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들고 깜짝 등장한 이치로.. 마쓰자카, 은퇴식서 눈물 터졌다

양지혜 기자 2021. 12. 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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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투수 울린 괴물 타자
스즈키 이치로(오른쪽)가 4일 일본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시 메트라이프돔에서 열린 마쓰자카 다이스케 은퇴식에 깜짝 등장해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 /교도 연합뉴스

마쓰자카 다이스케는 스즈키 이치로를 1999년 5월 16일 야구장에서 처음 마주했다. 당시 마쓰자카는 일본프로야구(NPB) 세이부 라이언스에 갓 입단한 열아홉 ‘괴물(怪物) 투수’였고, 이치로는 5년 연속 수위 타자를 차지한 오릭스 버펄로스의 스물여섯 스타였다. 둘의 첫 프로 맞대결 결과는 3연타석 삼진. 타석에선 늘 표정 없던 이치로의 얼굴이 부글거렸다. 열아홉 마쓰자카는 “자신감이 확신으로 바뀌었다”고 포효했다.

스즈키 이치로가 4일 일본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시 메트라이프돔에서 열린 마쓰자카 다이스케 은퇴식에 깜짝 등장해 꽃다발을 건네며 격려했다./트위터

마흔한 살 마쓰자카가 세이부 라이언스 유니폼을 다시 입고 4일 홈 구장 마운드에 섰다. 그의 23년간 프로 경력을 마감하는 은퇴식이 열렸다. 괴물 같은 구속과 제구력과 체력으로 이름 날렸던 마쓰자카는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을 오가며 통산 170승 108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53을 거뒀고, 세 아이 아빠가 됐다. 요즘은 매일 목이 아프고 팔이 저려 공을 원하는 곳에 못 던진다. 그는 “야구를 하며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있었지만 지난날 모든 것에 감사하다. 팬 여러분의 응원 덕분에 용기와 힘을 잃지 않고 살았다”고 후련하게 웃었다.

팬들의 박수 속에서 마쓰자카가 야구장을 한 바퀴 돌며 마지막 인사를 하려는 찰나, 전광판에 이치로가 나타났다. 그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 마음을 전할 방법은 이것뿐”이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그러곤 1루 더그아웃에서 꽃다발을 한 아름 안고 마쓰자카를 향해 걸어왔다. 이치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좀처럼 모르겠어서 이렇게 찾아왔다. 정말 오랫동안 열심히 잘했고 수고했다”고 격려했다. 방망이와 글러브는 사라지고, 꽃다발과 미소가 둘을 이었다.

마쓰자카는 울었다. “프로 입단 전부터 (이치로) 선배님을 따라잡으려는 마음이 있었기에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선배님의 등장은 상상도 못했던 일인데 너무 놀라고 기뻐서 참았던 눈물이 터져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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