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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 부활론 꺼낸 이재명, 여권 내부 "노무현이 없앤 건데.."

한영익 입력 2021. 12. 06. 00:02 수정 2021. 12. 06.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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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오른쪽)가 5일 오전 전북 정읍시 샘고을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5일로 사흘째 전북을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전통시장 릴레이 즉석연설로 ‘서민 대통령 후보’ 이미지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전북 정읍 샘고을시장 즉석연설에서 “정읍은 동학혁명의 발상지”라며 “억강부약, 약한 자들을 부축하고 강자들의 횡포를 억제시켜 모두가 함께 사는 대동세상을 만들려고 민중이 떨쳐 일어난 첫 출발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시는 우금치 고개에서 선대들이 겪은 희생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말해 지지자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 후보는 “검사들로 만들어진 세력이 검찰국가를 만들겠다고 내년 선거에 도전하고 있다. 과거를 향해 복수하는 일은 개인적인 일”이라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차이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오후 진안 인삼상설시장 방문에서도 이 후보는 예정에 없던 즉석연설을 했다. 그는 “지금 당장은 아닐지라도 지역에서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게 농어촌 기본소득”이라며 친서민 메시지를 냈다.

전통시장 방문과 현장 즉석연설은 최근 호남 ‘집토끼 잡기’에 나선 이 후보 일정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행보다. 본인 의지가 강해서라고 한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전통시장 방문은 서민 친화 행보”라며 “즉석연설에선 준비된 원고 대신 후보가 스스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 즉석연설을 선호하는 데는 모친에 대한 각별한 기억 역시 작동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전날(4일) 군산 공설시장을 찾아 “제 출신이 비천하다. 비천한 집안이라서 주변에 뒤지면 더러운 게 많이 나온다”며 가족사를 길게 읊었다. 이어 “성남에 와서 아버지는 시장 화장실 청소부, 어머니는 화장실을 지키며 대변 20원, 소변 10원에 휴지를 팔았다”고 회고했다.

“비천한 집안” 발언에 대해 야당은 형수 욕설이나 조카 살인사건 변론 등 논란을 출신 탓으로 돌린다며 공격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본인이 저지른 악행과 의혹에 대해 회피한 채 ‘집안 탓’을 한다”고 비판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도 “속내는 자신의 허물을 감추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신현영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 후보의 진솔한 고백을 악의로 되받아치는 국민의힘의 행태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사법시험 부활론’도 꺼내 들었다. 이날 차량 이동 중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던 그는 ‘5급 공채시험을 없애지 말아 달라’는 건의에 “나도 마찬가지 의견”이라고 호응했다. 그런 뒤 “행정고시를 없애는 것은 옛날 과거시험을 없애는 거랑 비슷한데 과연 바람직한지 공감 못 하겠다”며 “사법시험도 일부 부활시켰으면 좋겠다.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은 그냥 두고 일부만 사법시험으로 뽑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후보 선출 후 사시 부활론을 주장한 것은 처음이다.

민주당 선대위는 사시 부활과 함께 치의학·의학전문대학원 폐지까지 검토 중이라고 한다. 다만 당내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민주당 한 재선의원은 “사시 폐지는 노무현 정부 사법개혁의 핵심 성과”라며 “과거 회귀라는 반발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정읍·진안=윤지원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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