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채 필요없는 '파리킬러'..멸종위기 '이 풀' 반려식물로 떴다

편광현 입력 2021. 12. 5. 15:45 수정 2021. 12. 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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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지옥풀. 환경부

최근 반려식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식충식물 가운데 파리지옥풀과 네펜데스(벌레잡이통풀의 일종)의 거래 신고 의무가 면제된다.

두 식물은 183개국이 가입한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ㆍ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서 Ⅱ급 식물로 지정돼있다. 상업 목적의 국제 거래 시 수출입국 정부의 규제를 받지 않으면 언제든 멸종할 수 있다고 판단된 등급이다. CITES Ⅰ급은 아예 상업거래가 금지돼 있고, Ⅱ급도 국내에서 거래할 땐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환경부에 매번 신고해야 한다. 개체 수가 적은 멸종위기 동식물의 서식 현황을 각국 정부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멸종위기종이 반려식물로 대량 증식


환경부는 5일 두 식물을 양도·양수, 폐사·질병 신고 대상에서 제외한 고시를 6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두 식물의 국내 거래 신고 건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반려식물로 인기를 끄는 두 식충식물은 온라인과 국내 화원에서 각각 1만원 이하에 판매되고 있다. 집에서 식물을 키우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관리 방법도 활발히 공유된다. 두 식물이 '기능성 반려식물'로 인기를 끈 덕에 멸종위기에서 벗어났다는 분석이다.
벌레잡이통풀과 네펜데스속. 통 모양인 잎에 벌레를 빠뜨려 잡아먹는다. 서울식물원
파리지옥풀은 끈끈이귀개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이다. 잎면에 있는 선에 유혹당한 파리가 세 쌍의 감각모 중 2개를 건드리는 즉시 잎이 닫힌다. 이끼가 낀 습지에 주로 서식하며 키는 20~30㎝다. 벌레잡이통풀과에 속한 네펜데스는 축 늘어진 주머니처럼 생긴 잎으로 벌레들을 포획한다. 통 입구의 꿀샘을 보고 달려든 벌레는 미끄러운 표면 때문에 소화액이 분비되는 통 속으로 떨어진다. 열대 아시아와 중국 남부, 인도차이나에서 주로 분포하고 있다.

"자연채취는 금지, 수출시엔 허가받아야"


환경부는 두 식물 외에도 2018년부터 지금까지 국내에서 대량으로 증식되는 멸종위기 동식물 16종에 대해 신고 의무를 면제했다. 2018년엔 선인장과 난초, 2019년엔 초록뺨비늘앵무새 등 조류 6종에 대한 신고 의무가 면제됐다. 지난해엔 푸른 산호·콜라리움엘라테라스 등 산호 8종과 멕시코 도롱뇽, 유럽뱀장어, 철갑상어가 신고 대상에서 빠졌다. 대부분 국내에서 반려 동식물로 인기를 끌며 활발히 거래되는 종들이라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박소영 환경부 생물다양성과장은 "인공적인 대량 증식으로 상업 거래가 활발하고 위해성이 낮은 동식물에 대해선 신고 의무를 그때그때 면제해주고 있다. 다만 멸종위기종을 자연에서 채취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하고 있고, 수출 시엔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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