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인도주의 볼모로 '하이브리드 전쟁'에 이용되는 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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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년간 중동에서 몰려드는 난민들로 유럽 전역이 홍역을 앓는 것을 지켜본 벨라루스 등의 독재 정권이 난민을 국가에 대한 '군사적 공격'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벨라루스에는 현재 1만5000~2만명의 난민이 EU로 입국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벨라루스의 난민공세가 사실상 군사적 공격이나 다름없으며 현대 전쟁의 범주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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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EU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난민 뿌려
"인도주의 명분으로 난민 보내 국가위기 초래 목적"
지난 수년간 중동에서 몰려드는 난민들로 유럽 전역이 홍역을 앓는 것을 지켜본 벨라루스 등의 독재 정권이 난민을 국가에 대한 ‘군사적 공격’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난민이 그 자체로 무기가 되어 국가간의 전쟁의 양상을 바꾸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난민 뿌리기’가 군사적 행동 없이 인도주의적 호소로 한 국가, 혹은 국가간의 동맹을 무너뜨리는 새로운 범주의 전쟁이라고 강조하며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의 한 형태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5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유럽행 중동 난민들의 행렬이 EU를 분열시키고 독재자들이 원하는 전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효과적 수단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벨라루스에는 현재 1만5000~2만명의 난민이 EU로 입국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이 중동 출신인 이들은 독일, 프랑스 등 EU국가들로 가기 위해 집단적으로 벨라루스와 폴란드 국경을 넘으려 시도중이다. 이에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은 중동 난민들의 불법 입국을 막기 위해 국경에 철조망을 설치하는 한편 군을 동원해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문제는 이 난민들이 벨라루스를 떠나 유럽으로 떠날 수 밖에 없는 배경이다. FT는 “벨라루스의 루카센코 대통령은 난민들을 방문해 ‘유럽으로 떠난다면 당신들을 구타하거나 목조르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으며 난민들을 폴란드 국경으로 몰아붙였다”고 지적했다.
벨라루스 정부가 조직적으로 난민들을 폴란드와 벨라루스 사이의 숲에 풀어놓는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현재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이라크 등에서 온 이들 난민은 지난 8월부터 벨라루스·폴란드 국경 철조망 앞 숲에 캠프를 차리고 폴란드 진입 허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처럼 벨라루스가 폴란드에 난민을 떠밀고 있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벨라루스와 EU와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벨라루스는 국경을 맞댄 폴란드, 리투아니아와는 달리 친러시아 성향을 띤 나라다. 지난해에는 루카센코 대통령의 부정선거에 반대하는 시위대 10만명을 무자비하고 탄압하며 ‘유럽의 북한’이라는 오명도 쓰고 있다.
이후 루카센코 정권의 폭정이 언론 탄압과 같은 극단적인 방식으로 나타나자 EU가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다. 대선 부정 선거, 언론 탄압, 반정부 인사 체포 등이 일어날 때마다 EU는 벨라루스에 대한 제재 수위를 올려왔으며 최근에는 EU 소속 국가에 있는 벨라루스 주요 인사들의 자산도 동결됐다.
전문가들은 벨라루스의 난민공세가 사실상 군사적 공격이나 다름없으며 현대 전쟁의 범주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셉 보렐 EU 외교정책 대표는 지난달 EU의 새로운 대외정책을 발표하며 “전쟁과 평화의 고전적 구분이 더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며 “흑백을 구분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복합적인 상황들로 가득차게 됐으며 그것이 우리가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에서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1월 폴란드의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폴란드가 “30년 만에 가장 위험한 공격을 받고 있다”고 선언하며 “이번 공격 목표는 EU 내 혼란을 일으키는 것이다. 공격의 배후에는 러시아가 있으며, 난민을 이용한 하이브리드 공격은 폴란드 역사의 일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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