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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아바타일 뿐.. 애착 버리고 애정 베풀라

권구성 입력 2021. 12. 06.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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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호 스님은 학창 시절 겨울산을 찾은 적이 있다.

그런데 냄비에서 펄펄 끓던 물이 월호 스님의 발등으로 쏟아졌다.

월호 스님은 최근 간담회에서 "유마경에 색즉시공·공즉시색·색즉시색, 3가지 경지가 다 들어 있다"면서 "코로나19 시대에 병고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면 아주 시의적절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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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호 스님 '유마경 강설' 펴내
코로나 시대 삶의 지혜 던져
월호 스님은 학창 시절 겨울산을 찾은 적이 있다. 지인들과 함께 북한산 정상까지 올랐는데, 춥고 배고파서 뭐라도 먹자는 생각에 물부터 끓였다. 그런데 냄비에서 펄펄 끓던 물이 월호 스님의 발등으로 쏟아졌다. 화상을 입은 월호 스님은 치료를 받기 위해 서둘러 하산하는데, 한 발짝 한 발짝 내딛는 것이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때 문득 ‘발등만 데어도 이렇게 괴로운데 이 세상에는 이것보다 더한 육체적 고통이나 정신적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내가 앞으로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살아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 순간 정신을 지배하던 고통이 사라졌다고 월호 스님은 기억한다.

최근 ‘유마경 강설(사진)’을 펴낸 월호 스님은 당시 기억을 회상하며 그것이 불교의 가르침이었다고 말한다. 대승반야부 계통에 속하는 유마경은 불교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경전으로 꼽힌다.

재가거사인 유마힐을 주인공으로 한 경전으로, 재가자를 주인공으로 한 경전은 유마경과 ‘승만경’뿐이다. 월호 스님은 최근 간담회에서 “유마경에 색즉시공·공즉시색·색즉시색, 3가지 경지가 다 들어 있다”면서 “코로나19 시대에 병고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면 아주 시의적절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병고를 겪을 때도 ‘내가 아닌 아바타가 아프구나’하면 병고에 대해 좀 더 객관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며 “명상을 한다고 해서 고통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책은 총 14장의 경전을 ‘제1막 암라팔리 동산과 유마방’, ‘제2막 유마의 텅빈 방’, ‘제3막 다시 암라팔리 동산’으로 정리한다. 월호 스님은 “금강경이나 화엄경, 무아경을 보면 허깨비 환이 나온다”며 “옛날 스님들은 환을 허깨비라고 번역했는데, 내가 아바타라고 번역하니까 사람들이 훨씬 잘 알아듣더라. 실체가 없지만 형상으로서 존재하는 게 아바타”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의 번뇌’는 ‘내’가 있기 때문”이라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이 몸과 마음 어디에 고정된 실체로서의 ‘나’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권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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