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풍향계] 크로스보더 M&A 활기..로펌 '외국변호사' 영입 경쟁

김종용 기자 2021. 12. 6. 06: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해 국내서 '조 단위' 크로스보더 딜 늘어
국내 로펌서 '몸값 높아진' 외국변호사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크로스보더(국경 간) 인수·합병(Cross-border M&A)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대형 로펌들의 외국변호사 영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데이터 제공사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크로스보더 M&A 총액은 지난 8월 기준 3조9000억달러(약 4650조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기록인 2015년 4조7000억달러(약 5610조원)와 비슷하거나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현재 자본시장은 ‘유동성 풍년’으로 거래 규모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국내에서 ‘조 단위’ 크로스보더 M&A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11월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를 3조5591억원에 인수했다. 하이퍼커넥트-엠지코리아서비스 인수(1조9096억원), 테일러메이드골프-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인수(1조8955억원) 등이 완료됐다.

이처럼 국내에서 크로스보더 M&A가 늘면서 국내 대형 로펌들이 외국변호사 모시기에 열중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해외변호사 자격에 M&A 자문 경험만 있으면 연차가 낮은 변호사라도 ‘몸값이 금값이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한다. 대형 로펌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외국변호사의 역할이 크게 없었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이 외국 기업을 인수하고 해외에 나가 조인트벤처 등 신사업에 진출하는 활동이 늘면서 로펌들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외국변호사 찾기에 열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평양은 일찍부터 외국변호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10년간 M&A 투자 자문을 진행하며 시장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김경석 뉴욕주 변호사와 마크조 뉴욕주 변호사를 영입했다. 김 변호사는 링크레이터스 홍콩·서울 사무소와 화이트앤케이스 서울 사무소, 아놀드 앤 포터 서울사무소에서 근무하며 경력을 쌓아온 M&A 전문가로 꼽힌다.

그 결과 태평양은 올해 조 단위 크로스보더 M&A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법률 자문을 맡아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했고, 글로벌 투자회사 칼라일그룹의 카페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 거래(약 1조원)도 담당했다. 거래 규모만 10조3100억원에 달하는 국내 크로스보더 M&A 역사상 최대 규모의 대형 계약으로 꼽히는 인텔의 SK하이닉스에 대한 낸드 사업부 매각 자문 결실도 맺었다.

태평양 관계자는 “국내서 해외 로펌을 선임하려면 비용이 비싼데, 우리나라 로펌에서 실력 있는 외국변호사를 영입하면 우리 고객들의 ‘리걸 피’(Legal Fee·법률서비스 비용)가 적게 들면서 서비스의 질은 좋아지게 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광장도 크로스보더 M&A 시장의 장기적인 확대를 염두에 두고 외국변호사를 찾고 있다.

지난해에는 하버드 로스쿨 출신 한지윤 변호사를 뽑았다. 올해에는 세계 3대 로펌 중 하나인 미국 폴헤이스팅에서 이예준 변호사를, 김장리에서 박혜근 변호사를 데리고 왔다. 최근에는 법무법인 화우에서 근무하던 이지민 변호사가 합류해 크로스보더 M&A 업무 중간층이 탄탄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장 관계자는 “그동안 장기적인 안목에서 시장에서 활발히 활동할 M&A 전문가를 키워내는 데 주력했고, 지난해부터 해당 업무를 위해 외국변호사를 영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율촌은 지난 9월 크로스보더 M&A 전문가 김치관 뉴욕주 변호사를 영입했다.

그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세계 최대 로펌으로 불리는 클리포드 찬스(Clifford Chance)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김 변호사는 알케미스트의 마그나칩 반도체 파운드리 부문 인수 자문과, 한국전력의 미국 캘리포니아 235MW 태양광 발전소 인수 자문을 담당했다.

아울러 율촌은 크로스보더 M&A가 활발해지면서 국제 분쟁이 증가하는 것을 고려해 김용상 외국변호사를 국제 중재 및 국제 소송 공동팀장으로 영입했다.

법무법인 바른은 올해에만 6명의 외국변호사를 영입했다.

김연희(중국)·윤혜원(미국 캘리포니아)·심정민(미국 워싱턴DC)·최윤영(미국 테네시)·이관행(미국 캘리포니아)·마이클 밴 멀켄(미국 미네소타) 변호사 등이다. 김중부 중국 변호사는 중국인민대학 법학과 졸업 후 광동신달로펌 베이징사무소 대표변호사를 거쳐 지난해 합류했다. 그는 한국 회사에 대한 다양한 특허 라이선스 계약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등 글로벌 자문에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바른 관계자는 “고객 수요에 맞춰 외국변호사를 상시 채용하고 있다”며 “늘어나는 국제 거래와 분쟁에 대응하기 위해 앞으로도 분야별 전문 역량을 갖춘 외국변호사 영입에 선제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