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못이겨" 주식 정설 깼다..평균 수익 11%, 펀드매니저 힘
'사람은 시장을 이기지 못한다'는 게 주식시장의 정설이다. 지난 수년간 주식형 펀드의 인기가 줄고, 펀드매니저들의 어깨에 힘이 빠진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증시 격언에 균열이 생겼다. 지난 5월 등장한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시장 수익률을 넘어서는 성적을 내면서다.
액티브 ETF는 펀드매니저가 투자 종목과 비중을 정해 운용하는 ETF다. 주가지수 등을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패시브(인덱스형) ETF와 달리 비교지수(벤치마크) 대비 초과 수익을 노린다. 액티브 펀드와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ETF의 장점을 합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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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지수 대비 수익률 20%P 높은 곳도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월 25일 상장한 액티브 ETF 8종목의 약 6개월 수익률(지난달 30일 기준)은 평균 10.88%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9.7%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비교지수와 비교해도 모든 종목이 초과 수익을 냈다.
이 기간 TIMEFOLIO BBIG액티브 ETF 수익률은 15.55%로, 비교지수인 KRX BBIG K-뉴딜지수 수익률(-4%)보다 19.56%포인트 높았다. 펀드매니저가 그만큼 잘 운용했다는 뜻이다.
문경석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 본부장은 "헤지펀드 운용사인 만큼 전문성을 갖춘 펀드매니저의 운용 역량을 ETF에 녹여내는 데 집중했다"며 "특히 섹터에 대한 비중 조절은 물론, 섹터 내 대장주 외 다른 종목을 적극적으로 편입하는 방식으로 좋은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그 뒤로 네비게이터 친환경자동차 밸류체인액티브 ETF와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 ETF가 비교지수 대비 각각 13.41%포인트, 13.25%포인트 더 높은 수익을 냈다. ETF 수익률만 놓고 보면 TIGER 글로벌BBIG액티브 ETF가 26.75%로 가장 높았지만, 비교지수인 미국 나스닥100 수익률과 비교하면 0.05%포인트 추가 수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국내의 주식형 액티브 ETF 시장은 걸음마 단계다. 2017년 채권형에 한해 출시됐고 주식형은 지난해 9월 상장했다. 그마저도 인공지능(AI)이 매니저를 대신한 반쪽짜리 상품이라, 지난 5월 나온 8종목이 사실상 주식형 액티브 ETF의 '시작'인 셈이다. '돈나무 언니'라 불리는 캐시 우드가 최고경영자(CEO)인 아크인베스트의 액티브 ETF가 고수익으로 주목받은 게 계기가 됐다.
이들 8개 액티브 ETF가 선전하며 시장의 몸집도 빠르게 불어났다. 돈이 몰려들고, 액티브 ETF 시장에 뛰어드는 운용사도 잇따랐다. 국내 액티브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달 30일 기준 4조5309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1292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같은 기간 종목 수는 14개에서 38개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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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별 옥석 가리기 중요"
액티브 ETF 시장의 성장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공모펀드 시장의 투자 대안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운용사들 사이에서 액티브 ETF가 시장의 돌파구란 인식이 팽배해졌다"며 "투자자 입장에선 펀드매니저의 역량에 따라 수익률이 갈리기 때문에 종목별 옥석 가리기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도 일부 풀린다. 현재 주식형 액티브 ETF는 비교지수와의 상관계수를 0.7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비교지수에 70% 이상 수익률이 연동되는 것이다. 상관계수를 낮출수록 매니저들이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다. 미국엔 상관계수 규정이 없다. 송영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는 "액티브 ETF의 상관계수를 0.7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금융위원회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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