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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먹찍먹 안 묻고"..서울대 강연 간 이재명, 송곳 질문에 진땀(종합)

이준성 기자 입력 2021. 12. 0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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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토론 미리 치른 느낌"..100분간 가상화폐·저출생·국토보유세 등 질문 쏟아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열린 서울대학교 금융경제세미나 초청 강연회에 참석해 '청년살롱 이재명의 경제이야기' 경제정책 기조와 철학을 주제로 학생들에게 강연하고 있다. 2021.12.7/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이준성 기자 = "(학생들의) 질문 수준이 높네요. 저한텐 '부먹찍먹' 같은 거 안 물어보시고 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서울대 금융경제세미나 초청 강연회에서 서울대 학생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마치고 난 뒤 웃으며 한 말이다.

지난달 29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전 지역 청년들과 진행한 토크콘서트에선 정책 관련 질문과 더불어 '탕수육 부먹(소스를 부어 먹는 방식)이냐 찍먹(소스에 찍어 먹는 방식)이냐' 등 가벼운 질문들도 이어지며 편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반면, 이날 강연회에서 서울대 학생들은 100여분의 시간 동안 이 후보의 공약과 정책 비전에 관한 날카로운 질문들을 쏟아내면서 청문회장을 방물케 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 후보는 학생들의 질문에 연신 "질문이 어렵다"고 진땀을 빼면서도 막힘없이 답변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가상화폐에 대해 어떤 입장이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가상화폐는 제가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 "가상화폐가 거래수단·투자수단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면 우리가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인은 이미 하나의 거래수단 혹은 가치 저장수단으로 다중이 인정하고 있다. 코인 시장이 이미 코스피(유가증권시장) 거래액을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이어 '가상자산은 개인이 시뇨리지(화폐의 액면가에서 화폐 제조비용과 유통비용을 뺀 차익)를 획득하는데, 이것이 정의에 부합한다고 보냐'는 질문에는 "시뇨리지를 개인이 갖는 게 정의에 부합하지 않지만, 문제는 현실로 존재한다"면서 "공공이 시뇨리지를 모두 확보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정의와 공정에 대한 소신을 줄곳 피력했다. 그는 "기성세대들은 기회가 많았고 '사회적 정의가 바람직하니 내가 약간 손해 볼 수 있다'고 살았는데, 지금 세대는 '정의는 개나 주라고 해. 내가 죽게 생겼는데'라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며 "그런 사회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나의 공정성에 대한 열망을 좀 포기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한 사회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주요 정책 공약인 '기본대출'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가난한 사람이 이자를 많이 내고 부자는 원하는 만큼 저리로 장기간 빌릴 수 있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며 "금융의 신용은 국가권력, 국민주권으로 나오는 것인데,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책임이 빠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또 의료보험을 사례로 들며 "돈 많이 벌고 재산 많은 사람이 잘 먹고 잘 사니까 병에 잘 안 걸린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보험료를 많이 낸다"며 "의료지출이 많은 사람은 가난하고 병이 많이 걸리는데 그 사람들은 (보험료를) 적게 낸다"고 말했다. 이어 "이게 공정한가. 공정하지 않다. 그러나 정의롭나. 정의롭다"며 "공정과 정의가 충돌하는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열린 서울대학교 금융경제세미나 초청 강연회에 참석해 '청년살롱 이재명의 경제이야기' 경제정책 기조와 철학을 주제로 강연하기에 앞서 학생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21.12.7/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이 후보는 '전국민 재난지원금과 국토보유세를 철회했는데, 표를 얻기 위해 신중하게 검토하지 않은 거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픈 지적일 수 있는데 전제가 다르기 때문에 크게 아프진 않다. (둘을) 철회한 일이 없다"면서 "(앞선 발언은) 철회가 아니고 기본적 원리를 말한 것이다. 국민 주권 국가에서 대리인 동의를 얻는 것은 의무"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국토보유세에 대해 "국민들이 반대하면 안 한다"며 철회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90% 이상의 국민은 내는 것보다 받는 게 많기 때문에 사실 (국토보유세는) 세금정책이라기보다 분배 정책에 가깝다"면서도 "다만 이것에 대해 불신이 많고 오해가 많기 때문에 국민의 동의를 얻는 전제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의 경우 '보류'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끝까지 주장할 수 있는데 이번 정기국회에서 내년 본예산에 넣는, 1회적인 것을 포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후보는 "당연히 정치인이 자기 주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대통령은 국민의 지배자가 아니고 국민을 대표하는 대리인"이라며 "최대치가 국민의 뜻이다. 국민의 뜻을 넘어서는 건 독재이자 폭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강연회가 끝난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마치 대선 토론을 미리 치른 느낌이었다"면서 "공약에 대한 검증은 물론 가상화폐부터 저출산 문제까지, 한국사회의 모든 문제가 총망라된 열띤 토론에 저 또한 바짝 긴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js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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