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 읽기] 딴짓하는 CEO

입력 2021. 12. 7. 00:16 수정 2021. 12. 7.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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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지난주 잭 도시가 트위터 CEO 자리에서 내려온 것이 큰 화제가 됐다. 도시는 트위터 공동 창업자이자 초대 CEO였다. 하지만 일설에 따르면 요가나 패션 디자인처럼 다른 일에 관심을 쏟으면서 업무를 등한시한다는 비판을 받았고, 2년 만인 2008년에 CEO 자리에서 내려왔다. 그러던 그가 CEO로 되돌아온 건 2015년, 트위터가 다른 두 명의 CEO를 갈아치운 후였다.

그렇게 CEO 자리에 오른 잭 도시는 지난주까지 약 6년을 일하면서 트위터의 최장수 CEO가 됐지만, 업무 평가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트위터는 소셜미디어 기업 중에서 변화가 느린 것으로 유명한데, 정작 도시 본인은 2009년에 스퀘어(Square)라는 모바일 결제 회사를 세운 이후로 그곳의 CEO도 겸임하고 있었다. 10년 전만 해도 대등한 경쟁을 하던 다른 소셜미디어들이 몇 배로 성장하는 동안 트위터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CEO가 업무에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지난 몇 년 동안 끊이지 않았다.

따라서 트위터의 이번 CEO 교체는 많이 늦었지만 바람직한 결론이라는 평가가 많다. 사람들은 최고 기술책임자(CTO) 출신의 파라그 아그라왈이 CEO가 됐기 때문에 새로운 제품 개발과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제 한 회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 잭 도시로서도 잘된 일인 것 같다. 그걸 보여주려는 듯 트위터를 떠난 지 이틀 만에 자신의 다른 회사 이름을 스퀘어에서 블록(Block)으로 바꿨다. 자신이 그동안 꿈꾸던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관련 기술에 집중하려는 듯하다. 기업, 투자자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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