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바이든, 中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금주 발표"

미국이 내년 2월 중국에서 열리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diplomatic boycott)을 이번 주에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미 CNN이 6일(현지 시각)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외교적 보이콧은 올림픽 개·폐막식에 정부를 대표하는 인물이나 정치인 등 공식 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행위다. 선수들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중국이 신장 위구르자치구 소수 민족에 대한 인권 탄압과 이른바 ‘펑솨이 사태’ 등으로 국제적인 비판을 받고 있는 만큼, 바이든 행정부 차원의 대표단 파견을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외교적 보이콧을 언급한 건 지난달 18일이다. 그는 워싱턴 백악관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3국 정상회의를 하기에 앞서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같은 달 15일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지 사흘 만에 나온 것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당시 브리핑에서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검토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중국이 보인 인권 관행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했었다. 로이터는 미국의 외교 보이콧이 현실화할 경우 유럽을 중심으로 서방 국가의 연쇄 보이콧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호주와 영국이 실제 베이징 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중국 여자 테니스 스타 펑솨이의 성폭행 폭로와 중국 당국의 은폐 시도는 외교적 보이콧 논란을 부채질했다. 세계여자테니스협회(WTA) 투어가 앞으로 중국에서 열리는 모든 대회를 보류하겠다며 중국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했기 때문이다. 펑솨이는 지난달 장가오리 전 중국 국무원 부총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으나 당국이 이를 덮으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인권 탄압 문제를 이유로 외교적 보이콧 가능성을 시사한 미국과 영국, 호주, 일본 등은 또 하나의 명분을 얻은 셈이다.

다만 외교적 보이콧을 논의해온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이번 사안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고 CNN은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올림픽 참석 여부를 인권 문제와 연계하는 것은 스포츠를 정치화하는 것”이라며 미국 등 서방 국가가 올림픽을 ‘정치쇼’로 여기고 있다고 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성폭행을 은폐하고 인권 탄압 문제를 ‘서구의 공격’으로만 치부한 중국이 각국의 외교적 보이콧을 자초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