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러시아, 내달 18만 병력 동원해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

이영근 2021. 12. 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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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와 자주포·야포 등 러시아군 병력과 장비가 지난 1일 우크라이나에서 가까운 국경에 대규모로 집결한 모습이 인공위성에 포착됐다. [AFP=연합뉴스]

오는 7일 미국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화상 정상회담을 앞두고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 가능성을 놓고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 관리의 발언과 자체 입수한 기밀문서를 바탕으로 “러시아가 이르면 내년 초 약 17만5000명의 병력을 동원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지난 3일 보도했다. WP는 러시아가 국경지대 네 곳에 50개 ‘전장 전술단(자동차화 보병이나 기갑 대대에 지원전력을 보강해 독자 작전 능력을 높인 부대)’을 배치하고 전차와 야포도 증강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올렉시 레즈니코프 국방부 장관은 이날 “러시아가 내년 1월 말 대규모 군사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며 “이미 우크라이나 국경에 러시아 9만4000명 이상의 병력이 집결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고 분리주의자의 봉기를 부추겼을 때보다 더 많은 병력을 동원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1일 자국에서 기갑 차량으로 대응 훈련 중인 우크라이나군 공중강습부대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BBC는 러시아가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이유에 대해 “무엇보다 우크라이나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토는 냉전시대 소련·동유럽 진영에 대항해 북미·서유럽이 조직한 군사동맹으로 소련 몰락 뒤 중·동유럽으로 가입국을 확대하고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가치 동맹으로 진화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EU)과 나토 가입을 추진하던 중 2014년 자국이 영유하던 크림반도를 러시아가 강제 병합하자 친서방 행보를 강화했다. 2019년엔 헌법을 개정해 EU와 나토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 1일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우크라이나와 30개 나토 회원국이 결정할 문제”라며 “러시아는 이웃 국가를 통제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권리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바이든(左), 푸틴(右)

카네기 모스크바 센터의 알렉산더 바우노프 선임연구원은 지난 1일 자체 사이트에 올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쟁 직전인가?’란 칼럼에서 “푸틴은 러시아가 초강대국으로서 중국 같은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것을 불쾌하게 여긴다”며 “서방은 (이번 회담에서) 러시아의 위상을 높여줄지, 푸틴의 요구를 거절할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초강대국 위상을 재확립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의 갈등을 이용한다는 분석이다.

미·러 양국은 연일 신경전이다. 푸틴은 지난달 30일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첨단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을 두고 “레드 라인을 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은 지난 3일 “나는 누구의 레드라인도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AP통신은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이 “(이번 회담에서) 푸틴이 바이든에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막는 법적 보장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항해 바이든은 대러 제재를 압박 카드로 내미는 등 이번 회담에서 양국은 막후에서 치열한 싸움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4일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러시아의 군사 활동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강조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영근 기자 lee.youngk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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