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중앙일보

스우파 공연장 방불케한 野출범식..목도리 함께 두른 尹·金·李

김기정 입력 2021. 12. 06. 17:43 수정 2021. 12. 06. 18:36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마친 뒤 청년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아이 세이 ‘윤’, 유 세이 ‘석열’. 윤! (석열) 윤! (석열)”

6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올림픽체조경기장(KSPO 돔)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은 댄스 공연장을 방불케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등장 전 진행된 ‘승리기원 퍼포먼스’엔 2030 댄서 20여명이 등장해 댄스 경연 TV 프로그램인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 콘셉트의 공연을 이어갔다. 이들은 “배려할 줄 아는 나, 내가 윤석열이다” “너희들과 함께 할 줄 아는 내가 윤석열이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댄서들 뒤의 전광판엔 빨간색 배경색에 ‘윤석열이 확 바꾸겠습니다’는 문구가 적혔다.

이날 출범식의 또 다른 주인공은 ‘청년’이었다. 당내 인사 중 무대 위에 선 사람은 윤 후보와 총괄 김종인ㆍ상임 김병준ㆍ이준석 당 대표 등 네명 뿐이었다. 이들 주변은 20ㆍ30세대 청년 25명이 에워쌌다. 국민의힘 소속 대학생위원 60여명도 참석했다. 윤 후보는 이날 감색 재킷의 콤비 정장, 노타이 셔츠에 회색 니트 차림으로 청년들과 어울렸다.

윤 후보 연설 직전 무대를 장식한 것도 청년들이었다. 국민의힘 대변인 선출 경연이었던 ‘나는 국대다’ 출신의 고3 학생 김민규(18)군은 “어제가 아니라 내일을 준비하는 우리가 됐으면 좋겠다”며 “문재인 정부의 독선, 실정 누구보다 잘 안다. 하지만 잘못된 세력을 비판하되, 미래 설계에 더 몰두해 달라”고 국민의힘에 호소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20대 여성 백지원(27)씨는 “지금 이 순간에도 생업의 절벽에 내몰려 치열하게 살아가고 계신 국민 여러분, 벼랑 끝에 내몰려 매일 힘겹게 사는 청년들, 평생 헌신ㆍ희생한 부모님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고 눈물이 난다”며 “나라다운 나라, 국민이 주인 되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다”며 울먹였다.

이날 출범식엔 이 대표의 ‘비단 주머니’ 중 하나였던 ‘인공지능(AI) 윤석열’도 화면에 등장했다. ‘AI 윤석열’은 인사말을 통해 “(윤 후보와) 너무 닮아 놀라셨나”라며 “정치권 최초로 만들어진 AI 윤석열은 윤 후보가 열어갈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와 도전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윤석열이 혁신의 도구라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리더는 오직 국민에게 충성한 윤 후보”라고 덧붙였다.


홍준표·유승민은 불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대선 승리를 기원하며 빨간 목도리를 두르고 잡은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윤 후보, 이준석 대표. 국회사진기자단
이날 출범식에선 윤 후보와 이 대표, 김종인ㆍ김병준 선대위원장 등 네 사람이 손을 맞잡고 인사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불과 사흘 전인 지난 3일 낮까지만 해도 정치권에선 이 네 사람이 무대에 함께 자리하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이른바 ‘울산 회동’을 통해 선대위 출범과 관련한 극적 합의를 이뤄낸 이들은 이날 무대에 함께 올랐다.

윤 후보는 당 화합의 상징으로 세 위원장에게 각각 빨간 목도리를 둘러주기도 했다. 윤 후보가 김병준 위원장의 목에 목도리를 둘러 줄 땐 곁에 선 김종인 위원장이 손뼉을 쳤다. 윤 후보의 경선 상대였던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출범식에 불참했다. 윤 후보는 “두 분 캠프에 있던 실무자들은 선대위에 많이 오시기로 했다”며 “유승민 후보님은 아직 뵙질 못했는데, 조만간 찾아뵙겠다. 바깥에서 응원해 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대위 출범 전부터 미묘하게 엇갈리던 김종인, 김병준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연설을 통해선 한목소리로 문재인 정부를 비난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5년을 돌아보면 문재인 정부는 국가를 자신들의 어설픈 이념을 실현하는 연구실 정도로밖에 여기지 않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 정부는 소중히 지켜나가야 할 헌법질서를 사사로이 무너트리며 사법부를 행정부의 부속으로 다뤘다. 입법부는 청와대의 친위대처럼 만들었다”며 “상식과 원칙이 있는 사회라면 도저히 벌어질 수 없는 일이 수없이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김병준 위원장은 “지난 5년 가까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정부는 민주라는 이름 아래 민주를 파괴하고 자유라는 이름 아래 자유를 죽여왔다”며 “이재명 후보는 그것보다 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이재명 후보는 권력을 기반으로 대중영합주의를 강화할 것이다. 그가 어떤 가면을 쓰건, 어떤 변덕을 부리건 그 속내는 그러할 것”이라며 “세계 역사를 보라. 좌파든 우파든 국가주의가 대중영합주의와 결합할 때 나라도 민족도 파국ㆍ파산ㆍ파멸됐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는 당 내부를 겨눴다. 그는 “제가 걱정하고 두려운 것은 상대인 이재명 후보 때문이 아니다”며 “제1야당이 국정농단과 탄핵의 상처와 무능을 넘어 새로워졌는가에 대해 고민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영화 ‘머니볼’에선 스타플레이어로 도배된 팀보다 더 효율적인 팀은 득점확률을 냉정하게 계산하는 팀”이라며 “유력 정치인의 지지 선언보다 우리 당원과 지지자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득표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출범식엔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는 불참했다. 출범식 종료 뒤 ‘김씨가 언제쯤 공개 일정에 나설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윤 후보는 웃으며 “제가 오늘 집에 가서 처에게 물어보겠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Copyrightⓒ중앙일보 All Rights Reserved.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