라스는 타이완이 국교 관계를 맺고 있는 15개 국가 가운데 한 곳입니다. 외교 관계를 유지한 것은 1941년부텁니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우파 여당 아스푸라 후보는 타이완과의 관계를 지속하겠다고 공약한 반면 좌파 야당 후보인 카스트로는 중국과 외교 관계를 공언하면서 선거 결과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대선 결과가 카스트로쪽으로 기울자 타이완은 "카스트로 당선인과 오랜 친분을 바탕으로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속내는 매우 복잡한 상황입니다.

자칫 카스트로의 공언대로 온두라스가 타이완 대신 중국을 선택한다면 가뜩이나 약한 타이완의 국제적 입지가 더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도 마찬가집니다.

카스트로 당선에 앞서 브라이언 니콜스 미 국무부 차관보는 11월 말 이례적으로 온두라스를 방문해 대선 과정에 있는 후보들에게 "온두라스와 타이완의 관계가 유지되길 원한다" 라고 말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습니다.

중앙 아메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 미국으로선 온두라스가 계속 타이완의 우군으로 남아있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중국의 대표적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12월 2일자 기사에서 카스트로 당선인에 대해 자세한 기사를 실었습니다.

온두라스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며 12년간의 우파 통치를 종식키킨 그녀의 살아온 역정을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선되면 중국과 수교를 모색하겠다고 공언했다는 내용도 빠뜨리지 않았습니다.

타이완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중국의 기대감이 담긴 기사로 볼 수 있습니다.

온두라스의 외교 문제는 타이완과 중국의 문제를 넘어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번지는 모양샙니다.

카스트로의 당선이 확정되면 내년 1월부터 임기가 시작됩니다.

솔로몬 제도 (출처: 구글지도)


■ 태평양 섬나라 솔로몬 제도… 친중? 반중?

이번에는 태평양입니다.

11월 24일 호주 북동쪽 작은 섬나라, 인구 70만 명인 솔로몬 제도의 수도가 있는 과달카날섬 호니아라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빈곤과 실업, 섬간 경쟁에 의해 촉발된 반정부 시위로 4명이 숨지고, 건물이 불타고 약탈행위까지 벌어졌습니다.

호니아라에 있는 차이나타운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불에 탄 건물 (출처: AFP, SCMP)


이번 반정부 시위는 솔로몬 제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말라이타섬 주민들이 주도했습니다.

말라이타섬은 중앙정부가 있는 과달카랄섬과 오랫동안 관계가 좋지 않았는데 2019년 소가바레 총리가 타이완 대신 중국과 외교 관계를 맺자 두 섬 주민간의 갈등이 깊어졌고 이번 시위로 이어졌다고 CNN 등 외신은 전하고 있습니다.

말라이타섬은 미국과 호주 등 서방의 지원을, 중앙정부가 있는 과달카랄섬은 중국의 영향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면서 호주와 파푸아뉴기니, 피지 그리고 뉴질랜드까지 평화유지군을 솔로몬 제도에 파견했습니다.

200여 명의 평화유지군은 솔로몬 제도의 치안유지를 하고 있는데 앞으로 언제까지 이들이 머물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중국을 방문한 소가바레 솔로몬 제도 총리와 리커창 중국 총리 (출처: AFP, SCMP)


솔로몬 제도는 타이완과 수교를 맺은 지 36년 만인 2019년 9월 단교하고 중국과 외교 관계를 맺었습니다.

이번 반정부 시위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소가바레 총리 지도 아래 사회질서와 안정이 가능한 빨리 재개되고, 중국인과 기관들이 공격받는것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또 양국이 수교 이래 양국 간 경제,무역,인프라,교육,건강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습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국제관계의 기본 원칙이며 솔로몬 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했고. 중국이 전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것을 인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타이완은 이번 반정부 시위에 대해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주 리투아니아 타이완 대표부 공식 출범 11월 18일 (출처: 타이완 외교부)


■리투아니아, 타이완 대표부 개설…타이완 15개 국과 외교관계, 앞날은?

11월 18일 유럽 발트해 3국 가운데 하나인 리투아니아가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국에 있던 기존 타이베이(Taipei) 대표부를 타이완(Taiwan) 대표부로 이름을 바꾸고 외교 관계도 격상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리투아니아가 타이완 대표부를 개소한 데 대해 비난하고 시정을 요구하며 리투아니아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겼다며 리투아니아와의 외교관계를 대사급에서 대리대사급으로 낮췄습니다.

또 양국간 화물 열차 운행을 중단하고 앞으로 경제 보복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중국 반응에도 불구하고 리투아니아에 이어 체코와 슬로바키아 등도 타이완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현재 타이완과 수교한 나라들은 15개 국입니다.

벨리즈, 콰테말라, 아이티, 온두라스, 니카라과,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그레나다, 세인트키츠네비스, 파라과이, 마셜제도, 나우루, 팔라우, 투발루, 에스와티니, 바티칸시티 입니다. 대부분 중남미와 태평양 연안 국가들입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타이완과 수교한 나라는 30개 국에 달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민진당 출신 독립성향인 차이잉원 총통이 지난 2016년 당선된 이후 국제사회에서 타이완 대신 중국과 수교를 맺는 나라들이 늘었습니다.

엘살바도로, 도미니카 공화국, 부르키나파소, 투메프린시페,파나마,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등 7개 국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여 동안 타이완과 수교를 끊었습니다.

2000년 대 초반 최초 민진당 정권이었던 천수이벤 총통 재임시에도 마케도니아,코스타리카,세네갈 등 9개국이 타이완 대신 중국을 택했습니다.

독립성향인 민진당과 달리 친중 성향인 국민당 마잉쥬 총통 시절에는 단교 국가가 1곳 이었던과 비교하면 차이가 큽니다.

타이완 첫 공식방문한 EU의회 대표단, 11월 3일 (출처: 연합뉴스)


갈수록 입지가 줄어드는 타이완은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미국, 서방국가와의 협력과 고위급 인사들의 교류가 잦아지면서 관계를 강화하고 국제사회 무대 진출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습니다.

타이완의 이런 움직에 대해 타이완 문제를 담당하는 중국 국무원 타이완 판공실은 국제사회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고 타이완은 중국 영토의 일부분이며 국가로서 자격이 없다며 강한 어조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태평양 섬나라인 솔로몬 제도와 막 대선을 끝낸 온두라스.

양안 관계의 여파가 아시아를 넘어 태평양과 지구 반대편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앞으로 이 두나라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김민성 기자 (kims@kbs.co.kr)

저작권자ⓒ KBS(news.kbs.co.kr)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