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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출새]"성관계 소리 녹음, 무고죄 예방 vs 성범죄 신고용"

박준범 입력 2021. 12. 06. 09:13 수정 2021. 12. 0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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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1년 12월 6일 (월요일)

□ 진행 : 황보선 앵커

□ 출연자 : 구자룡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황보선 앵커(이하 황보선): 대선 후보자 간 지지율이 근접하면서 각 후보의 정책공약에 관해서도 관심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그 중 오늘은 윤석열 후보가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를 언급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를 젠더이슈와 무고죄 측면에서 법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구자룡 변호사, 안녕하세요?

◆ 구자룡 변호사(이하 구자룡): 안녕하세요.

◇ 황보선: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가 대선 공약 중 젠더이슈의 핵심으로 등장해서 논란이 뜨겁죠? 어떤 내용인가요?

◆ 구자룡: 윤석열 후보는 '성폭력 특별법에 무고 조항을 신설할 것'이라는 입장을 공식화 하면서 논란이 뜨겁습니다. 기존 형법 규정의 무고죄 처벌 조항이 솜방망이 처벌로 이어졌으니 특히 성범죄에 관한 무고죄는 성범죄 관련 특별법에 함께 규정해서 처벌을 강화하고 거짓말 범죄를 근절하겠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선거의 핵심으로 떠오른 2030 중에서도 특히 '이대남'이라고 불리는 20대 남성들의 표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관해서는 윤석열 후보 캠프에 영입된 대표적인 페미니스트 인사인 이수정 교수가 '무고죄 처벌 강화에는 동의한다. 필요하다면 성폭력 처벌법에도 무고죄가 들어가는 게 맞다. 하지만 그것이 우선순위는 아니다. 여성정책의 공백이 보인다'라고 의견을 밝혀서 전체적 방향에는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인터넷 여론에서는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습니다. '이수정 교수도 동의한다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의견도 있지만 '표심을 생각해서 그렇게 이야기했을 뿐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말로 뒤로 밀어버리면 사실상 반대하거나 필요성을 충분히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결과 아니냐'는 의견까지 여러 의견들이 이어졌습니다.

◇ 황보선: 이수정 교수가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영입반대를 주장했던 것과 연결된 평가로도 볼 수 있을 텐데, '페미니스트라서 반대한다'는 것도 헌법정신을 생각해보면 참 쉽지 않은 문제겠죠?

◆ 구자룡: 네, 저도 가볍게 다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이수정 교수가 국민의힘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될 때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까지 있었고 이준석 대표도 부정적 시각을 보인바 있었는데, 이것도 페미니즘과 헌법정신 차원에서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젠더갈등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고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도 그래서 더 민감한 문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논의 그 자체를 맑은 눈으로 살펴봐야지, '페미니즘'을 결부시켜서 성 대결 양상으로 사안을 바라보는 것은 쟁점을 제대로 바라보는데 오히려 방해가 될 뿐입니다. 먼저, 우리가 페미니즘을 서로 다른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페미니즘은 사실 범주가 매우 넓은데, 그래서 개념을 서로 상반되게 사용하는 경우도 자주 발견되곤 합니다. 실제로 페미니스트로 꼽히는 외국 인사들을 보면 발레리 솔라나스 같은 경우에는 '여성들만으로 무성생식이 가능해지면 남성은 모두 없애버려야 한다'라는 과격한 주장을 한 사람도 있었고, 그 반대쪽에는 '페미니즘을 위해서는 성별에 기반한 차별과 가부장제 철폐가 핵심인데, 그 원인 중에는 여성의 잘못도 있다'고 분석하는 온건파도 존재합니다. 저는 벨훅스나 우에노치즈코의 책을 읽어보고 페미니즘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고, 우리가 페미니즘의 아주 좁은 한 주장에 불과한 극단적 주장을 전체인 듯이 생각하고 페미니즘을 여성과 남성의 대결구도로 치부하는 것은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남성뿐 아니라 여성에게도 해당하는 말일 것입니다. 벨 훅스 같은 경우에는 '가부장제가 뿌리 깊게 박힌 원인에는 어머니가 아들과 딸을 그렇게 교육하는 원인도 크다'라고 분석했는데, 그 주장이 미국 페미니스트들에게 상당한 공격을 받았던 과정을 담담하게 기술하고 있었습니다. 페미니스트의 주장 중 헌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주장은 가치를 상실하는 것이고, 헌법정신에 부합하는 페미니즘의 원류로 돌아가 생각해 본다면 '페미니즘적 사고는 우리 모두가 삶을 돌보고 긍정하는 방식으로 정의와 자유를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준다'는 벨훅스의 말을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황보선: 형사처벌 규정에 관한 분석도 필요할 텐데, 무고죄와 관련한 문제 상황은 어떤 건가요?

◆ 구자룡: 무고죄는 형법 제156조에 규정되어 있는데,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반면, 형법은 대표적 성범죄인 강간죄에 '제297조(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형법은 최소 유기징역이 1월 이상입니다. 따라서 10년 이하의 징역이란 것은 1월부터 10년까지이고,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은 3년부터 30년까지입니다. 법정형 자체도 굉장히 차등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실무를 살펴보면, 최근에는 강간죄는 물론이고 강제추행죄에서도 죄를 시인하지 않고 합의가 되지 않으면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상당수 존재합니다. 유명했던 '곰탕집 사건'의 경우에는 '식상 카운터 근처에서 다른 손님의 엉덩이를 잡았다가 놨다'는 내용이 문제되어 1심에서는 초범임에도 실형이 선고되기도 했었습니다. 결국 상급심에서 집행유예가 되기는 했지만 구속까지 되었었기 때문에, 요즘 성추행 사건도 형량이 상당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성추행도 이런 상황이라서 당연히 강간죄의 경우에는 초범이라도 곧바로 실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실형일 뿐만 아니라 형량도 매우 높습니다. 반면, 무고죄는 성범죄에 관한 무고죄라도 초범인 경우에는 집행유예가 되는 사례가 다수입니다. 설령 실형이 선고되더라도 당연히 성범죄 사건의 형량과는 하늘과 땅차이입니다. 최근 이런 문제인식에 의해 성범죄 무고죄도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늘고는 있지만 성범죄 성립의 부담을 안고 있는 사람과 무고죄 성립의 부담을 안고 있는 사람 사이의 처벌 부담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이것이 일반 형법 규정만으로도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데 성폭력 특별법이 적용되어 가중처벌 되는 사안이라면 차이가 더욱 벌어지게 됩니다.

◇ 황보선: 무고죄가 생각보다 많이 발생하는 범죄인가요?

◆ 구자룡: 성범죄를 포함해서 전체 무고죄 발생 건수를 보면 정말 깜짝 놀랄 수준입니다. 경찰 통계에 의하면 2019년에 무고죄를 입건해서 검찰에 송치한 숫자가 1년에 1만 건 이상이었던 것으로 확인됩니다. 지금 젠더이슈와 대선까지 맞물리면서 성폭력 범죄에 관한 무고죄가 가장 논란이 되고 있어서 그렇지 전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무고죄를 가벼이 여기고 무고 범죄를 저지르는 건수는 절대 무시할 수준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것은 젠더를 이유로만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많이 발생하는 무고죄 중에서 여성이 남성에게 성폭력 범죄에 관해서 무고를 하는 것이 없다고 단언할 수 있는가?'라는 측면에서 문제 삼는 것이라는 주장이 더 힘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 황보선: 무고죄가 이렇게 많이 발생하는 원인이 있을까요?

◆ 구자룡: 무고죄가 생각보다 처벌 대상이 되는 경우가 드물다는 측면이 있고, 특히 그 중에서도 성범죄 관련 무고죄는 증거가 없어서 더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방금 1년에 1만 건 이상 발생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이 중에서 실제 기소되는 사건은 300건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무고 사건이 문제되더라도 재판까지 가는 것 자체가 3%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그 중에서 성범죄 관련 무고죄는 더 다루기가 어렵습니다. 성범죄 관련 증거도 없지만 반대로 무고죄 관련 증거도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심지어 가해자가 성범죄에 관해서 무죄를 선고받더라도 피해자 역시 무고죄에 관해서 무죄를 선고받는 경우도 자주 발생합니다. 양쪽 다 그 범죄의 유죄 성립 증거를 요구하기 때문에 성범죄가 무죄가 되었더라도 이것은 성범죄의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평가이지 그것이 반대로 무고죄의 입증으로 전환하여 인정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 황보선: 지금 젠더이슈로 첨예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사실 성범죄는 남성도 피해자일 수도 있고, 남성이 성범죄에 관해서 무고를 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 구자룡: 네, 맞습니다. 게다가 동성에 의한 강간, 여성이 공범이 된 성범죄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이것까지 포함하면 성별에 따라 가해자와 피해자로 구별하는 것도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형법에서도 강간죄는 과거 '부녀'를 범행객체로 규정하고 있었지만 '사람'으로 범위를 확대하는 것으로 개정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밖의 추행 등의 성범죄는 그 이전부터도 남녀 구분없이 모두가 범행의 가해자가 될 수 있고 피해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성범죄는 힘을 포함한 권력관계에서 벌어지는 범죄라는 측면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범죄와 관련해서는 성범죄는 남성이 저지르고 무고죄는 여성이 저지른다는 것도 착시에 불과하기도 합니다. 여성도 가해자가 될 수 있고 남성도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남성이 여성에게 추행을 당했다고 고소하는 사례도 있고, 그것이 무고인 사례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반대로, 남성이 성범죄로 고소당했을 때 도리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피해자를 상대로 '피해자라면서 나를 성범죄로 무고했다'라고 피해자를 고소해서 가해자에게 무고죄가 추가로 성립하는 사례도 상당수 존재합니다.

◇ 황보선: 성폭력 범죄 관련해서 무고죄가 문제되었던 최근 사례들은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 구자룡: 최근 사례로는, 청주지법에서 선고한 사건인데, 자신의 직장 동료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허위로 고소한 30대 여성에게 징역 2년 실형을 선고한 사건이 있습니다. 이 여성은 회사 기숙사와 모텔에서 2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녹취록과 이 여성이 먼저 안부 메시지와 이모티콘을 보내며 우호적인 대화를 한 사정 등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는 점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여성은 직장 동료와 모텔에서 나와 함께 출근하기도 했는데, 그 후 성폭행을 당했다며 무고했던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또, 외도 사실을 남편에게 발각 당하자 '강간당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외도 상대방을 강간죄로 고소했다가 무고죄로 실형이 선고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내용을 살펴보면, 여성이 외도 상대방에게 '이혼녀'라고 속이고 성관계를 가졌던 것으로 확인되어 상대방 남성으로서는 정말 아닌 밤중에 날벼락 같은 사건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와 반대로 남성이 성범죄와 관련해서 무고죄가 되었던 사건도 있습니다. 상급자인 군인이 부하 여군을 추행하고도 가해 사실을 부인하기 위해서 '난 성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는데 여군이 허위로 고소한 것이다'라며 피해자인 여군을 무고죄로 고소하기까지 했던 사건입니다. 이것은 가해자가 성범죄에 추가로 무고죄까지 저지른 경우로서 전형적인 2차가해 사건이었습니다.

◇ 황보선: 성범죄가 '성인지감수성' 법리의 등장 이후 다른 범죄 보다 유죄 인정이 쉬워진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있는데, 그래서 그 역작용으로 성관계를 녹음하는 경우가 많아져서 이것도 논란이 되고 있죠?

◆ 구자룡: 네, 맞습니다. 그런 영향이 현실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방금 제가 소개드렸던 여성이 무고죄를 저질렀던 사건은 모두 남성들이 성관계를 녹음한 파일이 있었기 때문에 혐의를 벗었고 무고죄 처벌까지도 가능했던 경우였습니다. 그래서 실제 사건에서도 성관계 중 녹음이 증거로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어서 '녹음은 필수'라는 등 왜곡된 인식까지 널리 퍼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문제도 논란이 뜨거웠기 때문에, 이에 관해서는 작년에 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성관계 몰래 녹음 시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법률'을 발의해서 이것도 논란이 되었습니다. '무고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사전 봉쇄한다'는 논란뿐만 아니라, '반대로, 여성이 성범죄 피해자로서 당시 상황을 녹음해도 처벌되는 것이냐'라는 논란까지 발생했던 것입니다. 이 법안이 결국 입법화되지는 않았기에 현행법상 통신비밀보호법에 의해서 대화를 나누는 당사자 사이의 대화녹음은 여전히 범죄가 아닙니다. 하지만 애정관계에서 맺어지는 성관계에서 '이 상황에 관해서 나중에 증거가 필요할 수 있다'라거나 '녹음 되고 있을 수 있다'라는 생각이 양측에게 존재하게 된 것은 젠더갈등이 낳은 그늘진 현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황보선: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구자룡: 고맙습니다.

YTN 박준범 (pyh@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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