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TV시장, OLED '대동단결'의 의미

백유진 입력 2021. 12. 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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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D, 지난달 QD-OLED 양산 시작
삼성 OLED 진출..이재용 투자 발언 2년만
수율·생산량 문제 관건..OLED 시장 확대 기대

내년 TV 시장에 또 한 번의 지각변동이 예고됐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양산을 시작하면서죠. LG전자가 OLED TV 시장에서 선두를 구축한 가운데, 삼성전자도 OLED TV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셈입니다.

글로벌 TV 시장의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TV 시장의 판도가 LCD에서 OLED로 바뀌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다시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D, QD-OLED 양산 시작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30일 충남 아산캠퍼스에서 출하 기념식을 열고 QD-OLED 양산을 시작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QD 디스플레이 투자를 선언한 지 약 2년여만이죠.

이 부회장은 2019년 아산사업장을 찾아 QD-OLED 생산시설 구축 및 연구개발에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의 저가 공세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라인을 QD로 전환했고 지난달 본격 양산에 돌입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QD-OLED 양산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4분기 QD 디스플레이 양산을 시작해 제품을 출하, 내년부터 세트 시장에 공개하는 계획이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LCD에서 QD 디스플레이로의 재편을 계획대로 마무리하고 QD 디스플레이를 통한 프리미엄 TV 제품군에서 리더십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죠.

삼성-LG표 'OLED' 뭐가 다를까

삼성디스플레이는 컨퍼런스콜에서 "QD 디스플레이는 색 재현율, 시야각, 휘도 측면에서 기존 제품 대비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QD디스플레이 구조도./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는 무기물인 '퀀텀닷(양자점)' 물질을 활용한 디스플레이인데요. 발광원 위에 초미세 반도체 입자인 '퀀텀닷' 컬러필터를 올려 색을 내는 방식입니다. LG디스플레이의 WOLED가 흰색 발광원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는 빛의 3원색인 적·녹·청 중 청색을 발광원으로 사용합니다.

발광원에서 발생한 빛이 QD발광층에 도달하면 이때 청색빛 에너지를 받아 QD 소자가 스스로 색을 전환해 발광하기 때문에 빛의 활용효율이 높다는 것이 삼성디스플레이 측 설명입니다. 또 청색이 다른 색상에 비해 에너지가 강한 파장대라, QD 광변환시 효율이 우수하고 밝은 빛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하죠.

LGD 3년 걸린 수율…어떻게 잡을까

그동안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의 수율(생산품 중 양품의 비율) 문제를 빠른 시간 안에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OLED는 TV용 대형 패널로 만드는 기술이 어렵고, 불량률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죠. 실제로 LG디스플레이도 OLED 수율을 80%까지 끌어올리는 데 3년가량 소요됐습니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수율 문제를 일정 부분 해결했다고 합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최근 임직원과 소통하는 자리에서 "현재 QD 디스플레이 수율이 기대 이상으로 나오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를 생산하는 8.5세대 Q1라인의 월 생산능력은 3만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55인치와 64인치 TV를 연간 180만대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인데, 수율 등을 고려하면 연간 최대 100만대 정도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이는 삼성전자의 연간 TV 판매량인 약 5000만대의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최대 공급을 가정해도 2% 수준이죠.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물량을 삼성전자가 전부 사들이는 것도 아니고요.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 등이 삼성디스플레이의 주요 고객사가 될 것으로 점찍고 있습니. 삼성전자로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양산 라인 확대와 수율 개선이 절실한 셈입니다.

디스플레이 '동맹설' 나오는 이유

일각에서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에 손을 벌릴 것이라고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후발주자로 뛰어든 OLED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뒤받쳐줘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QD-OLED 수율과 생산량은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입니다.

LG디스플레이 OLED TV 패널./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OLED 패널을 공급할 것이라는 소문은 올해 상반기부터 시장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와의 계약 논의를 꾸준히 부인하고 있죠. 삼성전자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와의 OLED 패널 공급 계약설은 사실무근"이라며 강력히 선을 그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에서 패널을 공급받기 어려운 문제도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와 LG디스플레이의 WOLED의 기술적 차이 때문에, 두 패널을 사용하는 제품을 한 가지 모델로 정의할 수 없어서죠. 

이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패널 기술이 다르기 때문에, LG디스플레이에서 패널을 공급받으면 QD-OLED가 아닌 또 다른 TV 라인업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OLED 시장, 한국이 잡는다

업계에서는 수율·생산량 문제는 남아있더라도, OLED TV의 대중화가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시장 진입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합니다. 시장 참여가 많아져 OLED 생태계가 확산되면, 패널 가격이 하락해 제품 가격도 낮출 수 있게 됩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글로벌 OLED 시장이 올해 약 65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지난해 365만대 수준에서 약 80% 성장한 셈이죠. 옴디아는 시장 규모를 올 상반기까지 580만대 수준으로 예상했다가 지난 6월말 610만대로 한 차례 상향 조정했고, 최근 다시 한 번 전망을 높여 발표했습니다.

특히 이는 연간 TV 시장의 규모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는 비교됩니다. 전체 TV 시장 규모 감소 속에서도 OLED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셈이죠. 올 3분기 글로벌 TV 시장은 5039만8000대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6290만9000대)보다 20% 이상 감소했습니다.

사실상 LG디스플레이가 독점하고 있던 대형 OLED 시장에 삼성디스플레이가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을 다시 주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과거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중국의 LCD 저가 정책에 밀려 글로벌 수위를 내준 바 있죠. 하지만 현재 OLED 시장에서는 CSOT, BOE 등 중국 기업들이 투자를 연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QD OLED TV 출시는 OLED TV 생태계 확대와 표준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삼성의 OLED TV 시장 진입으로 글로벌 OLED TV 업체가 20개를 넘기며 생태계 확대 속도가 예상을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가 탑재된 삼성전자의 TV 신제품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IT쇼인 CES2022에서 공개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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