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스티커' 붙였더니 김치 수입 뚝..100% 국산김치 표시제 눈길

강현석 기자 2021. 12. 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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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전남도가 도입한 국산김치 인증 표시제의 ‘국산김치 인증’ 마크. 배추와 무를 비롯해 고춧가루, 마늘, 젓갈, 소금 등 김치의 모든 재료를 국내산으로 사용해야 이 스티커를 받을 수 있다.

전남 여수시의 대표적인 관광지중 한 곳인 낭만포차 거리 음식점에는 A4용지 한 장 크기의 배추모양의 스티커가 붙어있다. 눈에 잘 띄는 주황색 스티커에는 ‘100% 국산김치’라고 적혀있다. 음식점에서 내놓는 김치가 모두 국내산 농산물로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낭만포차 거리 음식점 18곳 중 김치를 사용하지 않는 1곳을 제외한 17곳에 이런 스티커가 있다. 김갑주 여수 낭만포차 상인회장은 “상인들이 그동안 중국산보다 3배 정도 비싼 국산김치를 사용해 왔는데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면서 “손님들의 신뢰를 위해 인증을 받았다”고 말했다.

전남도가 처음으로 도입한 ‘국산김치 인증표시제’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까지 전남에서만 5000곳이 넘는 음식점과 단체급식 식당이 인증을 받았다. 전남도는 이 제도로 국내산 김치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김치 수입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배추를 비롯해 양념까지 모두 국내산을 사용해 김치를 만들고 있는 전남 해남 화원농협의 김치가공 공장. 전남도 제공.

전남도는 7일 “국산김치 소비촉진을 위해 도입한 ‘국산김치 인증표시제’에 지난달까지 5021곳의 음식점과 단체급식 식당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값 싼 수입 김치가 국산으로 둔갑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음식점에서 사용하고 있는 김치가 국산이라는 것을 인증해 준다.

음식점이 인증을 신청하면 100% 국내산 재료로 만든 김치인지 현장을 확인한다. 배추와 무 등 원재료뿐 아니라 양념으로 들어가는 고춧가루, 마늘, 젓갈, 소금 등 부재료까지 모두 국내산을 사용해야 배추 모양의 ‘인증 스티커’가 발급된다. 인증 기간은 3년이다.

전남도는 민간단체인 국산김치자율표시위원회와 함께 지난 5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이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 11월까지 인증을 받은 전남 지역 일반음식점은 3250곳으로 전체의 16%에 이른다. 영광 굴비거리(30곳), 장흥 토요시장(25곳), 함평 비빔밥 거리(19곳), 순천 웃장 국밥거리(17곳), 신안 섬뻘낙지거리(9곳) 등 전남지역 대표 관광지의 음식거리도 참여했다. 단체급식을 하는 학교의 94%(1597곳)과 공공기관이나 기업의 구내 식당 167곳, 고속도로 휴게소 7곳에도 ‘배추 스티커’가 붙었다.

전남 해남군 돌고개 가든 식당에 100% 국산 김치를 사용한다는 배추 모양의 인증스티커가 붙어있다. 전남도 제공.

이 제도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우수사례로 채택돼 전국으로 확산됐다. 경북 1920곳, 충남 978곳, 경기 827곳, 서울 827곳, 광주 424곳 등 지난달까지 전국 1만2094곳의 음식점이 인증을 받았다.

전남도는 국산김치 인증표시제가 국내산 김치 수요를 늘려 김치 수입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10월까지 국내 김치 수입량은 19만7142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3만1830t)보다 15% 감소했다.

소영호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은 “국산김치 표시제는 수입산 김치가 국산으로 둔갑해 판매되는 것을 막고 소비자의 알권리도 보장해주고 있다”면서 “제도 도입 이후 김치 수입이 줄었고 배추와 고춧가루 등 국내 농산물 사용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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