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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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의 코멘터리] 오미크론 확산..교회가 욕먹는 이유

오병상 입력 2021. 12. 05. 23:31 수정 2021. 12. 06.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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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의 한 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첫 집단감염이 확인돼 출입문이 폐쇄, 교인이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2021.12.5/뉴스1

1. 코로나 변이 오미크론(omicron) 전염성이 놀랍습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인천지역 한 대형교회에서 시작된 오미크론이 5일 서울과 충북까지 확산됐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서울대ㆍ경희대ㆍ외국어대 재학중인 외국인 유학생이 오미크론 의심환자로 분류됐습니다. 충북지역 70대 여성까지..모두 인천지역 교회 예배에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 그러자 연일 해당교회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담임목사는 2일 SNS에 사과글을 올린데 이어 5일 온라인예배에서 다시 사과했습니다.

‘인천지역 주민들께 사과드립니다..나이지리아를 다녀온 러시아담당 목회자(A씨)는 선교가 아니라 학술세미나차 다녀온 것입니다.오해 없길 바랄뿐입니다.’(2일)

‘오미크론 확진자는 한국 성도들 사이에선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외국 성도들과 지나가며 겹칠 수는 있지만 한국 성도들과 동선이 겹치지 않았습니다..’(5일)

3. 비난이 끊이지 않는 건..기본적으로 A목사부부의 거짓말이 확산을 불러왔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귀국후 공항에서 집까지 방역택시를 탔다’며 거짓말했습니다. 그 바람에 실제로 A부부를 픽업해준 우즈베키스탄 출신 B씨가 아무 통제를 받지않고 돌아다니며 수퍼전파자가 됐습니다. A부부는 거짓말 이유에 대해 ‘경황이 없어서’ ‘방역택시란 제도를 잘 몰라서..질문(방역택시 탔나)에 예라 대답했다’ ‘B씨가 (태워줬다고하면) 곤란에 처할까봐서’등 설득력 없는 핑계를 댔습니다.

4. A부부의 거짓말은 나이지리아 방문 행적에 대한 의심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뭔가 감추느라 거짓말 한 것..이란 의혹입니다. 나이지리아에 선교하러 간 것 아니냐는 의심입니다. 그래서 1일 확진발표 직후 담임목사가 사과하면서 ‘선교가 아니라 학술세미나차 다녀왔다’며 ‘오해 없길’ 당부한 겁니다.

5. 그런데 교회의 선교가 왜 감춰야할, 오해할 사안이라고 생각할까요?
2007년 샘물교회 선교단원 23명이 탈레반에 납치된 사건의 영향일 겁니다. 선교단원들은 아프간에 선교하러 갔다가 납치됐습니다. 2명이 피살되고, 나머지는 정부가 나서 몸값을 내고 풀려났습니다. 당시 무리한 선교활동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6. 나이지리아는 아프간 못지않게 위험한 지역입니다.
나이지리아는 남부 기독교지역과 북부 무슬림지역이 사실상 내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북부 무슬림 무장단체 보코하람은 기독교도들을 수시로 납치 살해합니다. 2014년과 18년 연거푸 학교를 습격, 여학생 수백명을 인질로 잡아 무슬림전사의 아내로 강제결혼시켜 충격을 주었습니다.

7. 이렇게 위험천만한 북부 무슬림 골짜기까지 한국 해외선교가 들어갑니다.
위험하니까 신분을 숨기고..현지 대사관에서도 파악이 잘 안됩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인천교회는 아프리카ㆍ중앙아시아 무슬림 지역 해외선교하는 대형교회입니다. 그래서 A목사도 선교 목적으로 나이지리아를 다녀온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산 겁니다.

8. 오미크론 확진자 12명 가운데 접종완료자는 A목사부부뿐이란 점도 이상합니다.
대부분 외국인이라 접종율이 낮다는 추정입니다. 이 교회의 외국인 신도는 400명 정도입니다. A목사는 이들을 담당하며, B씨는 통역을 맡습니다. 접종율이 낮기에 집단감염의 우려가 큽니다.

9. 결국 오미크론은 우리사회의 약한 고리에서 터진 셈입니다.

외교부는 코로나 위험 때문에 전세계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려둔 상태입니다. 특히 나이지리아는 여행경보3단계(출국권고)지역입니다. 정부와 인천시는 외국인 접종율을 높이겠다고 해왔지만..대다수 외국인들은 백신접종을 피하고 있습니다.

‘세상과 다르다’는 교회, ‘한국사람 아니다’는 체류자들도 모두 코로나 앞에선 공동운명체인데도 불구하고..
〈칼럼니스트〉
2021.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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