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찾은 교황 “포퓰리즘의 유혹에 전세계 민주주의 후퇴”

파리/정철환 특파원 2021. 12. 6.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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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4일(현지 시각) 서구 민주주의의 발상지인 그리스에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과 권위주의 정치의 전 세계적 부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4일 그리스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카테리나 사켈라로풀루 그리스 대통령과 아테네 대통령궁에서 열린 당국, 시민사회, 외교단과의 회의에 참석하여 연설을 하고있다./ EPA 연합뉴스

교황은 이날 아테네 대통령궁에서 카테리나 사켈라로풀루 대통령 등 그리스 정치인들을 만나 “이곳(그리스)에서 탄생한 민주주의는 지난 수천년간 (인류 문명에) 뿌리를 내려 오늘날 유럽연합(EU)의 탄생으로 연결됐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지금 유럽 대륙은 물론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현실을 보고 있으며, 이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교황은 “참여와 노력, 인내를 필요로 하는 민주주의의 ‘어려운 해답’보다, 권위주의의 독단과 포퓰리즘이 내놓는 ‘쉬운 해답’이 더 유혹적일 수 있다”면서 “사회적 안전에 대한 우려와 정체성 상실에 대한 두려움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회의(懷疑)가 나오기도 하지만, 그 해결책은 권위주의나 포퓰리즘이 아닌 ‘좋은 정치’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의 이날 발언은 극우 포퓰리즘 정당이 득세한 폴란드와 헝가리 등 일부 EU 회원국과 중국과 터키 등 권위주의 정부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폴란드와 헝가리는 자국 주권을 내세워 난민과 여성 인권 보장과 법치주의를 요구하는 EU와 갈등을 빚고 있다. 중국은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 탄압 증거가 잇따라 나오고 있고, 민주화를 요구하거나 정부에 불리한 발언을 하는 인사들을 투옥·감금하는 행태로 국제사회 비난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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