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비싸다" LH에 깎아달라 요구한 민주당 소속 의왕시장

최모란 입력 2021. 12. 7. 19:08 수정 2021. 12. 8.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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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의왕시 초평지구 전경. 의왕시

경기도 의왕시가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누구나집’ 사업의 분양가에 이의를 제기했다.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을 위한 사업이라기엔 분양가가 너무 높다”고 주장하면서다. 누구나집 사업 분양가에 문제를 제기한 지자체는 의왕시가 처음이다.

의왕시는 누구나 집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분양전환 가격을 하향 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고 7일 밝혔다.


무주택자 위한 주택인데 평당 2400만원


‘누구나집’은 청년이나 신혼부부 등 무주택자에게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내 집 마련 기회를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분양 전환 임대주택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인천시장 시절 추진한 사업을 구체화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집값의 10%만 내고 10년간 임차인으로 거주하면 입주 때 미리 정한 집값으로 분양받을 수 있다. 의왕 초평지구와 화성 능동지구, 인천 검단 4곳 등 6개 시범사업지에 6000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선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시범사업지와 함께 확정분양가가 공개되자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 나왔다.
‘누구나집’ 택지공모 사업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제일건설 컨소시엄이 선정된 의왕초평A2 사업지(4만5695㎡)의 경우 전용면적 59∼84㎡ 아파트 총 900세대가 공급되는데 전용면적 84㎡의 확정분양가가 8억5000만원으로 정해졌다. 평당 2395만9000원 수준이다. 74㎡는 7억6000만원, 59㎡는 6억1000만원으로 평당 약 2400만원이다.

인근 아파트 분양가격보다도 높다. 지난해 말 LH가 분양한 의왕초평 A-3 블록 신혼희망타운은 전용면적 55㎡가 평당 1600만원에 책정됐다. 1년도 안 돼 같은 지역 임대주택의 평당 가격이 800만원이나 오른 셈이다. 국토교통부는 “해당 지역 아파트의 현재 감정가격에 앞으로의 사업기간 13년 동안 연평균 1.5%의 주택가격 상승을 가정해 제시한 것이라 비싼 가격이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고분양가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소속 시장도 “분양가 너무 높다”


의왕시도 누구나집 분양가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김상돈 의왕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사업에 민주당 소속 단체장이 반기를 든 상황이다. 김 시장은 “10년 거주 후 확정분양가라고 해도 인근 주택 평당 분양가보다 800만원이나 높게 책정된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초평지구는 의왕역 GTX-C노선 정차 등으로 청년·신혼부부 등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니 분양가격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한다”고 말했다.

의왕시 관계자는 “시민들은 누구나집 확정분양가가 현 시세와 크게 다르지 않아 과연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을 위한 사업인지 의문을 품고 있다”면서 “누구나집이 주거 취약계층의 실질적인 내 집 마련 기회가 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지속해서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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