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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고발사주' 막히자 '판사문건' 尹겨냥..野 "표적수사"

하남현 입력 2021. 12. 0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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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의 무게 중심을 ‘고발 사주 의혹’에서 ‘판사 사찰 문건 의혹’으로 옮기는 모양새다. 핵심 피의자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에 대한 영장 청구가 잇달아 기각되며 고발 사주 의혹 수사 동력이 크게 떨어지면서다. 판사 사찰 문건 의혹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입건된 사건이다. 이에 야당에선 ‘윤석열 표적 수사’란 비판이 이어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판사 사찰 문건 의혹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김진욱 공수처장이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판사 사찰 문건 거론 판사들에 ‘의견 청취’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날 판사 사찰 의혹 수사를 위해 손 검사를 불러 조사하려 했다. 고발 사주 의혹 사건과 관련해 손 검사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된 당일인 지난 3일 공수처는 손 검사 측에 이날 소환 조사를 통보했다. 하지만 손 검사 측이 일정 재조율을 요청하면서 이날 조사는 불발됐다.

앞서 공수처는 해당 문건에 거론된 판사들에 대해 지난달 우편 등을 통해 의견을 물었다. 판사 사찰 문건 의혹은 지난해 2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 소속 검사가 ‘주요 특수‧공안사건 재판분석’이란 제목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등 주요 사건 담당 재판부 판사 37명에 대한 출신 학교, 주요 판결, 세평 등이 적힌 9쪽 분량의 문건을 작성해 반부패부 등 검찰 내부에 배포했다는 게 주 내용이다. 이 사안은 법무부가 검찰총장이던 윤 후보에 대해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린 근거 중 하나가 됐다.

공수처는 “해당 문건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 “문건의 존재와 내용을 알고 난 뒤 이것이 재판에 영향을 미쳤느냐” 등에 대해 질의했다고 한다. 공수처 측은 “정식 서면 조사가 아니라 말 그대로 의견을 청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발 사주 의혹 수사에 화력을 쏟아부었던 공수처가 손 검사에 대한 잇따른 영장 기각으로 손 검사에 대한 혐의 입증은 물론 윤석열 후보 등 ‘윗선’에 대한 수사가 가로막히자 판사 사찰 문건 의혹으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공수처는 지난달 22일 윤석열 후보를 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손 검사도 피의자 신분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서울고검 2월 무혐의 처분한 사건…공수처 재수사 결론 달라질까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0월 윤 후보의 징계처분 취소 소송 1심 선고 공판에서 윤 후보가 검찰총장 당시 받은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윤 후보가) 위법하게 수집된 개인정보를 삭제‧수정 조치하지 않고 오히려 문건을 대검 반부패부와 공공수사부에 전달하도록 지시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공수처의 수사 착수 근거가 된 판결이기도 하다.

반면 서울고검은 앞서 지난 2월 ‘혐의없음’ 처분했다. “사건 관계인들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성립 여부에 대해 법리 검토를 했으나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런 만큼 공수처가 판사 사찰 문건 의혹 수사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사실상 공수처의 역량을 총동원한 고발 사주 의혹 수사도 결과적으로 빈손”이라며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 판사 사찰 문건 수사에서 검찰의 처분을 뒤집을만한 증거를 찾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野, “고발 사주 안 되니 판사 사찰로…전형적인 먼지떨이 수사”

대선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야당 대선 주자에 대한 잇따른 수사에 따른 ‘선거 개입’ 비판도 공수처엔 부담이다. 당장 야당은 ‘먼지떨이식 수사’라는 비판을 내놨다. 최지현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공수처는 고발 사주 프레임이 먹히지 않자 심지어 이번에는 판사 사찰 의혹으로 수사 방향을 돌렸는데, 전형적인 먼지떨이식 표적 수사”라고 주장했다.

공수처는 윤 후보 관련 옵티머스 펀드 사기 부실 수사 의혹,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공수처는 수사 방해 의혹과 관련 윤 후보에 대한 서면 조사를 하기도 했다. 윤 후보 측은 “법무부와 대검 합동 감찰에서도 별다른 문제점이 없음을 확인한 바 있다”며 “공수처가 재차 윤 후보를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하는 법리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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