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돈줄 죄는데 223조 더 푼다..中 깜짝 놀래킨 두개의 쇼크

이승호 입력 2021. 12. 6. 19:27 수정 2021. 12. 7.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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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위안화를 정리하는 모습.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돈줄을 푼다.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를 통해서다.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 등으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헝다(恒大)발 부동산 부채 위기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중국인민은행은 6일 홈페이지에 올린 공고문을 통해 오는 15일부터 은행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인하 후 중국 금융권의 평균 지준율은 8.4%로 낮아진다. 지난 7월 이후 5개월만의 인하다. 지준율은 은행이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현금 비율로, 이를 인하하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를 낸다.

인민은행은 “실물 경제 발전을 지원하고 금융 비용을 안정적으로 낮추려는 차원에서 지준율 인하를 결정했다”며 “온건한 통화 정책을 계속 실시하는 가운데 안정 최우선 기조를 견지해 유동성 수요를 합리적으로 충족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지준율 인하를 통해 1조2000억 위안(약 223조원)의 장기 유동성이 공급될 것”이라며 “금융기관의 대출 원가가 매년 150억 위안(약 2조8000억원) 낮아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중국의 연내 지준율 인하를 시간문제로 봤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사흘 전 이를 시사했기 때문이다. 리 총리는 지난 3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의 화상 회견에서 “적기에 지준율을 내리겠다”고 발언했다.

중국인민은행.[신화=연합뉴스]


하지만 월요일 발표는 이례적이다. 인민은행은 통상 금요일 저녁 금융시장 마감 이후 지준율 인하 계획을 공고한다. 인민은행의 전격 발표가 헝다발 부동산 시장 충격 완화와 급속한 경기 둔화 속 경기 안정화 도모를 위한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헝다 그룹은 지난 3일 밤 홍콩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2억6000만 달러(약 3075억원)의 채무 상환 의무를 이행하라는 통보를 받았지만 유동성 위기 때문에 이를 상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헝다발 부동산 개발 업체들의 연쇄 디폴트로 이어지면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경기가 더욱 심각하게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중국은 이미 3분기 4.9%라는 최악의 경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4분기 성장 둔화 압박은 더욱 커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대내외 환경도 여의치 않다. 중국 싱크탱크 중국사회과학원의 탕둬둬 연구원(주임)은 최근 한 포럼에서 “4분기 성장률은 더 낮아질 것이 분명하다”면서 “일각에서 4분기 성장률이 3%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인민은행은 지준율 인하가 정상적인 통화정책 조치로 통화완화 정책으로의 변화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며 “하지만 헝다발 유동성 위기 등과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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