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쓸 줄 아는 전북..'투자→성공' 공식 또 통했다

안경남 입력 2021. 12. 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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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구스타보·일류첸코 '대형 스트라이커' 보유…울산과 골잡이 싸움서 승리

김상식 감독 체제서도 '통 큰' 영입으로 첫 5연패 달성

박지성 어드바이저 시작으로 일류첸코·백승호·송민규 데려와

[서울=뉴시스]전북 현대 한교원 선제골.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전주=뉴시스] 안경남 기자 = 프로축구 전북 현대가 4연패를 넘어 사상 첫 5연패 달성하며 K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전북의 적극적인 투자는 올해도 그들을 배신하지 않았다.

전북은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파이널A(1~6위) 최종 38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9분 한교원의 선제 결승골과 후반 28분 송민규의 쐐기골로 2-0 완승을 거뒀다.

승점 76(22승10무6패)이 된 전북은 울산 현대(승점 74)를 승점 2점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17년을 시작으로 5년 연속 우승이다.

지난해 정규리그 최초의 4연패 역사를 썼던 전북은 올해도 가장 높은 곳에 오르며 5연패 신화를 이뤘다. 또 역대 최다 우승 기록도 종전 8회에서 9회로 늘렸다.

3년 연속 울산과 피 말리는 우승 경쟁은 이번에도 전북의 승리로 끝났다.

2019시즌에는 울산에 선두 자리를 내주다 최종전에서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고, 2020시즌은 최종전 승리로 승점 3점 차 우승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마지막에 우승이 결정됐다. 시즌 대부분 쫓는 입장이었던 전북은 후반기 울산이 흔들리는 틈을 놓치지 않고 선두로 치고 나갔고, 결국 챔피언에 올랐다.

[서울=뉴시스]전북 현대 김상식 감독.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축구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K리그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수의 구단이 기존 선수를 지키는 데 급급했고, 대형 영입이 크게 줄었다.

이런 가운데 모기업 현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온 전북과 울산만 통 큰 투자를 이어왔다.

거듭 우승 문턱에서 전북에 밀려 눈물을 흘렸던 울산은 이번 시즌 사령탑 교체라는 처방까지 내렸다. 김도훈 감독의 후임으로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쓴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여기에 이동준, 김지현 등 젊은 피를 수혈해 팀 전력을 업그레이드했다. 시즌 중에는 유럽파 공격수 윤일록을 데려오기도 했다.

하지만 영입의 기술은 올해도 전북이 한 수 위였다.

시즌을 앞두고 2002 한일월드컵 4강 주역이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전성기를 보낸 박지성을 구단 어드바이저로 위촉하며 큰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김두현 수석코치와 이운재 골키퍼 코치를 영입해 김상식 사단을 꾸렸다.

[서울=뉴시스] 한국 축구 전설 박지성. (사진=전북 현대 제공)

이어 시즌 초 수원 삼성과의 계약 위반 논란에도 FC바르셀로나(스페인) 유스 출신 백승호를 영입하는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또 백승호와 함께 류재문, 이유현 등을 데려오며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시즌 약 4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이적료로 브라질 명문 코린치안스 골잡이 구스타보와 EPL 출신 모 바로우를 동시 영입했던 전북은 올해도 일류첸코란 대형 공격수를 데려와 전북의 '닥공(닥치고 공격)' 전술을 업그레이드했다.

일류첸코는 지난 시즌 포항 스틸러스에서 19골로 득점 2위에 오른 검증된 골잡이다. 이번 시즌도 구스타보와 번갈아 전북 골문을 책임지고도 15골을 넣었다.

'라이언 킹' 이동국의 은퇴 후에도 전북은 구스타보와 일류첸코라는 확실한 골잡이를 일찌감치 확보해 공백을 메웠다. 둘이 합쳐 30골이다.

통 큰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시즌 중 울산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자 이적료 20억원을 투자해 한국 축구의 미래로 불리는 송민규를 품었다.

[서울=뉴시스]전북 현대 송민규 추가골.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또 중동에 진출했던 국가대표 측면 수비수 김진수와 태국 국가대표 사살락을 임대로 영입했다.

시즌 내내 최전방 공격수 부재로 고민하던 울산이 여름 이적시장에 별다른 영입 없이 힌터제어를 유럽으로 돌려보낸 것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처럼 전북은 K리그에서 가장 돈을 잘 쓰는 구단이다.

화끈한 영입을 통해 우승이란 결실을 만들고, 가까운 미래에는 팀의 주축으로 성장한 선수를 거액에 팔아 선수단 리빌딩에 다시 활용한다. 그리고 이는 수년에 걸쳐 전북의 성공 방정식이 됐다.

김신욱(라이언시티), 로페즈(상하이) 등은 전북에 수십억 원에 달하는 이적료를 안겼고, 이재성(마인츠)과 김민재(페네르바체) 등은 전북에서 성장해 유럽에 진출했다.

최강희 전 감독 시절부터 이어진 선수 영입 경험은 전북에서 선수와 코치를 거쳐 지도자가 된 김상식 현 감독에게도 완전히 뿌리내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knan9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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