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원 광명시장, "업사이클을 넘어 에코디자인 문화 산업으로"

권명관 입력 2021. 12. 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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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권명관 기자] 환경 보호 방법은 규제를 통한 억제가 아닌, 수요 주체의 능동적인 태도 변화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전 인류 스스로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소비재를 사용하고, 소비 자원을 올바르게 순환할 수 있도록 적절히 폐기해야 한다. ‘친환경 제품 사용’이나 ‘재사용’, ‘재활용’과 같은 방법이다. 1998년 IMF 구제금융 요청 사태 당시 등장했던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 운동’과도 같다. 그리고 최근 등장한 낡거나 버려진 물건을 가공해 새로운 가치로 재창출하는 ‘업사이클링(Upcycling)’도 여기에 속한다.

업사이클링이란, 재활용을 통해 버려지는 자원을 줄이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것을 뜻한다. 쉽지 않다. 새로운 가치 즉, 상품성을 갖춰야 한다. 누군가가 버린 물건으로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성공적인 업사이클 과정을 이룰 수만 있다면, 환경 오염을 줄이면서 또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업사이클링을 비롯한 친환경 제품 관련 시장은 환경 보호와 함께 경제적 실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 개소식 당시 모습, 출처: 광명시

지난 2020년 1월 30일, 경기도와 광명시가 광명업사이클아트센터(이하 업사이클센터) 건물 일부를 리모델링해 2개동, 2개층 1,945제곱미터 규모의 ‘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이하 광명 허브)’를 개관했다. 광명 허브는 전국 최초의 에코디자인(eco-design) 창업지원센터다. 제품을 생산하기 전부터 환경 피해를 줄이는 방법으로 디자인하는 것을 의미하는 에코디자인은, 폐자원에 가치를 부여하는 업사이클(upcycle)뿐만 아니라 친환경 소재, 관련 아이디어와 기술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광명시는 광명 허브 개관 이후 에코디자인 분야 창작자, 창업자 등을 발굴해 지원하는 등 친환경 문화 산업 육성을 위해 활동을 지속했다. ‘지구를 지키는 창업’이라는 모토로 개관해 업사이클을 문화 소비로 그치지 않고, 산업적 단계로 끌어올리고자 노력했다. 환경친화적 제품부터 시작해 콘텐츠, 교육 등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자 교육과 공연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 스타트업 입주공간,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장비실,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쇼룸 등도 운영했다.

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의 세미나, 전시 공간 등의 모습, 출처: IT동아

이에 IT동아가 박승원 광명시장(이하 박 시장)으로부터 그동안 광명 허브를 운영한 성과와 향후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IT동아: 광명 허브는 경기도와 광명시가 2019년부터 3년 간 공동 운영해왔다. 올해로 도와 협약을 종료하는데, 향후 운영 계획은?

박 시장: 2019년 경기도의 ‘경기문화창조허브 확대 구축’ 공모사업에 광명시가 선정돼 3년간 도비 30억 원을 유치했으며, 시비 30억 원을 더해 총 60억 원 규모로 광명 허브를 운영했다. 개소 이후 아직 2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지만, 창업 66건, 일자리 창출 146건, 스타트업 지원 지원 2,556건 등 꾸준한 성과를 올렸다(2021.9.30. 기준). 경기도와 함께한 덕분에 개소 초기 이후 지금까지 빠르게 안정화를 이룰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박승원 광명시장, 출처: 광명시

그리고 개소 3년차를 맞이하는 내년부터 광명시가 독립적으로 운영한다. 내부적으로 2022년은 지금까지 거둔 성과를 발판으로 도약하는 한 해로 계획하고 있다.

시 중점 사업인 ‘광명형 그린뉴딜’ 정책과 연계한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할 것이며, 시민들이 직접 지역 환경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해나가는 ‘리빙랩(living lab)’ 기반의 창업 지원, 관내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업사이클 소재의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해주는 소재 플랫폼 운영 등을 통해 시민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역 사회 파급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내년 목표다.

IT동아: 광명 허브의 입주기업 7팀이 협약 기간 만료에 따라 12월 31일자로 졸업한다. 주로 어떤 기업이고, 어떤 성과를 냈는가?

박 시장: 개소 당시 첫 입주기업으로 선발돼 2년간 함께한 이들이라 명예 졸업을 앞두고 있다. 감회가 남다르다. 이들이 입주한 2020년 1월, 코로나19 발발로 경제 침체 등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를 인식하는 계기로 작용하며, 오히려 친환경 산업은 크게 성장했다.

입주기업 간담회 당시 모습, 출처: IT동아

이들 기업의 입주 기간 총 매출액은 약 13억 9,000만 원으로 7팀 중 5팀의 연 매출은 입주 전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일자리 창출 15명이라는 성과도 거뒀다. 또한, 광명시와 함께 친환경 플리마켓 ‘환상마켓’을 개최했고, 취약계층을 위한 업사이클 재능 기부, 기후에너지센터 캐릭터 개발 및 기후에너지 강사 활동 등 다양한 협업을 추진하며 다양한 시너지를 냈다.

가을 낙엽과 함께 시민들의 참여로 진행했던 환상마켓 모습, 출처: IT동아
광명시민 기후에너지 포럼에 참석한 박승원 시장, 출처: 광명시

입주 당시 이들 대다수는 이제 막 창업한 초기 창업자나 예비 창업자였다. 당장의 사업성보단 가능성 중심으로 선발했다. 그리고 편하게 창업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제공하고자 노력했다. 상시 멘토링, 창업 교육, 마케팅 등도 지원했다. 앞으로도 이들의 기업 활동이 광명시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졸업 후에도 후속 관리와 지원에 힘쓸 예정이다.

전문가 컨설팅 후 참가기업 발표와 평가를 진행한 모습, 출처: 광명 경기문화창조허브

이번에 졸업하는 기업은 ‘(주)도넛피치(온라인 업사이클 플랫폼)’, ‘(주)디자인노멀(친환경 디자인 및 인쇄 솔루션)’, ‘색이음(업사이클 패션 소품)’, ‘홍익기술(친환경 UV페인트)’, ‘메이커스 오일(자연주의 아로마 테라피)’, ‘주식회사 콩스(공정무역 환경디자인)’, ‘비욘드 케이(친환경 화장품 개발)’ 등 7개사다.

IT동아: 광명시가 업사이클과 친환경 산업에 주목한 이유는?

박 시장: 업사이클은 성장 가능성 높은 고부가가치 미래 산업이다. 쓰레기 문제, 자원 고갈, 기후 위기 등 현 시점에서 업사이클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 보다 소중하다. 기업들도 ESG 경영을 앞세운 친환경 사업 전략을 앞다퉈 내세우고, 정부도 포스트코로나 아젠다로 ‘그린 뉴딜’, ‘2050년 탄소 중립 시나리오’ 등을 발표했다.

광명시는 이러한 경향에 발맞춰 그린 뉴딜 정책을 발표하고, 기후에너지과를 신설하는 등 기후 위기 관련해 다양한 시정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업사이클센터는 폐자원 재활용에 문화 예술을 접목해 환경 문제를 풀어낸다는 점에서 호평 받고 있다. 기존 환경 정책과 산업은 과학ㆍ기술적 측면에서 접근해 일반 시민에게는 다소 어렵고 멀게 느껴지기 쉽다. 환경 문제 해결에 시민의 참여를 유도하려면 재미와 흥미를 기반으로 라이프스타일에 스며드는 문화적 접근이 중요하다.

업사이클 전시 참여 작가들과 함께하고 있는 박승원 광명시장, 출처: 광명시

업사이클센터는 인근의 광명동굴이라는 관광 자원과 연계해 전시, 공연 등 다양한 친환경 볼거리를 제공해 누적 방문객 117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IT동아: ‘업사이클 문화산업 클러스터’도 조성한다고 밝혔다. 상세한 내용이 궁금하다.

박 시장: 그동안 업사이클센터를 통해 시민들이 친환경 문화를 체험하도록 지원하고, 광명 허브를 통해 문화 체험에서 나아가 생산 과정에도 환경 친화적 요소를 접목하도록 지원했다. 이러한 활동의 일환으로 오는 2023년에는 하안동 일대에 ‘업사이클 문화산업 클러스터(가칭)’를 조성해 친환경 문화산업 육성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해당 클러스터는 NEXT경기창조오디션 최우수상으로 선정돼 도비 55억 원을 지원받은 사업으로 연면적 3,469.22제곱미터,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친환경 문화산업 공간을 만든다. 예비창업자와 스타트업을 위한 창업 공간, 친환경 제품 판매 및 전시 공간, 친환경 카페, 청소년을 위한 창의 공간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 실시설계 진행 중이며, 2022년 8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2023년 12월 마무리할 예정이다.

2020년 이후 신 환경 체제를 위해 전 세계가 행동에 나서고 있다. 국가별로 상황에 맞는 환경 보호 법안을 마련하고 있고, 각 기업은 물론 개인 단위에서도 환경 보호를 위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오늘날의 환경 파괴는 공유지의 비극이다. 공유지의 비극이란 지하자원, 초원, 호수 같은 공동체 모두가 사용해야 할 자원을 시장에 맡겼을 때, 지금 세대가 이를 남용해 자원이 고갈되는 현상을 말한다. 플라스틱 역시 지금 당장의 편리함을 위해 우리가 남용하는 것이지 않은가? 이로 인한 피해와 책임은 우리 다음 세대가 떠안게 된다. 아니, 이미 2020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환경 파괴로 인한 피해를 직접적으로 겪고 있다.

환경 보호는 더 이상 특정 국가의 책임이 아닌 인류 전체의 과제다. 일회용품 사용 자제는 물론, 일상생활의 작은 부분부터 친환경 제품,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채워나가는 것이 우리 세대에서 할 수 있는 환경 보호의 첫걸음이다.

코로나19 이후 필(必)환경 트렌드에 맞춰 광명시는 폐자원에 가치를 더하는 순환 경제를 활성화하고자 노력하고, 양질의 친환경 일자리를 창출해 고부가가치 미래 산업을 육성하는 데 앞장서겠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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