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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장 축구? 화공으로 또 우승한 전북

박린 입력 2021. 12. 06. 00:03 수정 2021. 12. 06.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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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최초로 5년 연속 우승을 달성한 전북 현대 선수들이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일군 값진 우승이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선수들이 ‘우승의 맛’을 안다. 그게 우리의 ‘우승 DNA’”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프로축구 전북이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K리그1 파이널A 최종 38라운드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2-0으로 꺾었다. 이 승리로 승점 76(22승 10무 6패)을 기록한 전북은 K리그 최초로 5년 연속 우승(2017~2021년)을 달성했다. 통산 우승 기록도 역대 최다인 9회로 늘렸다. 같은 날 2위 울산 현대가 홈에서 대구FC를 2-0으로 꺾었지만, 전북에 승점 2점 뒤졌다.

킥오프를 앞두고 김상식 전북 감독은 “꼭 승리해서 새 역사를 쓰겠다”고, 홍명보 울산 감독은 “0.01%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울산으로서는 대구를 이겨도, 전북이 제주에 져야 우승을 바라볼 수 있었다.

전반전을 전북은 0-0, 울산은 2-0으로 마쳤다. 두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놓쳤던 전북 윙어 한교원(31)이 후반 9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최철순의 헤딩을 제주 골키퍼 이창근이 잡았다가 놓쳤다. 문전에서 도사리던 한교원이 오른발 터닝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화 요정’이라 불리는 한교원은 손가락으로 전화기 모양을 만들어 가족에게 안부를 전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후반 19분 쿠니모토의 침투 패스를 받은 송민규가 쐐기 골을 뽑아냈다.

전북은 올 시즌 ‘화공(화려하고 화끈한 공격)’을 내걸었다. 그러나 승승장구만한 건 아니었다. 지난 5~6월 3연패를 포함해 7경기 연속 무승에 그쳤고, FA(축구협회)컵 16강에서 K3(3부) 양주시민축구단에 덜미를 잡혔다. 고연봉을 받는 노장 선수들이 설렁설렁 뛴다며 ‘병장축구’라 조롱 받기도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베테랑 이동국이 은퇴하고, 손준호가 중국으로 떠났다. 그러나 전북의 주장이자 중앙수비수 홍정호(32)가 위기마다 결정적인 수비를 펼치며 중심을 잡았다. 지난 라운드 수원FC전에서는 결승골도 뽑아냈다.

전북에만 12년을 머물며 K리그 선수로 2회, 코치로 6회 우승을 차지한 김상식 감독 역시 초보답지 않았다. 박지성 전북 어드바이저도 유소년과 프로를 오가며 힘을 보탰다. 김상식 감독과 박지성 어드바이저를 응원하는 전북 팬은 ‘지성과 상식이 통했다’고 적힌 플래카드를 걸었다. 전북에서 K리그 8회 우승을 이끈 뒤 지난해 은퇴한 이동국은 이날 동료들을 찾아 “승리의 요정인 내가 왔으니 무조건 이길 거다”라고 말했다.


전북이 올 시즌 영입한 백승호(24)와 송민규(22) 등 젊은 선수들이 경기 템포를 올렸다. 또 외국인 공격수 구스타보와 일류첸코가 돌아가면서 출전, 15골씩 넣었다. 효율적 ‘순환근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북은 올 시즌을 최다 득점(71골), 최소 실점(37실점)으로 마무리했다. 경기 후 김상식 감독은 “7경기 연속 승리하지 못했을 때 흰머리가 늘었다. 팬들 앞에서 5연패 역사를 써서 기쁘다. 하루 아침에 이뤄진 건 아니다. 선수들이 ‘우승의 맛’을 안다. 그게 ‘우승 DNA’라는 생각이 든다”며 “지난달 울산을 3-2로 이긴 게 승부처였다. 최고 수훈 선수를 꼽으라면 홍정호다. 이동국이 떠난 자리를 잘 메워줬고, 선후배를 잘 챙기며 유대 관계를 만들었다”고 했다.

반면 홍명보 감독을 영입해 3관왕을 노렸던 울산은 결국 무관에 그쳤다. FA컵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탈락했고, 리그에서도 3년 연속으로 전북에 막혔다. 2005년 이후 16년 만에 우승을 꿈꿨던 울산은 무려 10번째 준우승을 기록했다. 이동준, 원두재, 이동경 등 젊은 선수들이 대표팀을 오가며 부상을 당한 게 뼈아팠다.

대구는 3위로 시즌을 마무리, 내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냈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11위 강원FC는 이번주 대전하나시티즌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꼴찌(12위) 광주FC는 2부리그로 강등됐다.

한편 7일 발표되는 최우수선수상(MVP)은 홍정호가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챔피언 프리미엄’을 얻은 그는 시즌 최종전에서 득점왕(22골)이자 MVP 경쟁자 주민규를 무실점으로 꽁꽁 묶기도 했다. K리그 MVP는 각 구단 감독(30%)과 주장(30%), 미디어(40%) 투표로 가려진다.

전주=박린 기자, 울산=김효경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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