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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 한다" 동생과 함께 친할머니 살해한 10대 손자 무기징역 구형

김정석 입력 2021. 12. 0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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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친할머니를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를 받는 10대 형제가 지난 8월 31일 오후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고교 3학년 A군(18)과 동생 B군(16). 뉴스1

친할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10대 손자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6일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김정일)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A군(18)에 대해 이같이 구형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탁 30년, 보호관찰 5년, 야간외출제한 등도 함께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형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기소된 동생 B군(16)에게는 징역 장기 12년, 단기 6년형을 구형했다.

검찰에 따르면 A군은 친할머니(77)를 살해하고, 친할아버지(92)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존속살해, 존속살해미수)를, B군은 이를 방조한 혐의(존속살해방조)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8월 30일 0시10분쯤 대구 서구 비산동 주거지에서 친할머니가 잔소리를 한다는 이유로 흉기를 수십 차례 휘둘러 할머니를 살해하고 할아버지도 함께 살해하려고 했다가 경찰에 현장에서 붙잡혔다.

검찰 측은 범행 전날 할머니가 형제들을 향해 “부식카드로 먹을 것을 왜 사오지 않았느냐. 20살이 되면 집에서 나가라”고 하자, A군이 B군에게 스마트폰 메시지를 보내 “할머니 죽일래? 즐기다 자살하는 거지”라고 보냈다고 설명했다.

A군은 할머니를 살해한 후 할아버지에게 “할머니도 간 것 같은데 할아버지도 같이 갈래? 이제 따라가셔야지”라고 말했다. 이에 할아버지가 두 손으로 빌면서 살려달라고 하고 B군이 할아버지는 살해하지 말자고 해 범행은 미수로 그쳤다.

B군은 범행 과정에서 A군이 “할머니가 소리 지르는 것이 새어나가지 않게 창문을 닫으라”고 하자 창문을 닫고 A군의 지시에 따라 현관문을 닫는 등 범행을 도운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공판에서 A군 변호인 측은 “할머니가 지속적으로 ‘성인이 되면 독립하라’는 말을 해 피고인의 불안 심리가 상당히 컸던 상황이었다. 검찰 주장처럼 계획적인 범행이 아니었다”고 선처를 부탁했다. A군은 신문 과정에서 눈시울을 붉히며 “동생은 제가 다 시켜서 한 것이다. 잘못한 것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형제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20일 열릴 예정이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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