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X세대 이후 임원 절반 육박..네·카는 90% 이상

백일현 입력 2021. 12. 6. 17:30 수정 2021. 12. 6.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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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 임원 중 X세대 이후(1969년생 이하) 임원이 절반에 육박했다. 임원 세대 교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 분석 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6일 국내 30대 그룹 상장사 197개 기업의 임원 7438명(지난 3분기 기준, 사외이사 제외)을 조사한 결과, X세대 이후 임원이 47%(3484명)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2019년 3분기) 27%보다 20%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총수 세대 교체, 산업 급변 영향”


X세대 이후 임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네이버다. 임원 121명 중 94%(114명)가 X세대 이후였다. 이 중 23명은 최근 대표이사로 내정된 최수연(1981년생) 책임 리더 같은 밀레니얼 세대(1979년생 이하)다. 카카오도 상장된 3개 사 임원 15명 중 오너인 김범수(1966년생) 의장 한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14명은 X세대 이후 세대였다.

4대 그룹에서도 X세대 이후 임원이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임원 4280명 중 2081명). 삼성그룹은 상장사 임원 1861명 중 56%(1033명)가 X세대 이후 임원이었다. 2년 전 대비 2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임원 1051명 중 32%(336명)가 X세대 이후로, 4대 그룹 중 가장 낮았다. 그러나 2년 전과 비교하면 10%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X세대 이후 임원이 SK그룹은 임원 623명 중 54%(334명), LG그룹은 임원 745명 중 51%(378명)로 각각 2년 전보다 20%포인트 넘게 증가했다.

그룹 상장사 임원들의 세대별 비중.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업종별 차이도 뚜렷했다. 정보기술(IT)·바이오·유통 산업의 X세대 이후 임원 비중은 높았다. 반면 중후장대 산업 중심인 포스코(0.7%), 한진(14%), 에쓰오일(16%), LS(23%) 등은 X세대 임원 비율이 낮았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삼성·LG·한화·현대중공업처럼 총수 일가의 세대 교체가 이뤄진 기업이나 IT·바이오·유통처럼 급변하는 산업의 경우 X세대 이후 임원 비중이 높았다”며 “현재 진행되는 임원 인사가 마무리되면 이런 현상은 더욱 뚜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0대 그룹 상장사 임원 X세대 이하 비중.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2022년, X세대가 돌아온다”


X세대 이후 임원이 증가하면서 기업 문화도 변하고 있다. X세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문화를 모두 경험한 세대다. 스마트 기기를 익숙하게 활용하며 구성원과 소통을 즐긴다는 평이다. 일부 X세대 임원은 과거 임원 복지의 상징이던 차량·기사·집무실·비서를 선택하는 양상도 다르다. 직접 차종을 선택하거나, 수행 기사 대신 일종의 대리운전 형태와 별도의 공유 오피스 이용 등을 선호한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소비자학)는 지난 10월 ‘트렌드 코리아 2022’ 출간 간담회에서 “X세대는 MZ(밀레니얼+Z)세대에 가려졌지만 가장 큰 인구 규모를 자랑하고 소비 능력이 세다”며 “2022년은 X세대가 무대 중심으로 돌아오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X세대에 대해 “자신의 10대 자녀와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엑스틴(X-teen)’이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며 “새로운 서비스를 처음 써보는 것은 MZ세대지만, 시장에 안착하려면 X세대의 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30대 그룹에서 밀레니얼 세대라고도 불리는 1979년생 이하 임원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1% 수준(95명)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23명, 삼성 13명, SK 9명, CJ 9명, 한화 8명 등이다. 여성 임원은 367명으로 5%를 차지했다. 30대 그룹 임원 중 최연소 임원은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의 장녀인 김주영 이사보(1988년생)였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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