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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닷컴때보다 심해"..버핏 오른팔 경고에 코인·기술주 폭락

이승호 입력 2021. 12. 0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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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주식 시황을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자본시장 거품은 '닷컴 버블' 때보다 심하다.”
지난 2일(현지시간) 찰리 멍거(97)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이 한 경고다. 멍거 부회장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오른팔로 불리는 인물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날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최근 자본시장 거품은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 때보다 심하다. 시장이 미쳤다”며 “특히 암호화폐의 거품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 [로이터=연합뉴스]


공교롭게 시장 상황은 그가 우려한 대로 흘러가고 있다. 특히 그간 몸값이 크게 뛴 대형 기술기업(빅테크) 주식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암호화폐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지난 4일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4만2019달러까지 떨어졌다. 24시간 전과 비교하면 20% 이상 폭락한 것이다. 5일 오후 4시(한국시간) 현재는 4만959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1.92% 급락했다. 테슬라(-6.4%), 엔비디아(-4.5%), 어도비(-8.2%), AMD(-4.4%) 등 빅테크가 하락을 주도했다. 블룸버그는 “테슬라와 엔비디아 외에 넷플릭스와 메타(옛 페이스북) 등 빅테크 주식은 최근 수 주 만에 10% 이상 떨어졌다”며 “암호화폐 시장과 주식시장이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가격 변화.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시장은 최근 불안한 장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가능성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오미크론은 미국에서도 12개 주에서 확진자가 나오는 등 확산세가 빨라지고 있다. 이에 주식·암호화폐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는 조짐도 뚜렷하다. 씨티그룹은 “오미크론에 대한 명확한 정보가 나오기까지 2~8주가 걸릴 것”이라며 “이 기간에 위험자산 수요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미크론 확산에도 예전과 같은 봉쇄는 없을 것이란 전망도 기술주에는 악재다. 미 CNBC 방송은 “지난해 코로나19 봉쇄조치 동안 수혜를 본 재택근무 관련 기술주가 최근 급락했다”며 “오미크론과 관련해 ‘봉쇄는 없다’에 투자자들이 베팅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실제 대표적 재택 관련 기술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의 주가는 지난 3일 16.5% 급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지난 3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주식 시황을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더 큰 공포는 금리 조기 인상 우려다. 넘치는 유동성이 만들어낸 자산시장의 거품을 터뜨릴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달 30일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란 기존의 평가를 철회하고 물가 안정을 위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서두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시장에선 14~15일에 열리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가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규모를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테이퍼링이 완료되는 내년 3월 이후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리 조기 인상 전망이 나오는 건 인플레이션 우려에다 Fed가 중요하게 여기는 고용시장도 안정적이라는 이유에서다. 3일 발표된 미국의 11월 고용보고서에서 실업률은 4.2%로 전달보다 0.4%포인트 떨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월 실업률은 코로나19 이후 최저치”라며 “Fed가 12월 FOMC에서 테이퍼링 속도를 올리고, 금리인상도 앞당길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나스닥 주가 변화.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금리 인상은 특히 기술주에 악재다. ‘제로금리’ 하에서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로 투자를 받았는데, 금리가 오르면 다른 투자처에 비해 급격히 매력이 떨어져서다. 대표적 위험자산인 암호화폐도 마찬가지다. 2017~2018년 Fed가 기준금리를 7차례 올리자 2017년 12월 1만3000달러 선이었던 비트코인은 2018년 12월 3600달러대로 급락했다.

투자회사 알파트라이의 맥스 곡먼 최고투자책임자는 “Fed가 매파(긴축 선호)로 빠르게 변신할 거란 전망은 현금을 확보하는 게 최선이라는 인식을 퍼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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