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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다 죽지않게"..추모위·노동계 故 김용균 3주기 추모주간 선포

신진호 입력 2021. 12. 0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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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11일 충남 태안군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으로 일하던 고(故) 김용균(당시 25세)씨가 오전 3시20분쯤 숨진 채 발견됐다. 태안화력발전소 9·10호기 석탄운송용 컨베이어벨트에 끼인 상태였다.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 소속으로 1년짜리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그는 석탄 상하탄 설비 운전·점검 업무를 맡고 있었다.

2018년 12월 11일 숨진 고 김용균씨(당시 25세)가 2018년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뉴스1]


사고 전날인 10일 후 6시쯤 현장근무에 투입된 김씨는 오후 10시20분쯤 동료직원과 통화한 뒤 사고 현장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폐쇄회로TV(CCTV)에 잡혔다. 그 뒤로 연락이 끊겼다. 2인 1조 근무원칙이었지만, 그는 혼자 근무를 하다 어둠 속에서 숨을 거뒀다. 김씨가 숨진 뒤 열흘 만에 그가 생전에 사용하던 휴대전화 속 동영상이 유가족을 통해 공개됐다. 숨지기 닷새 전으로 동영상에는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열악한 근무환경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한밤중 혼자서 작업하다 숨져


그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동영상에서 김씨는 휴대전화 불빛을 이용해 석탄을 발전기로 옮기는 컨베이어를 점검했다. 컨베이어를 빠르게 움직이도록 돌아가는 아이들러(롤러)도 꼼꼼하게 촬영했다.

김씨의 죽음 이후 산업안전보건법은 28년 만에 전면 개정됐다. ‘김용균법’으로도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이 전면 개정됐다. 김씨 어머니의 단식투쟁으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김씨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는 원청(한국서부발전)과 하청업체(한국발전기술) 관계자에 대한 재판은 사고 발생 3년이 지나도록 1심 문턱도 넘지 못했다.

故(고) 김용균 3주기 추모위원회와 노동계 관계자드링 6일 충남 태안군 한국서부발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고 김용균씨 사망 3주년을 맞아 추모위원회와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는 6일부터 10일까지를 ‘고 김용균 3주기 추모기간’으로 정하고 현장 추모제와 추모 결의대회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추모위와 민노총은 6일 낮 12시 충남 태안 한국서부발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하다 죽지 않고, 차별받지 않는, 평등한 일터를 향해”를 주장하며 추모주간을 시작했다.


추모위원회, 현장추모제·촛불 행진


기자회견에서 추모위와 노동계는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 이후 정부는 위험의 외주화, 비정규직의 현실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위험상황에서 비상정지 버튼조차 누를 수 없는 현장이 여전하다”며 “여전히 열악한 사업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법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자들이 억울한 죽음의 행렬을 멈추고 진짜 책임자의 권한만큼 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김용균 3주기는 그의 죽음을 추모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김용균’이라고 외쳤던 그 마음을 다시 되새기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28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정문에서 열린 '청년비정규직 고(故 )김용균 추모조형물 제막식'에서 참석자들이 故김용균를 추모하며 조형물 앞에 꽃을 꽂고 있다. 뉴스1


김용균 3주기 추모위와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는 7일 낮 12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현장 추모제, 10일 오후 7시 서울에서 촛불 행진을 이어갈 예정이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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