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승 국민의힘 선대위원장 발언 논란 확산..5·18 발언 논란 이어 '가난 비하'까지

박순봉 기자 2021. 12. 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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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국민의힘, 노 위원장 발언 묵인
선대위 출범 후 회의 참석 시켜
내부선 “인사 조치 필요” 의견도

노승재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지난 11월5일 인스타그램 캡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영입된 노재승 공동선대위원장의 과거 발언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노 위원장은 앞서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 볼 수 있다’는 취지의 동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대한민국 성역화 1대장”이라고 적어 논란이 됐다. 7일에는 인스타그램에 과거 “검정고시 치룬 걸 자랑하는 것은 정상적으로 단계를 밟아간 사람들을 모욕할 뿐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맺힌 게 많다” 등의 표현을 적은 것도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선대위 출범식 후 첫 회의인 이날 노 위원장을 참석토록해 발언 논란을 안고 가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상과 비정상 구분…가난 비하까지

노 위원장은 인스타그램에 지난달 5일 “비정상인 자가 야망을 품고 대통령 후보로 나서는 것까지는 못 막는다 해도, 그 비정상인 자를 추종하고 따르는 바보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가진 게 없어서 한이 많아서 희망이 보이지 않아서 ‘에라이 그냥 나라재정 거덜내고 다 같이 죽자’는 건가”라고 썼다. 그러면서 자신이 말하는 정상적인 사람의 조건을 번호를 달아서 5가지를 나열했다.

노 위원장은 “가난하게 태어났는데 그걸 내세우는 사람들 정말 싫다”며 “가난하면 맺힌 게 많다. 그런데 그들은 그걸 이용한다. 정말 치졸하다”고 적었다. 다음으로 “정상적인 교육을 받았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이래저래 열등감이 많다”며 “검정고시 치루고 어쩌고 한 걸 자랑한다. 그저 정상적으로 단계를 밟아간 사람들을 모욕할 뿐”이라고 썼다. 이외에도 “올바른 부모 밑에서 교육을 받았으면 좋겠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지리산 빨치산들을 국가유공자로 치켜세운다”고 주장했다. 그는 “집안 가족에게 양아치들도 감히 쫓아가기 힘든 개욕을 해댄다. 대통령이 아니라 동네 술집 포주만도 못하다”라며 “인격을 가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지만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고 가난한 사람들을 비하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노 위원장은 이 글 말미에는 “삼사년 전에도 여러분들에게 제 목숨 걸고 얘기했었다. (그때는) 다들 저를 조롱하고 욕하고 언팔(로우)하고 저보다는 그 무식한 손석희 (JTBC 총괄사장) 얘기를 더 믿고 난리치고 다들 ‘멍청하게’ 광화문으로 나가시더니”라고 썼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석한 이들을 멍청하다고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노재승씨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 영입 되기 전인 지난 3월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지 연설을 했다. 국민의힘 유튜브 오른소리 갈무리


■5·18 관련 발언도 논란…묵인하는 국민의힘

노 위원장의 5·18 민주화운동 발언 논란도 현재 진행형이다. 노 위원장은 지난 5월18일 페이스북에 ‘미니다큐: 5·18 정신’이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을 공유하며 “대한민국 성역화 1대장, 특별법까지 제정해서 토론조차 막아버리는 그 운동. 도대체 뭘 감추고 싶길래 그런 걸까”라고 적었다. 5·18 역사왜곡처벌특별법안을 비판하는 이 영상에는 ‘관점에 따라 폭동이라 볼 수 있는 면모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노 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해명글을 올리면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5·18 민주화 운동 유공자 명단을 현판으로 만들어서 광주의 5·18 광장에 걸어두고 그분들의 업적에 대해서도 후손이 대대로 알게 하면 어떨까”라고 적었다.

국민의힘은 노 위원장의 5·18 관련 발언 논란을 안고 가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노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출범식 후 첫 선대위 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했다. 노 위원장은 “과거에 제가 일반 사인이었을 때 개인적 소회를 적었던 SNS의 글들이 어찌 보면 많은 논란이 되었던 것 같다”면서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된 이상 앞으로는 말과 행동에 무게감을 느끼고 조금 더 신중하고 엄중한 그런 자세로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성실하게 수행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신중하고 엄중한 자세’를 말했지만 사과나 유감 표현은 담기지 않았다.

윤 후보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이 노 위원장 5·18 발언 논란을 묻자 답변하지 않았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노 위원장의 5·18발언에 대한 취재진의 질의에 “나는 처음 듣는 얘기”라고 했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노) 공동선대위원장께서 아까 좀 전 (회의에서) 입장 발표를 했고 페이스북을 통해서 본인 입장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것으로 갈음하기 바란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비판과 막말은 구분해야 한다”며 “공동선대위원장직을 계속 맡기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통화에서 “극단적인 표현들이 너무 많다”며 “인사 조치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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