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파이낸셜뉴스

배터리공장 짓는 완성차업체들.. 전기차 수직계열화 박차 [세계는 전기차 배터리 전쟁중]

윤재준 입력 2021. 12. 07. 18:04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도요타. 美에 13억弗 거액 투자
폭스바겐·테슬라, 스타트업 인수
中 의존 줄이고 고용유지 효과도
현대차는 자체생산 일단 선그어
전고체 배터리 등에 전략적 투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용 배터리 직접 생산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을 제외한 미국, 유럽, 일본의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부터 전기차 생산까지 '수직 계열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 가격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30%에 달해 전기차 사업의 성공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인 공급망 불안 속에서 배터리 직접 생산을 통한 수급 불안을 막기 위해 향후 직접 생산업체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1위 완성차 업체인 일본 도요타는 6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 인근에 13억달러(약 1조5400억원)를 투자해 2025년부터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를 제외하고 배터리 직접 생산에 소극적이었던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반도체 부족 사태까지 겪으면서 전략에 변화가 생겼다. 전기차 시대에 대비해 원활한 공급과 비용 절감을 노리고 조립공장 가까이 배터리 공장을 설립할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전기차 생산 수직계열화

테슬라와 전기차 시장에서 각축이 예상되는 세계 2위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은 내년부터 2030년 사이에 유럽에 6곳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에도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은 미국 실리콘밸리 배터리 스타트업인 퀀텀스케이프에 10년 전부터 투자를 해오면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퀀텀스케이프는 차세대 배터리로 기대되고 있는 전고체전지(솔리드 스테이트 배터리)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고체전지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더 안정적이고 충전시간도 크게 단축시켜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LG화학과 벤처 사업으로 미국 오하이오와 테네시주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며 북미에 공장 3곳을 추가로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미 네바다주 리노에 대형 배터리 공장인 기가팩토리를 가동 중인 테슬라는 텍사스주 오스틴의 새 공장에 최근 배터리 제조용 장비가 반입되는 것이 포착됐으나 정확한 가동 시작 시점은 불분명하다. 테슬라는 다음달부터 전기차를 본격 생산할 독일 그륀하이데의 기가팩토리 바로 옆에도 배터리 생산시설 허가를 독일 당국에 요청해놓고 있다. 이 밖에 스텔란티스와 메르세데스벤츠도 북미지역에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컨설팅 기업 알릭스파트너스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공급망 확보를 위해 앞으로 5년 동안 3300억달러(약 39조원)를 투자할 것이며 이 중 3분의 1은 배터리 생산에 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의존 줄이기 안간힘

배터리 가격 인하는 현재 전기차를 생산하려는 자동차 업체들에 최대 과제로 남아 있다. 보통 중형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가격은 1만5000달러(약 1770만원)로 소형차 가격과 맞먹는다. 배터리가 전기차 제조 원가의 30%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할 때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서는 배터리 가격을 떨어뜨리는 게 급선무다.

따라서 자동차 업체들은 직접 생산하는 배터리 공장을 조립공장에 가까이 둠으로써 운송비도 줄이고 쓰레기 배출량도 10% 감축시킬 수 있다.

또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려고 하는 것은 고용 때문이다. 전기차를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인력은 내연기관차 조립의 5분의 1에서 10분의 1 정도다. 업체들이 극단적인 감원을 할 경우 정치적인 난관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면서 수천명을 새로 고용함으로써 업체들은 정치적 영향력도 유지할 수 있다.

자동차 업체들이 배터리 제조공장을 본국에 두려는 것에는 지정학을 포함한 정치적인 의도 또한 담겨 있다.

유럽 최대 배터리 업체 프라이어 최고경영자(CEO) 톰 아이나르 옌센은 "배터리 생산은 지정학적 영향이 큰 업종"이라며 "유럽 자동차 업계는 아시아, 특히 중국에 대한 전기차 배터리 의존을 줄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보급에 적극적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을 줄이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생산 공장 가까이 배터리 공장까지 둠으로써 대중의 지지를 얻고 나아가 정부 보조금 지급까지 기대하고 있다. 미국 의회는 미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구매할 시 세금 500달러를 감면하는 법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 배터리 직접 생산을 가장 먼저 시작한 테슬라는 지난달 미국 콜로라도주의 배터리 스타트업인 실라이온을 조용히 인수한 것이 확인됐다. 실라이온은 실리콘으로 제조된 배터리 아노드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배터리 자체 생산에는 선을 그은 상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배터리 내재화에 대해선 연구는 할 수 있지만 생산은 배터리 업체가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와는 별개로 그룹 차원에서 배터리 분야에 대한 전략적 투자는 늘리고 있다. 최근 미국 전고체 배터리 스타트업인 팩토리얼 에너지에, 올해 초에는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에도 지분 투자를 했다. 지난 2018년에는 솔리드파워에도 전략적 투자를 하기도 했다.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