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없어 요양원 집단감염 방치.."어르신들 살려주세요"
[앵커]
병상 부족으로 가장 피해가 큰 곳, 바로 요양원입니다.
경기도의 한 요양원에서는 집단 감염이 잇따르는데도 입원을 할 수 없어, 보호사들이 발만 구르고 있습니다.
상주하는 전담 의료인력마저 없어 위험이 더 크다고 합니다.
서병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요양 보호사들이 전신 보호장구를 입고 노인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이 요양원에선 지난달 25일 한 보호사가 확진된 뒤 다음날 80대 입소자도 감염됐습니다.
요양원 측은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보건소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나영주/수원 영통종합요양센터 원장 : "제발 좀 모시고 나가달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병상이 없대요. 심폐소생술을 안 하시겠다는 조건에서는 그나마도 조금 빨리 배정이 되고요."]
결국, 요양원 내 감염 확산은 피할 수 없었고 열흘 만에 16명이 더 확진됐습니다.
대부분 80~90대 노인들입니다.
입소자 1명은 병상을 기다리다 숨졌고, 4명은 호흡곤란 등 위중한 상태가 돼서야 간신히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이 중 1명은 입원 직후 숨을 거뒀습니다.
[나영주/수원 영통종합요양센터 원장 : "아무것도 해드릴 수가 없어서... 제발 부탁드립니다. 저희 어르신들 좀 살려주세요."]
고령의 확진자들은 음압시설도 없는 일반실에서 산소를 공급받거나 해열제를 먹는 게 전부.
원장과 요양 보호사도 8명이 잇따라 확진됐지만, 업무 부담이 큰 데다 아픈 노인들을 차마 외면하지 못해 확진된 입소자들이라도 돌보겠다고 나서는 형편입니다.
[요양원 관계자 : "감당이 안 됩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전문가들은 전문 의료 인력과 치료 시설이 없는 요양원의 경우 병상 배정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재갑/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 "요양원에 계신 분들이 중증으로 이완되기 되게 좋은 환자 그룹들이거든요. 어떻게 해서든 병상으로 이동을 해서 치료를 받도록해야 합니다."]
KBS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지자체는 간병에 필요한 인력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서병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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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립 기자 (re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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