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에 직격탄 '밥상 물가' 5% 급등..LPG 값은 7년만 최고
유독 서민에게 가혹했다. 최근 물가 오름세가 서민이 직접 피부로 느끼는 ‘밥상 물가’와 에너지 가격에 특히 도드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세는 일시적"이라던 정부의 판단은 빗나갔고, 오히려 연말로 갈수록 오름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밥상 물가’ OECD 5번째
3분기 전체 물가 상승률(2.6%)은 2012년 1분기(3.0%) 이후 9년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다만 3분기 전체 소비자물가는 OECD 국가 중 벨기에 같은 23위에 머물렀다. 한국뿐 아니라 물가 상승이 다른 나라에서도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독 밥상 물가 오름세가 상대적으로 더 도드라졌다. 특히 식료품·비주류 음료 물가는 지난해 1분기(1.7%) 이후 7개 분기 연속 오름세다.
3분기 밥상 물가 상승은 정부의 재난지원금과 추석 명절 효과가 겹치면서 나타났다. 이 기간 달걀(51.6%)·배(45.2%)·사과(34.6%)·마늘(28.1%)·감(27.6%) 같이 차례상에 많이 올리는 농산물 및 과수 용품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특히 3분기 전체 과실품 가격은 1년 새 18.1% 뛰었다. 돼지고기(12.4%)·닭고기(7.9%)·국산 쇠고기(7.7%)·수입 쇠고기(7.3%) 같은 축산물(12.7%)도 큰 폭 올랐다.
LPG 가격 유류세 인하 전으로
이 영향에 가정·상업용 프로판 공급 가격은 kg 당 1397.8~1399.4원, 산업용은 1404.4~1405.9원으로 올랐다. 차량용 연료로 사용하는 부탄도 1720.4~1721.4원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 “일시적”이라 했지만…"연말 부담 더 커져"
하지만 홍 부총리 전망과 달리 최근 물가 상승률은 3%대로 확대됐다. 지난 10월 전체 소비자물가(3.2%)가 9년 9개월 만에 처음 3% 상승률을 넘은데 이어, 지난달 물가는 3.7%로 더 치솟았다. 2011년 12월(4.2%)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특히 석유류(35.5%)와 농·축·수산물(7.6%)이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최근 물가 상승을 주도한 농·축·수산물과 에너지 가격은 연말에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지난 10월 전년 대비 0.2%로 상승률이 둔화했던, 농·축·수산물 가격은 지난달(7.6%) 다시 껑충 뛰었다. 지난해 작황이 부진했던 과실류와 곡물이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최근 추운 날씨에 채소류 가격까지 뛴 탓이다. 실제 지난달 오이 가격은 1년 전보다 99.0%, 상추는 72.0% 비싸졌다.
LPG 외에 다른 에너지 가격 상승도 우려된다. 이번달 첫째주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1.8달러로 전주대비 7.7 달러 내렸다. 오미크론 변이 출현으로 국제 유가가 다소 소강 상태에 접어들어서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대응 방법이 마련되면, 국제 유가도 언제든 다시 치솟을 수 있다. 또 북반구 동절기에는 에너지 수요가 커져, 가격은 통상 오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도 최근에서야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3일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은 ‘제34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부처별로 소관분야 가격과 수급 모니터링 결과와 단기 안정화 및 구조적 대응방안을 포함한 분야별 종합적인 물가안정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초에 식료품 중심으로 올랐던 물가가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과 겹치면서 그야말로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면서 “높은 유동성과 공급망 차질, 그리고 겨울철 수요 증가로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 아니라 지속해서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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