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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로 미접종 밝혀졌다" 방역패스 첫날, 혼밥 먹게 된 직장인

채혜선 입력 2021. 12. 06. 18:20 수정 2021. 12. 06.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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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점심시간 서울 시내 한 식당가 모습. 뉴시스

“백신 미접종자라고 주변에 강제로 밝히게 된 상황이 됐네요. 차라리 혼자 밥 먹겠습니다.”
대기업에 다니는 20대 이모씨는 생리불순 등 부작용을 우려해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았다. 이씨는 6일부터 ‘혼밥’(혼자 밥 먹기)을 결심했다고 했다. 이날부터 ‘방역패스’(백신패스)가 확대 적용되면서 수도권에서는 사적 모임의 최대 인원이 6명(미접종자 1명 포함)으로 제한돼서다. 이씨는 “회사 측에 백신 안 맞은 이유를 매번 설명하기도 난감하고 민폐인 것처럼 비치는 상황이 부담스럽다”고 했다.


불만 속출한 방역패스 도입 첫날


6일 점심시간 서울 시내 한 식당 모습. 뉴시스
도서관·식당·카페 등 16개 업종에 방역패스가 도입되는 첫날인 이날 현장 곳곳에서는 혼란과 불만이 속출했다. 시민들은 특별방역대책 세부 내용을 잘 몰랐고 업주 등은 이에 따른 업무 과중 등을 호소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 식당가. 최모(35)씨 등 직장인 6명은 한 일식 전문점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일행 가운데 2명이 백신을 맞지 않아 식당 측으로부터 입장을 거부당했다. “몰랐다”는 일행에게 식당 측은 “백신 안 맞은 분은 1명까지만 입장할 수 있다. 2명 이상이라면 식사가 어렵다”고 안내했다. 최씨는 “밥을 못 먹게 되니 당황스럽다. 앞으로 점심 먹을 때마다 이렇게 확인받아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카페 등에서는 종업원들이 방역패스를 확인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서울 강남구 선릉역에 있는 한 커피전문점에서는 직원 1명이 10개가 넘는 4인용 테이블을 하나하나 돌아다니며 방역패스를 안내했다.

“말씀 중 죄송합니다. 혹시 백신을 맞지 않은 분이 계신가요?”라는 기계적인 질문과 “없어요”라는 시큰둥한 답변이 오갔다. 직원은 방역패스 완료 안내문을 테이블 위에 올려둔 뒤 자리를 떠났다. 카페 관계자는 “앞으로 이렇게 일일이 설명할 생각 하니 벌써 피곤하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막무가내 손님들 벌써 걱정” 한숨


6일 서울 정독도서관 앞에 붙은 '도서관 출입시 방역패스 의무화 안내문'. 연합뉴스
업주들은 방역패스 점검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손님과의 마찰을 우려했다. 지역에 따라 편차는 있었지만, 곳곳에서 혼선을 겪었다.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이모(52)씨는 “접종 여부를 확인한다고 하니 ‘내가 돈 내고 팔아주겠다는데 왜 막느냐’며 욕하는 분들이 많았다. 계도 기간이 끝난 오는 13일부터 진짜 난리 통이 시작될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인근 한식당 주인 김모(56)씨도 “QR코드만 찍으면 되는 줄 아는 분이 너무 많아서 설명해주느라 정신이 없었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씨는 “막무가내로 들어오려고 하는 손님이 많아 앞으로는 안내문을 붙어두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이나 노인 사이에서는 방역패스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방역패스 인증은 질병관리청의 쿠브(QOOV)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하거나 카카오, 네이버 등이 운영하는 전자출입명부 플랫폼 상의 전자증명서로 백신접종을 확인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방역 당국의 접종완료 증명서가 있어도 되지만,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오상학(74)씨는 “그동안 전화번호를 적고 다녔는데 우리 같은 노인네들이 이런 걸 어떻게 아느냐”며 “보건소의 예방접종 증명서는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노인네들이 쉽게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도서관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는 20대 A씨는 “도서관은 노인들이 많이 찾는데, 오늘만 해도 4명이 방역패스를 물어봤다. 그동안 수기명부였는데 왜 갑자기 바뀌었느냐고들 한다”며 “어르신들이다 보니 이해나 설득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유인점포’ 되나…곳곳에서 아우성


스터디 카페 등 통상 무인으로 운영되는 업종에서도 하소연이 잇따랐다. 방역패스 관리 인원을 따로 둬야 할 처지에 놓였다는 이유에서다. 최부금 전국스터디카페·독서실연합회 대표는 “방역패스 확인만을 위해 관리자를 추가로 두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 코로나19로 영업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 의미 없는 인건비마저 더 들게 생겼다”며 “스터디 카페와 독서실은 1인 칸막이로 분리돼 있는데 방역패스 예외 업종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공연계에서는 환불 문의나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방역패스 문의 전화가 오늘만 50통 넘게 왔다”며 “방역패스에 걸리는 관객들의 취소가 계속 있었다”고 전했다.

채혜선·박건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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