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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철의 꽃이야기] 올 한해 이름이 가장 궁금했던 꽃 '톱10'

김민철 논설위원 입력 2021. 12. 0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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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회>

올 한해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 가장 이름이 궁금했던 꽃은 무엇일까. 대표적인 꽃이름 검색 앱 ‘모야모’에 올 1~11월 꽃 이름 질문이 가장 많은 순서를 알려 달라고 했다. 그중 ‘톱10′을 소개하겠다.

1위는 뜻밖에도 산딸나무였다. 지난해 3위였는데 큰금계국과 자리바꿈을 한 것이다. 좀 의외였다. 산딸나무는 5~6월 하얀 꽃잎(정확히는 포) 4장이 모여 피는 꽃이 아름다운 나무다. 원래 산속에서 자라는 나무였으나 꽃이 예뻐서 공원이나 화단에도 많이 심고 있다. 이름은 가을에 아래 사진처럼 딸기 같은 붉은 열매가 달린다고 붙은 것이다. 이 열매 의외로 먹을만하다. 꽃도 화려한데다 이 열매도 신기해서 사람들이 이름이 궁금해한 모양이다. 꽃잎 끝부분이 오목한 꽃산딸나무(미국산딸나무)도 많이 심고 있다.

경복궁 산딸나무.
산딸나무 열매.

두번째로 많은 질문이 올라온 건 개망초로, 지난해에도 2위였다. 개망초는 여름부터 가을까지 주변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다. 잡초지만 꽃 모양을 제대로 갖춘, 그런대로 예쁜 꽃이다. 하얀 꽃 속에 은은한 향기도 신선하다. 흰 혀꽃에 가운데 대롱꽃 다발이 노란 것이 계란후라이 같아 아이들이 ‘계란꽃’ 또는 ‘계란후라이꽃’이라 부른다.

개망초.

3위는 큰금계국이었다. 큰금계국은 6~8월 도심 화단은 물론 도로변, 산기슭에서 노란 물결을 만드는 꽃이다. 한마디로 여름 대세꽃이라 할 수 있다. 혀꽃 전체가 노란색이다. 지난해에는 이 꽃이 1위였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이 꽃 이름을 알아서 질문 순위가 좀 내려간 것일까. 금계국이라는 이름은 꽃색깔이 황금색 깃을 가진 ‘금계’라는 새와 닮아 붙인 것이다. 오산 물향기수목원 조류원에 가면 금계를 볼 수 있다.

큰금계국.

병꽃나무가 4위에 오른 것도 좀 놀랍다. 병꽃나무는 4월쯤 꽃이 황록색에서 시작해 붉은색으로 변하며 피는 나무다. 생울타리로 도로변 등에 많이 심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꽃이 병 모양 같다고 붙은 이름이다. 근래 공원이나 휴게소 등에서 흔히 볼 수 있어서 사람들이 이름이 궁금했던 것 같다.

병꽃나무

5위는 나리다. 나리는 참나리 등 야생 나리의 총칭이기도 하고, 색깔도 다양한 원예종 백합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고 있다. 모야모에서 꽃이름 알려주는 순위에서 단연 1위인 아이리스(김성남)는 “나리 종류는 장미나 국화처럼 원예종이 워낙 많아서 일일이 구분하기 힘들어 그냥 나리라고 이름을 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나리(백합). 서울 남산.

6위는 멕시코 원산의 초본 원예종 백일홍이다. 백일홍은 노란색, 자주색, 흰색 등 다양한 색이 있다. 이 식물이 있어서 배롱나무를 그냥 백일홍이라 부르는 것은 맞지 않다.

백일홍.

7위는 샤스타데이지였다. 6~9월 흰색의 꽃이 줄기 끝에 한 송이씩 피는 원예종으로, 가을에 피는 구절초 비슷하게 생겼다고 여름구절초라고도 부른다. 키는 40~80㎝ 정도이고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미국 원산으로, ‘샤스타(Shasta)’는 미국 인디언 말로 흰색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샤스타데이지.

8~10위는 차례로 이팝나무, 배롱나무, 때죽나무였다. 공원이나 화단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나무들이다. 이팝나무와 배롱나무는 요즘 서울에서도 가로수로 많이 심고 있다. 이팝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나무인데, 서울시가 청계천을 복원(2003~2005년)할 때 가로수로 심으면서 가로수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개화 기간도 긴 편이고 봄꽃이 들어가는 초여름에 꽃을 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이팝나무 꽃.

배롱나무는 원래 이름이 100 일간 붉은 꽃이 핀다는 뜻의 ‘백일홍(百日紅)나무’였는데, 발음을 빨리하면서 배롱나무로 굳어졌다. 진짜 7월 초부터 10월 중순까지 100일 가량 꽃을 볼 수 있다. 다만 배롱나무 꽃 하나하나가 100일 동안 피어 있지는 않고, 작은 꽃들이 연속해 피어나기 때문에 계속 핀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배롱나무. 은평한옥마을.

때죽나무가 ‘탑10′에 진입한 것도 좀 놀랍다. 때죽나무는 산에서도 자라는 나무인데 요즘엔 공원에도 많이 심고 있다. 대개 위를 보고 피는 다른 꽃과 달리 수많은 하얀 꽃이 일제히 아래를 향해 핀 모습은 정말 장관이다.

때죽나무꽃.

지난해에는 1~10위가 큰금계국, 개망초, 산딸나무, 큰개불알풀, 조팝나무, 샤스타데이지, 수레국화, 가우라, 명자나무, 병꽃나무 순이었다. 이중 산딸나무, 개망초, 큰금계국, 샤스타데이지, 병꽃나무 등 절반은 ‘톱10′에 남았다. 대신 나리, 백일홍, 이팝나무, 배롱나무, 때죽나무 등 5개가 새로 진입했고 큰개불알풀, 조팝나무, 수레국화, 가우라, 명자나무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국민들의 꽃 이름에 대한 관심도 상당히 빠른 속도로 변하는 것 같다. 올해 11~15위는 벚나무, 비비추, 영산홍, 장미, 가우라였고 16~20위는 수레국화, 좀작살나무, 꽃사과, 소국, 매발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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