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님 모십니다.. 취업 박람회 열고 60만원 입사수당도 준다

김윤주 기자 2021. 12. 5.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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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연말모임 느는데 기사는 1만명 줄어.. 서울시·업계 힘모아
개인택시 부제 풀어도 야간엔 3000대 부족

서울시와 시내 택시 회사 125곳이 오는 8일 택시 기사 취업 박람회를 연다. 택시 기사만 뽑는 취업 박람회는 처음이다. 지난달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되고 연말 모임이 늘면서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은 급증했는데, 택시 기사는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지난 11월 15일 서울 시내 한 택시 업체 차고지에 택시 20여 대가 주차돼 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며 택시 기사들이 배달업 등으로 줄줄이 이직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 서울 법인택시 기사는 2만955명으로, 2년 전에 비해 30% 넘게 줄었다. 이달 1일부터 식당과 술집 영업 제한이 풀려 심야 택시 이용객이 크게 늘면서 밤마다‘호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와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은 오는 8일부터 3일간 송파구 잠실 교통회관에서 ‘2021 서울법인택시 취업박람회’를 연다고 5일 밝혔다. 택시 회사는 박람회에서 상담받은 뒤 택시 기사가 된 사람에겐 월급과 별도로 1인당 총 60만원의 취업정착수당을 주기로 했다. 택시 기사가 되는데 필요한 적성검사비나 자격 시험 응시료 등 9만원 상당은 조합 측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시와 업계가 ‘택시 운전사 모시기’에 나선 것은 최근 밤마다 서울 도심에서 택시 대란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심야(오후 11시~오전 4시)에 택시 영업 건수는 10월에는 하루 1만6510건이었지만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11월 첫 주엔 2만8972건으로 75% 늘었다. 반면 법인 택시 기사 숫자는 2019년 약 3만명에서 지난 10월 기준 약 2만명으로 30% 이상 줄었다. 코로나로 승객이 감소해 수입이 줄어든 기사들 중 상당수가 배달, 택배 등 다른 업종으로 옮겨간 탓이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코로나 전보다 오히려 택시 잡기가 어렵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직장인 고경진(26)씨는 목요일이었던 지난 2일 오후 11시 강남구에 있는 직장 근처에서 모임을 가진 후 택시를 타고 집에 가려다 길에서 30분을헤맸다. 택시 호출 앱 두 개를 켜서 택시를 불렀지만 택시를 잡지 못했다고 한다. 고씨는 “결국 20분 정도 뛰다시피 해 근처 지하철역에서 겨우 막차를 탔다”며 “택시 잡기가 힘들어서 아예 다음부터 모임을 일찍 끝낼까 한다”고 했다.

서울시는 택시 기사 숫자를 늘리지 않으면 택시 대란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법인택시 취업 박람회를 열고 수당까지 줘가면서 기사 모집에 나선 이유다. 실제 올해 1~9월 기준 법인택시는 가동률이 평균 34%에 그치고 있다. 기사가 부족해 택시 10대 중 손님을 받는 것은 3대뿐이고 7대는 차고지에만 있다는 뜻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심야 시간대만 놓고 보면 11월 초 기준 영업하는 택시가 코로나 전보다 5500대 이상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했다.

운행하는 택시 수를 늘리기 위해 서울시는 지난달 16일부터 연말까지 임시로 개인택시 3부제도 해제했다. 3부제는 운전자의 과로를 막고 운행하는 택시 대수를 조절하기 위해 전체 개인택시를 3조로 나눠 이틀 일하면 하루 쉬도록 한 제도다. 시는 3부제 해제로 심야 시간에 하루 평균 2000대를 추가 공급하는 효과가 났다고 했다. 그래도 예년보다 야간 운행 택시가 3000대 이상 부족한 상황이라, 택시 잡기 대란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는 이번 달부터 심야 시간대 강남역, 홍대입구, 이태원 등을 경유하는 ‘올빼미버스’ 노선 3개를 신설해 운영하는 등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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