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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률 80% 넘는데..오미크론 감염 12명중 2명만 접종, 왜

최서인 입력 2021. 12. 05. 19:15 수정 2021. 12. 06.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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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인천 연수구 고려인 밀집구역 함박마을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외국인과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국내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5일 12명까지 늘어난 가운데 이들 중 2명(16.7%·5일 0시 기준)만 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10명 중 8명(접종 완료율 83.1%)이 접종을 끝낸 상황에서, 유독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의 미접종자 비율이 이례적으로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염 의심 사례까지 포함하면 전체 26명 중 미접종자는 70% 이상이다. 오미크론 감염자는 특히 인천 한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데 미접종자 위주로 감염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12명 가운데 접종 완료자는 첫 환자인 인천 40대 목사 부부 뿐이다. 부부를 출발점으로 감염된 8명은 백신을 맞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목사의 10대 아들과 지난달 24일 목사 부부를 인천 공항에서 자택까지 태워다 준 30대 지인 A씨, A씨의 부인·장모·지인 등이 포함된다. 1차 접종만 한 불완전 접종자는 2명이다. A씨 장모의 지인과 A씨 지인의 동거인 등이다. 목사 부부보다 하루 먼저 나이지리아에서 도착한 경기도 거주 50대 여성 2명도 미접종자다.

확진자 외에 역학적으로 오미크론일 가능성이 큰 관련자 14명까지 포함하면 26명 중 백신을 완료한 이들은 7명에 불과하다. 국내 접종률이 80%를 넘는 상황과 대조적이다.

A씨와 부인, 장모, 지인 등 상당수가 외국인인데 이 때문에 접종률이 낮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천시 관계자는 “외국인 거주자들의 경우 일정한 주거지가 없이 수원이나 화성 등으로 출퇴근하는 경우가 많고, 건설노동자들의 경우 특히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등록 외국인의 경우 신분 보장 때문에 백신 접종을 꺼리는 경우도 있다"며 "이동 접종과 주말 접종 등을 시행했지만, 접종을 많이 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경기도 거주 50대 여성을 제외한 모든 확진자와 감염 의심자들이 인천 미추홀구의 한 대형 교회에 다니거나, 신자의 친척 또는 지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의 고리가 된 이 교회는 3500명의 신도 가운데 400명 정도가 외국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외국인 신도 상당수는 러시아 국적으로, 특유의 백신 불신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교회 관계자는 “러시아 커뮤니티 내에서 백신 무용론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양승함 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러시아 문화는 서구권과 비슷해 미국처럼 개인의 자유를 중시한다. 국토가 넓어 우리나라처럼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미비하다”며 “인구 밀도가 높지 않아 감염 위험과 백신 접종 필요성을 덜 느끼는 점도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다만 한국에 들어와 있는 경우는 달리 봐야 한다”며 “비자 없이 들어왔을 경우 신변이 노출되었을 때 추방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첫 오미크론 확진자 5명 발생 이후 나흘 만에 누적 환자가 12명으로 늘었는데 이런 확산세가 낮은 접종률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백신을 맞아도 돌파감염되는 경우가 있지만 백신을 안 맞으면 감염 위험이 더 높다”고 말했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접종률이 낮아 더 빠르게 확산됐을 것”이라며 “현재 나와 있는 백신들의 델타 변이에 대한 평균적 감염 예방 효과는 60% 정도로 오미크론이 30~40% 정도로 추정된다. 효과가 없는 게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미 오미크론의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돼서 바이러스가 퍼지는 건 시간문제”라며 “한두 달 만에 델타보다 더 많은 확진자가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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