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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언으로 세대통합? 노재승 안고가는 국민의힘

장나래 입력 2021. 12. 07. 19:16 수정 2021. 12. 08.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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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5·18 폄훼' '정규직 철폐' 발언 논란
윤석열 "그건 대변인에게" 언급 피해
민주·정의당 "닮은꼴 망언" 사퇴 촉구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7일 서울 마포구의 서울서부스마일센터를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5·18 민주화운동을 “대한민국 성역화 1대장”이라는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은 노재승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 7일 “앞으로 좀 더 신중하고 엄중한 자세로 성실히 직을 수행하겠다”며 사퇴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전두환씨 옹호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윤석열 후보는 이번 논란에 ‘침묵’으로 노 위원장을 사실상 ‘재신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리틀 윤석열을 사퇴시키라’고 요구했다.

노 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선대위 회의에서 “과거 개인적 소회를 적었던 에스엔에스(SNS)글들이 어찌보면 많은 논란이 됐던 것 같다”면서도 “앞으로 윤석열 후보가 2030세대를 조금 더 잘 이해하고 정권 수립 이후에도 2030세대가 미래세대로서 국가의 발전과 비전에 확실히 기여할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도 “저에 대해 실망하시고 상처를 입으신 제 주변 분들과 국민 여러분께 앞으로 발언과 행동에 조금 더 신중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리겠다”고 적었다. 논란을 해명하는 한편,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노 위원장은 지난 5월 ‘5·18의 진실’이라는 영상을 공유하며 “대한민국 성역화 1대장. 특별법까지 제정해 토론조차 막아버리는 그 운동. 도대체 뭘 감추고 싶길래 그런 걸까”라고 적어 논란이 됐다. 해당 영상에는 “일부 시위대의 주요 시설 습격 등은 관점에 따라 폭동이라 볼 수 있는 면모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하지만 노 위원장은 해명 과정에서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자는 주장을 추가로 제기해 오히려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그는 “5·18 민주화 운동 유공자 명단을 현판으로 만들어서 광장에 걸어두고 그분들의 업적에 대해 후손이 대대로 알게 하면 어떨까”라고도 했다. 5.18 유공자 명단 공개는 ‘가짜 유공자가 있어 부당하게 혜택을 받고 있다’는 보수단체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한다.

노재승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페이스북 갈무리.

노 위원장은 에스엔에스에 “나는 정규직 폐지론자로서 대통령이 ‘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끔하고는 한다”, “이승만과 박정희는 그 자체로 신이 대한민국에 보낸 구원자라고 봐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적기도 했다. 지난달 5일에는 “가난하게 태어났는데 그걸 내세우는 사람들 정말 싫다. 가난하면 맺힌 게 많다. 그런데 그들은 그걸 이용한다. 정말 치졸하다”며 “정상적인 교육을 받았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이래저래 열등감이 많다. 검정고시 치르고 어쩌고 한 걸 자랑한다. 그저 정상적으로 단계를 밟아간 사람들을 모욕할 뿐”이라고 가난과 검정고시를 비하하는 내용도 공유했다. 그러면서 노 위원장은 “비정상적인자가 야망을 품고 대통령 후보로 나서는 것까진 못 막는다 해도 그 비정상인 자를 추종하고 따르는 바보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가”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했다.

노 위원장의 ‘5·18 폄훼’ 논란에 호남 표심에 공을 들이고 있는 윤 후보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선대위 회의 뒤 관련 질문을 받자 “그거는 대변인에게”라며 답을 넘겼다. 하지만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노 위원장이 아까 입장을 발표했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본인의 입장을 자세히 설명했다”며 “구체적인 이야기는 노재승 위원장께 직접 취재 바란다”고만 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한겨레>에 “본인이 이미 다 해명을 했기 때문에 더는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본다”고 했다. 논란을 뭉개고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리는 분위기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윤 후보와 노 위원장이 똑같이 닮았다며 비판했다. 전용기 민주당 대변인은 “‘5·18 특별법 제정이 민주주의적 의견 제시를 가로막았다’는 궤변과 마음에 안드는 노동자를 정규직이어서 해고하기 어렵다는 경영관은 주 52시간제와 최저임금 폐지를 주장하고, 5·18의 주범 전두환씨의 정치를 높게 평가했던 윤석열 후보의 망언과 궤를 같이한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김지수 정의당 선대위 청년대변인도 “‘주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쉬는 게 좋다’고 발언하는 윤석열 후보와 ‘정규직 철폐론자’ 노재승씨의 만남은 우연의 일치가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장나래 서영지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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