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첫 민간공원 특례 '창원 사화지구'..아파트 장사로 전락?
[KBS 창원] [앵커]
창원 사화공원은 일몰제로 없어지는 도심 공원을 유지하기 위해 경남에서 처음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적용됐는데요.
KBS 취재 결과, 현재 변경된 사업계획서에는 조수미 예술학교는 물론 6개 공원시설이 삭제됐고, 아파트 가구 수와 분양가만 올라갔습니다.
애초 취지는 퇴색되고, 아파트 장사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심층기획팀, 이대완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7년 경남에서 처음으로 민간공원 특례가 적용된 창원 사화공원 터, 모두 144만 제곱미터입니다.
조수미 예술학교 유치 등 예술 공원을 전면에 내세워 창원시 공모사업을 따낸 대저건설 컨소시엄의 애초 아파트 계획 규모는 1,980가구였습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8년 창원시는 미분양 물량을 이유로 아파트 규모를 줄일 것을 주문했습니다.
[조일암/창원시 시민공원과장/지난해 5월 : "미분양 주택이 계속 증가하다 보니까,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 일정 부분 아파트를 축소할 수밖에 없는…."]
창원시와 대저건설 컨소시엄은 2년가량의 협상 끝에 지난해 4월 아파트 4백 가구를 줄이는 대신, 사업자의 적정한 수익을 보장한다며 공원 조성 비용을 기존 1,180억 원에서 2백억 원으로, 천억 원가량을 깎는 데 합의했습니다.
당시 협약으로 대저건설 컨소시엄이 사업 제안 때 약속했던 조수미 예술학교 유치는 물론, 단감체험장과 숲 놀이터 등 6개 공원시설은 없던 일이 됐습니다.
KBS가 입수한 민간 사업자의 사업변경 계획서입니다.
아파트 규모를 다시 400가구가량 늘려 애초 계획 물량인 천9백여 가구로 만들고, 분양가도 3.3제곱미터당 152만 원이 오른 1,450만 원으로, 10% 이상 인상했습니다.
반면, 공원 조성비는 20억 원 늘리는 데 그쳤습니다.
토지보상비 등 사업비가 대폭 늘어나 사업자의 수익 보장을 해줄 수밖에 없다는 게 창원시의 설명입니다.
[김종일/창원시 푸른도시사업소 공원녹지과장 : "대표적으로 토지보상비가 크게 증액됐고요, 아파트 주차 대수 변경 등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사업비가 증액됐습니다."]
그런데 이번 협약 변경으로 사업자의 수익금은 200억 원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창원시의회는 추가 용역 조사를 통해 민간 사업자의 사업비 상승으로 인한 아파트 확대 규모가 타당한지 따질 계획입니다.
[노창섭/창원시의원 : "(협약 체결) 2년도 되지 않아서 보상비가 증액됐다는 이유로 증액을 승인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의회에서 많은 지적이 있었고요."]
일몰제로 없어지는 도심 공원을 유지하기 위해 아파트 건설 특혜를 주며 민간을 참여시키는 이른바 민간공원 특례 사업, 경남의 첫 사업부터 애초 취지는 사라지고 아파트 장사로 변질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
이대완 기자 (bigbow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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